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속 묶인 개" 막는다…美 앨라배마 '보 법' 10월 1일 시행, 플로리다는 동물학대 처벌 강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집 밖에서 키우는 개에게 먹이·물·쉼터를 반드시 제공하고, 말뚝이나 나무에 개를 고정해 묶는 행위를 금지하는 '보 법(Beau's Law)'이 현지시간 10월 1일부터 시행됐다. 상원 법안 SB 361로 발의된 이 법은 지난 4월 주의회를 통과해 케이 아이비 주지사의 서명을 받았다. 같은 날 플로리다주에서도 동물학대 처벌을 강화한 하원 법안 HB 559가 효력을 냈다.
두 법은 성격이 다르다. 앨라배마 법이 '개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라는 최소 사육 기준을 정했다면, 플로리다 법은 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공개를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눈 속에서 떨던 개 '보', 경찰은 손쓸 수 없었다
법 이름은 버밍엄의 한 뒷마당에서 쇠사슬에 묶여 있던 개 '보(Beau)'에서 따왔다. 현지 방송 WVTM에 따르면 눈보라가 몰아치던 날 보가 젖지 않으려고 뒤집힌 화분 위에 올라서 떨고 있는 영상이 퍼졌다.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기존 동물보호 조항이 모호해 조치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보는 그레이터버밍엄휴메인소사이어티(GBHS)가 구조해 치료한 뒤 새 가정에 입양됐다. 이 단체의 앨리슨 블랙 코닐리어스는 WVTM에 "극한 기상에도 개가 사슬에 묶인 채 흠뻑 젖은 골판지 위에 있었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GBHS는 이 법을 2000년 이후 앨라배마에서 진전된 가장 중요한 동물보호 입법이라고 평가했다.
'트롤리 방식'만 허용…쇠사슬·초크 목줄 금지
앨라배마 주의회가 공개한 최종 법안(등록본)을 보면, 개를 묶을 때는 두 고정점 사이에 줄을 걸어 개가 옆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트롤리 시스템'만 쓸 수 있다. 줄의 무게는 개 체구에 맞아야 하고, 줄 하나에는 개 한 마리만 묶으며, 양 끝에 꼬임을 막는 회전 고리를 달아야 한다. 벌목용 쇠사슬, 조이는 초크 목줄, 가시가 달린 핀치 목줄은 금지된다.
줄이 주인의 땅 밖으로 나가서도 안 된다. 울타리 안에 풀어 키우는 경우에도 개가 자유롭게 움직일 공간과 함께 먹이·물·쉼터에 늘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쉼터 기준도 처음으로 구체화됐다. 지붕과 벽, 단단한 바닥을 갖춘 구조물이어야 하고, 개가 서고 돌고 자연스러운 자세로 누울 수 있는 크기에 환기가 돼야 한다. 그늘을 제공하고 추운 날씨에는 깔개를 넣어야 하며, 배설물이 쌓이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컬먼카운티 동물관리국의 로드니 배니스터 국장은 지역지 컬먼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쉼터'의 정의가 생긴 것이 이 법의 가장 큰 의미이며, 주 전역의 동물관리 기관이 오래 기다려 온 기준이라고 평가했다.


세 번 걸리면 최고 징역 1년
처벌은 위반 횟수에 따라 단계적으로 무거워진다. 첫 위반은 C급 경범죄, 두 번째는 B급, 세 번째부터는 A급 경범죄로 다룬다. 위반자는 압수된 개의 보호·진료 비용도 모두 부담해야 한다.
| 위반 횟수 | 등급 | 징역 | 벌금 |
|---|---|---|---|
| 1회 | C급 경범죄 | 최대 3개월 | 최대 500달러 |
| 2회 | B급 경범죄 | 최대 6개월 | 최대 3000달러 |
| 3회 이상 | A급 경범죄 | 최대 1년 | 최대 6000달러 |
단속 권한도 넓어졌다. 법 조문은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되는 개를 수사기관이 데려가거나, 주인 비용으로 사육 환경을 고치도록 명령할 수 있게 했다. 사유지에 들어갈 때 영장을 신청할 수 있지만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원 발의자인 필립 엔슬러 의원(민주)은 앞서 WSFA에 "당장 위험한 개는 영장을 기다리다 죽을 수 있다"며 이 조항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예외도 있다. 동물병원과 보호소, 미국 농무부(USDA) 허가를 받은 상업 번식업자, 쇼·경기에 나가는 개, 보조견, 사냥·목축 등에 쓰이는 작업견, 목줄을 하고 산책 중인 개는 줄 묶기·사육 공간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

"개한테 콘도라도 지어주란 말이냐"…농촌 반발도
법안이 순탄하게 통과된 것은 아니다. 하원 표결은 찬성 69표, 반대 23표였고, 상원은 하원 수정안을 17대 1로 받아들였다. 반대한 쪽은 주로 농촌 지역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사유재산권 침해와 작업견을 쓰는 농민에 대한 과도한 간섭을 우려했다.
브렛 이스터브룩 하원의원(공화)은 지역 정치 매체 앨라배마 리포터 보도에서 "이제 개한테 콘도라도 지어줘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사슬로 개를 묶어 두는 것은 농촌에서 흔한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주 최대 농민단체인 앨라배마농민연맹이 법안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였다고 전했다.
반면 상원 발의자인 갈란 거저 상원 임시의장(공화)은 컬먼트리뷴에 "이 법은 기본적인 돌봄에 관한 것이지 과잉 규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작업견 예외 조항은 이런 농촌의 우려를 일부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동물보호법 순위 '하위 2위' 주의 변화
미국 동물법률보호기금(ALDF)이 매년 발표하는 주별 동물보호법 순위에서 앨라배마는 2025년판 기준 50개 주 가운데 49위다. ALDF는 2024년판 발표 당시 투계 최고 처벌이 벌금 50달러에 그치는 점, 가정폭력 보호명령에 반려동물을 포함하는 명시 조항이 없는 점 등을 약점으로 꼽았다.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혼란도 감지된다. 컬먼트리뷴은 컬먼카운티 동물보호소에 개를 자진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잭슨카운티의 로키 하넨 보안관은 폭스10에 "방치가 의심될 때 법을 집행할 수 있는 이빨이 생긴 것"이라면서도, 주민 신고와 보호자 교육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아이 앞 동물학대는 '중범죄'
같은 날 시행된 플로리다주 HB 559는 동물학대 가해자 처벌을 손봤다. 플로리다 상원 누리집의 법안 기록에 따르면 이 법은 하원(114대 0)과 상원(37대 0)을 만장일치로 통과했고,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5월 12일 서명했다. ALDF 순위에서 플로리다는 7위로 상위권이다.
핵심은 미성년자 보호다. 성인이 미성년자를 꾀어 가중 동물학대나 동물 싸움에 가담시키거나, 미성년자가 보는 앞에서 이런 행위를 하면 3급 중범죄로 처벌한다. 동물학대를 저지른 미성년자는 법원 명령으로 심리 평가를 받고, 권고가 있으면 상담·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 법집행국(FDLE)이 운영하는 동물학대 유죄자 공개 명단도 강화된다. 이름뿐 아니라 생년월일, 혐의, 사건 처리 결과, 문신 같은 신체 특징, 수용 시 촬영 사진까지 담게 되며, 첫 경범죄는 3년, 첫 중범죄는 5년, 재범은 10년간 공개된다.
| 구분 | 개정 전 | 개정 후 |
|---|---|---|
| 1회 위반 | 500달러 | 2500달러 |
| 2회 위반 | 500달러 | 5000달러 |
| 3회 이상 | 500달러 | 7500달러 |
플로리다 하원 형사사법소위원회 법안 분석서에 따르면, 지방정부가 동물관리 조례 위반에 매길 수 있는 민사 과태료 상한은 기존 500달러에서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7500달러로 오른다. 동물 싸움·미끼 사냥(베이팅) 범죄의 양형 등급도 1단계에서 5단계로 높아졌다.
국내 반려인에게 주는 시사점
'마당개'를 짧은 줄에 묶어 키우는 관행은 국내에서도 오래된 논란거리다. 앨라배마 사례는 '적절한 쉼터'처럼 모호했던 표현을 구조·크기·환기 같은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 바꿨을 때 현장 단속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동시에 농촌 생활 방식과의 충돌, 작업견 예외의 범위처럼 규제가 넘어야 할 과제도 함께 드러냈다.
참고 자료
- SB361 ENROLLED — 앨라배마 주의회(2026)
- CS/HB 559 (2026) - Animal Welfare — 플로리다 상원
- HB 559 Final Bill Analysis — 플로리다 하원 형사사법소위원회(2026.5.19)
- 2025 U.S. Animal Protection Laws Rankings — Animal Legal Defense Fund
- Alabama Ranked Second-Worst State for Animal Protection Laws — Animal Legal Defense Fund(2025.1.28)
- Beau's Law, Alabama's first pet protection legislation in 26 Years, heads to governor's desk — WVTM
- 'Beau's law' passes Alabama House, pushing for stricter tethering, cruelty law — WSFA(2026.4.8)
- House passes bill criminalizing improper dog tethering — Alabama Reporter(2026.4.9)
- Alabama Legislature passes Beau's Law, banning unlawful dog tethering statewide — Yellowhammer News
- Beau's Law sets new standards for dog care ahead of October implementation — The Cullman Tribune(2026.4.16)
- Alabama law takes effect this week; targets neglect of dogs — FOX10(2026.9.28)
- New Florida animal cruelty law takes effect Oct. 1 — CBS12(2026.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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