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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많은 나라가 더 행복?…93개국 분석서 상관계수 0.62, "기생충 노출은 오히려 적어"

멕시코·핀란드·라트비아·미국 공동 연구진이 현지시간 9월 30일 PLOS ONE에 93개국을 분석한 결과, 인구 대비 고양이가 많은 나라일수록 국민 행복 점수가 높았고(r=0.62) 고양이 매개 기생충 톡소포자충의 최근 감염 지표가 높은 나라는 행복 점수가 낮았다(r=−0.54). 연구진은 국가 단위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는 아니라며, 고양이를 실내에서 기르는 부유한 나라의 양육 환경이 배경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가 많은 나라일수록 국민이 느끼는 행복 점수도 높다는 국가 단위 분석 결과가 나왔다. 멕시코·핀란드·라트비아·미국 공동 연구진은 현지시간 9월 30일 국제학술지 'PLOS ONE'에 93개국의 행복 점수와 고양이 밀도, 고양이를 매개로 퍼질 수 있는 기생충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 감염 지표를 함께 비교한 논문을 게재했다.

침대 위에 있는 주황색 털의 집고양이
집 안에서 지내는 반려묘. 자료사진, 연구 대상 고양이 아님. 사진: A.Davey / Flickr(CC BY 2.0)

다만 연구진은 '고양이를 키우면 행복해진다'는 뜻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나라별 평균값을 비교한 상관관계 연구이고, 고양이 수와 행복 점수가 함께 높은 배경에는 경제 수준 같은 다른 요인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양이 많은 나라, 기생충 노출은 오히려 적었다"

논문 제목은 '부, 건강, 고양이 그리고 톡소포자충: 93개국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생태학적 상관 연구'다. 제1저자는 멕시코 과학·인문·기술·혁신부와 국립정신의학연구소 소속 하비에르 보라스-레온(Javier I. Borráz-León) 연구원이며, 핀란드 투르쿠대 마르쿠스 란탈라, 라트비아 국립연구혁신연구소 인드리키스 크람스, 미국 시카고대 다리오 마에스트리피에리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진은 각국의 인구 1만 명당 고양이 수, 2022~2024년 3년 평균 국민 행복 점수, 임신부 대상 조사에서 나온 톡소포자충 항체 양성률, 1인당 국내총생산(GDP)·보건 지출·세계은행 소득 분류를 모았다. 모든 항목의 자료가 갖춰진 93개국이 분석 대상이 됐다.

톡소포자충은 고양잇과 동물의 장에서 번식하는 단세포 기생충이다. 연구진은 최근 감염을 뜻하는 IgM 항체와 과거 노출을 뜻하는 IgG 항체의 양성률을 각각 따져 봤다.

행복 점수와 함께 움직인 요인들

분석 결과 국민 행복 점수는 고양이 밀도와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r=0.62)를 보였다. 반면 톡소포자충 IgM 양성률과는 음(−)의 상관관계(r=−0.54)를, IgG 양성률과는 약한 음의 상관관계(r=−0.33)를 나타냈다.

행복 점수와 가장 강하게 연결된 요인은 여전히 경제력이었다. 1인당 GDP의 상관계수는 0.80, 세계은행 소득 분류는 0.78로 고양이 밀도보다 높았다.

93개국 국민 행복 점수와 요인별 상관계수(자료: Borráz-León 외, PLOS ONE, 2026년 9월 30일)
요인상관계수(r)방향
1인당 GDP0.80양(+)
소득 수준(세계은행 분류)0.78양(+)
고양이 밀도(인구 1만 명당)0.62양(+)
보건 지출(GDP 대비)0.35양(+)
톡소포자충 IgG 양성률−0.33음(−)
톡소포자충 IgM 양성률−0.54음(−)
93개국 국민 행복 점수와 1인당 GDP·소득 수준·고양이 밀도·보건 지출·톡소포자충 항체 양성률의 상관계수. FAM타임스 자체 제작 모션 그래프. 자료: Borráz-León 외, PLOS ONE(2026년 9월 30일 게재)

GDP와 소득 분류는 서로 겹치는 정보가 많아 다중회귀 분석에서는 빠졌다. 고양이 밀도·IgM·IgG 양성률·보건 지출을 함께 넣은 모형은 나라별 행복 점수 차이의 47%를 설명했고, 이 가운데 고양이 밀도(표준화 계수 β=0.52)와 IgM 양성률(β=−0.24)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독립 예측 변수로 남았다.

"더 부유한 나라는 고양이를 집 안에서 키운다"

연구진이 가장 의외로 꼽은 대목은 고양이와 기생충의 관계다. 고양이가 많을수록 톡소포자충 노출도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결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타났다.

"가장 놀라운 발견 가운데 하나는 고양이가 많은 나라에서 톡소포자충 노출이 더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관계는 반대 방향이었다." — 보라스-레온 연구원 등 연구진(어스닷컴 보도)

연구진은 소득 수준을 이유로 들었다. 부유한 나라일수록 고양이를 실내에서 기르고, 백신 접종과 동물병원 진료를 받게 하며, 날고기 대신 가공 사료를 먹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득이 낮은 지역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많아 기생충이 퍼질 기회도 커진다고 봤다.

통계 분해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고양이 밀도와 행복 점수 사이 전체 연관성(β=0.139) 가운데 IgM 양성률을 거쳐 설명되는 몫(β=0.034)은 약 4분의 1이었고, 나머지는 직접적 연관으로 남았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실제 작용 경로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연구진 스스로 밝힌 한계

연구진은 "물론 이는 국가 수준의 연관성이어서 고양이가 많으면 사람들이 더 행복해진다거나 톡소포자충이 사람들을 덜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다만 더 조사할 만큼 흥미로운 패턴"이라고 밝혔다(어스닷컴 보도).

논문에 적힌 한계도 적지 않다. 고양이 수에는 반려묘와 길고양이, 야생화한 고양이가 구분 없이 섞여 있다. 톡소포자충 항체 자료는 임신부 대상 조사에서 나와 전체 인구를 대표하지 못할 수 있고, 도시화 정도·기후·위생 시설 같은 변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 국가 평균 자료를 쓴 단면 연구로,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
  • 행복 지수 자체에 1인당 GDP가 반영돼 있어 결과 변수와 설명 변수가 일부 겹친다.
  • 나라마다 자료의 품질과 조사 시점이 다르다.

연구진은 "어떤 집단이 더 큰 안녕감을 보고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전통적으로 주목받아 온 사회경제적 조건과 함께 생물학적·생태학적 요인도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어스닷컴 보도). 논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별도 연구비 지원을 받지 않았다.

국내 반려묘 양육 현황과 보호자가 챙길 점

국내에서도 고양이를 기르는 가구는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국가승인통계로 처음 실시해 올해 2월 12일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현재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기르는 가구는 29.2%였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가운데 개를 기르는 비율은 80.5%, 고양이는 14.4%였다.

2025년 국내 반려동물 양육 현황(자료: 농림축산식품부, 2025년 10~12월 3000가구 방문 면접조사)
항목수치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29.2%
양육 가구 중 개를 기르는 비율80.5%
양육 가구 중 고양이를 기르는 비율14.4%
월평균 양육비(개)13만5000원
월평균 양육비(고양이)9만2000원

이번 연구가 반려묘 보호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고양이를 어떻게 기르느냐'에 가깝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톡소포자충이 주로 덜 익힌 고기, 고양이 배설물이나 오염된 흙과의 접촉, 임신 중 모자 감염으로 옮는다고 안내한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임신부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CDC는 고양이 화장실 모래를 매일 갈아 주고, 고양이를 실내에서 기르며, 날고기를 먹이지 말 것을 권고한다. 임신 중이거나 면역 저하 상태라면 고양이를 기르는 방법과 감염 검사에 대해 의사와, 반려묘의 사료·건강 관리에 대해서는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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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FAM타임스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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