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거래 구조된 '고아' 고릴라, 야생 복귀 후 첫 출산…콩고 비룽가 국립공원에 희소식
야생동물 밀거래 조직에서 구조돼 보호소에서 자란 멸종위기 고릴라가 야생으로 돌아간 뒤 처음으로 새끼를 낳았다. 미국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는 28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DRC) 동부 비룽가 국립공원에 재도입된 동부저지대고릴라(그라우어고릴라) '룰링구'가 올해 5월 출산했으며 어미와 새끼 모두 건강하다고 보도했다.

생후 18개월에 구조…보호소에서 8년
룰링구는 2016년 생후 18개월 때 콩고 야생동물관리청(ICCN)과 비영리단체 고릴라 닥터스(Gorilla Doctors)에 의해 밀거래 조직에서 구조됐다. 이후 그라우어고릴라 전용 보호소인 고릴라재활보전교육센터(GRACE)에서 대리모 역할을 하는 암컷 고릴라들과 함께 자랐다.
GRACE는 2024년 말 룰링구를 포함한 암컷 4마리를 비룽가 국립공원의 외딴 지역인 치아베리무산(Mt. Tshiaberimu)으로 옮겨 방사했다. GRACE에 따르면 이들은 그해 12월 야생 실버백(성체 수컷) '음와사'가 이끄는 무리에 스스로 합류했다. 미국 보전단체 리와일드(Re:wild)는 이번 새끼의 아비가 음와사로 추정되며, 룰링구가 5월 21일 첫 새끼를 낳았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어미와 새끼가 방해 없이 유대를 쌓도록 몇 달간 출산 소식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는 룰링구가 아기였을 때부터 알았고 자라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제 그가 어미가 됐다." — 잭슨 카부야야 음베케 GRACE 콩고 지부장(몽가베이 인터뷰)
카부야야 음베케 지부장은 룰링구의 출산이 야생 생활에 잘 적응했다는 신호라며, 추가 재도입도 준비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끼의 이름은 지역 주민 투표로 정해 공개 행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영장류, 수십 년 새 급감
그라우어고릴라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열대림에만 사는 동부고릴라의 아종으로, 몸집이 가장 큰 고릴라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016년 이 아종을 '위급(CR)' 등급으로 상향했다. 몽가베이가 인용한 보전단체 추정에 따르면 개체 수는 1994년 약 1만6900마리에서 2015년 약 3800마리로 77% 줄었다. GRACE는 현재 야생 개체 수를 약 6800마리로 보고 있어, 추정치 간 편차도 크다.
위협 요인은 여전하다. 비룽가 국립공원은 1994년 르완다 대학살 이후 수십 년간 무력 충돌에 시달려 왔고, 몽가베이에 따르면 2025년 초부터는 반군 M23이 공원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면서 밀렵과 산림 파괴, 불법 거래가 늘었다. 한 마리의 출산이 이 종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 출처: 몽가베이(Mongabay), GRACE Gorillas, Re:wild, 비룽가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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