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이 심해의 빛까지 위협?…과학자들, 심해 생물발광 교란 가능성 경고
바다 깊은 곳까지 스며든 플라스틱이 심해 생물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빛, 즉 '생물발광'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는 28일(현지시간)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케임브리지 프리즘스: 플라스틱(Cambridge Prisms: Plastics)'에 발표한 서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심해 생물 최대 80%가 빛을 낸다
햇빛이 닿지 않는 심해에서 생물이 내는 빛은 사실상 유일한 광원이다. 서한에 따르면 심해의 복잡한 세포를 가진 생물 가운데 최대 80%가 발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빛을 이용해 먹이를 유인하고, 포식자를 피하고, 짝을 찾고,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조각과 미세플라스틱이 해수면에서 심해저까지 점점 더 많이 검출되고 있어 심해 생물이 이를 섭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섭취에 따른 조직 손상, 산화 스트레스, 화학 신호 경로 교란 등이 발광 반응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서한은 발광 능력이 떨어지면 개체의 생존뿐 아니라 먹이사슬과 생태계 기능 전반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귀의 '미끼'가 꺼질 수도"
공동 저자인 인도 아미티대학교의 렌지스 비슈누라단(Renjith VishnuRadhan) 연구원은 몽가베이에 심해 아귀를 예로 들었다. 암컷 심해 아귀는 등지느러미가 변형된 끝에 빛나는 미끼를 달고 있는데, 이 빛은 공생 세균이 만든다. 그는 오염물질이 세균의 발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아귀가 유독성 플라스틱 첨가제를 섭취하면 이론적으로 이 공생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협 여부는 아직 불확실"
다만 연구진 스스로도 심해에서의 영향을 입증할 양질의 자료는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심해 생물은 연약하고 서식지 접근이 어려워, 플라스틱과 생물이 같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넘어 노출과 생물학적 반응, 인과관계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심해 생물발광 전문가 이디스 위더(Edith Widder) 해양연구보전협회(ORCA) 최고경영자는 몽가베이에 미세플라스틱이 심해 생물발광에 중대한 위협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이를 확인하려면 지속적인 장기 관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 등 첨단 장비로 관련 연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비슈누라단 연구원은 이 분야가 "심해에 플라스틱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이동 경로, 섭취, 화학물질 용출, 먹이사슬 전이 연구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 출처: 몽가베이(Mongabay), Cambridge Prisms: Plastics "Plastic pollution as an emerging threat to deep-sea biolumines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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