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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겨냥한 의도 없으면 포획 아냐"…美 멸종위기종 보호 축소 지침에 환경단체 9곳 법적 대응

미국 생물다양성센터 등 환경단체 9곳이 10월 1일(현지시간) 멸종위기종법(ESA)의 '포획(take)' 금지를 동물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행위로만 좁힌 미 어류야생동물국(FWS) 국장 메모가 위법하다며 기존 소송에 보충 소장을 냈다. 정부와 지지 측은 법 본래 취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환경단체는 개발·운항 중 사고로 죽는 대부분의 멸종위기종이 보호에서 빠진다고 반발한다.

미국 환경단체들이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의도하지 않고' 죽이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지침에 법적 대응에 나섰다.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는 10월 1일(현지시간) 시에라클럽 등 8개 단체와 함께 미 어류야생동물국(FWS)의 9월 14일자 메모가 위법하다며 이미 진행 중인 소송에 보충 소장을 냈다고 밝혔다. 법률 대리는 환경 공익 로펌 어스저스티스가 맡았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매너티의 등에 줄무늬 모양으로 남은 흉터
등에 선박 프로펠러 흉터가 남은 미국 플로리다 매너티. 메모는 선박이 의도치 않게 동물을 친 경우를 '포획'에서 뺐다. 자료사진. 사진: Department of the Interior.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National Conservati… / 위키미디어 공용(퍼블릭 도메인)

문제의 메모는 브라이언 네스빅 FWS 국장이 서명했고, 해양 생물을 맡은 미 해양대기청(NOAA) 수산국도 비슷한 지침을 냈다. 생물다양성센터는 보도자료에서 플로리다 매너티, 점박이올빼미, 흰물떼새, 참고래, 사막거북 같은 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물을 겨냥한 의도적 행위만 '포획'"

미국 멸종위기종법(ESA)은 보호종을 '포획(take)'하는 것을 금지한다. 법이 정한 포획에는 괴롭히기, 해치기(harm), 추적, 사냥, 사격, 상처 입히기, 죽이기, 덫 놓기, 붙잡기, 채집이 모두 들어간다. 그동안 기업은 사업 중 보호종이 우발적으로 죽거나 다칠 가능성을 평가해 허가를 받고, 피해 저감 계획을 세우거나 보전 사업에 비용을 대야 했다.

'해침 규칙(Harm Rule) 이후 멸종위기종법 포획 금지의 범위'라는 제목의 9월 14일자 메모는 포획을 "특정 동물이나 동물들을 향해 의도적으로 가해진 적극적 행위"로 좁혔다. 메모는 "'의도'는 그 활동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동물에게 작용하려는 의도를 말한다"고 적었다.

메모가 든 예시는 이렇다. 동물에게 독을 먹이거나, 최루액을 뿌리거나, 동물이 둥지를 튼 바로 그 나무를 베는 것은 포획이다. 반면 "고래를 의도치 않게 친 선박은 고래를 포획한 것이 아니다. 선박의 항로가 고래를 향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쥐가 쉬고 있는 나무를 베어도, 박쥐를 죽이거나 잡으려는 목적이 아니면 포획이 아니라는 예도 담겼다.

이 메모는 9월 16일 뉴욕타임스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미국야생동물학회(The Wildlife Society)는 새 해석이 1,600종이 넘는 보호종에 영향을 미치며, 미국에서 멸종위기종 죽음의 상당수가 우발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보호가 크게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석 달 전 '서식지 훼손=해침' 정의 삭제가 출발점

이번 메모는 앞서 확정된 규칙 개정의 후속 조치다. FWS와 NOAA 수산국은 2026년 7월 14일 연방관보에 '해침(harm)'의 규정상 정의를 삭제하는 최종 규칙을 실었고, 이 규칙은 메모와 같은 날인 9월 14일 발효됐다. 1981년부터 이어진 이 정의는 서식지를 크게 바꾸거나 훼손해 동물을 실제로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것도 '해침'에 넣어 왔다.

미국 멸종위기종법 '해침·포획' 해석 변화
시점내용
1973년멸종위기종법 제정, '해침'의 법률상 정의는 두지 않음
1981년FWS, 서식지 변경·훼손을 포함한 '해침' 규정 정의 마련
1995년연방대법원 '배빗 대 스위트홈' 판결로 해당 정의 인정
2024년연방대법원 '로퍼 브라이트' 판결로 행정기관 법 해석 존중 원칙 축소
2026년 7월 14일FWS·NOAA 수산국, '해침' 정의 삭제 최종 규칙 공표
2026년 9월 14일삭제 규칙 발효, 네스빅 국장 '포획' 범위 메모 서명
2026년 10월 1일환경단체 9곳, 메모에 대한 보충 소장 제출

환경법률 전문 로펌 베버리지앤다이아몬드(Beveridge & Diamond)의 분석에 따르면 두 기관은 스위트홈 판결이 기존 해석을 '허용'했을 뿐 '강제'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그리고 로퍼 브라이트 판결 이후에는 기존 정의가 "멸종위기종법의 가장 타당한 해석이 아니다"라며 당시 반대 의견을 낸 고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해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서식지 변경·훼손은 종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한 그 자체로는 금지된 해침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법 본래 취지 회복" vs "멸종위기종 사냥철 개막"

지지하는 쪽은 법을 본래 뜻대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본다. 내무부 관료와 토지관리국(BLM) 국장을 지낸 윌리엄 페리 펜들리는 미국 지역매체 카우보이스테이트데일리에 그동안의 넓은 해석 탓에 "모든 것이 범죄였고, 모든 것이 포획이었다"며 시민들이 불필요하게 연방 처벌 위험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뀐 해석으로도 야생동물은 여전히 보호된다고 했다.

환경단체의 반발은 거세다. 노아 그린월드 생물다양성센터 멸종위기종 공동국장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대부분의 죽음을 합법화하려는 이 비열한 시도는 이미 절멸 직전에 놓인 종들에게 사실상 사냥철을 열어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식지 파괴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종이 위기에 처하고 멸종하는 가장 큰 단일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멸종위기종법을 무력화하려는 충격적이고 뻔뻔한 시도" — 로런 블랙퍼드 시에라클럽 사무총장

현장의 우려도 나온다. 와이오밍 야생동물옹호회의 크리스틴 콤스 사무국장은 결국 "돈 문제"라며 기업이 멸종위기종 피해를 걱정하지 않고 돈을 벌게 된다고 지적했다. 회색곰 보전 활동가 루이자 윌콕스는 곰을 쏜 뒤 "이런,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고 둘러대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했고, 동물복지단체 애니멀웰니스액션의 웨인 파셀 대표는 흑곰 사냥꾼이 회색곰을 '오인 사살'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은 쟁점: 사전 협의·우발적 포획 허가는 어떻게

메모 원문은 기업이 받아 오던 '우발적 포획 허가'나 서식지 보전 계획, 연방 사업에 대한 사전 협의(제7조 협의) 절차를 어떻게 할지는 다루지 않았다. 새 해석이 실제 인허가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는 앞으로의 후속 지침과 법원 판단에 달려 있다.

환경단체들이 소장을 보충한 소송은 '해침' 정의 삭제 규칙을 두고 이미 진행 중인 사건이다. 법원이 메모의 효력을 멈출지, 정부가 이를 정식 규칙으로 만들지에 따라 1,600종 넘는 미국 보호종의 보호 수준이 달라질 전망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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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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