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마리도 안 남은 '검은얼굴사자타마린', 브라질서 처음으로 황열 백신 맞았다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 해안의 수페라귀섬에서 멸종위기 영장류 검은얼굴사자타마린(Leontopithecus caissara) 3마리가 처음으로 황열 백신을 맞았다. 브라질 환경매체 코네상 플라네타(Conexão Planeta)가 10월 1일(현지시간) 보도하고 국제 보전매체 몽가베이도 같은 날 전한 이 소식에 따르면, 접종은 2026년 7월 수페라귀 국립공원 안에서 이뤄졌고 대상은 수컷 2마리와 암컷 1마리였다.

이번 작업은 현지 보전단체 야생생물연구·환경교육협회(SPVS)가 이끌었고, 브라질 보건 연구기관인 오스바우두크루스재단(Fiocruz), 연방 보전기관 ICMBio, 백신 제조기관 비오-망기뉴스(Bio-Manguinhos)가 함께했다. 이 종에 황열 백신을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용 백신을 원숭이 몸에 맞게…희석 뒤 3시간 안에 놓아야
코네상 플라네타에 따르면 접종에 쓴 백신은 비오-망기뉴스가 생산하는 사람용 황열 백신에서 파생한 것으로, 희석한 뒤 약 3시간 안에 써야 한다. 숲에서 작은 원숭이를 포획하고 접종한 뒤 다시 풀어 주는 과정이 시간과의 싸움인 셈이다.
SPVS 수의사 파울라 망기니는 이 섬에 백신이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함원숭이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우리는 황열이 수페라귀섬을 지나갔다는 것을 안다." 같은 숲에 사는 고함원숭이는 황열에 특히 약해, 이들의 집단 폐사는 바이러스가 지나간 흔적으로 여겨진다.
연구진은 접종한 개체를 다시 포획해 혈액을 검사하고 실제로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결과가 좋으면 파라나주와 상파울루주 해안의 다른 무리로 접종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1990년에야 학계에 알려진 '해안 숲의 작은 사자'
검은얼굴사자타마린은 1990년 브라질 연구자 마리아 루시아 로리니와 바네사 페르손이 수페라귀섬 개체를 바탕으로 신종으로 기재했다. 몸은 황금빛 주황색인데 머리·다리·꼬리가 검어 '검은 얼굴'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포르투갈어로는 '미코-레앙-다-카라-프레타' 또는 해안 주민을 뜻하는 말을 따 '미코-레앙-카이사라'로 부른다.
이 원숭이는 2~8마리의 가족 단위로 살며 작은 열매와 곤충·거미·달팽이 같은 무척추동물을 먹는다. 서식지는 해발 40m 이하의 해안 저지대 숲과 '헤스칭가'로 불리는 모래땅 숲에 한정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은 2021년 8월 평가에서 이 종을 '위기(EN)'로 분류했다. 1996~2020년에는 '위급(CR)'이었다가 한 단계 낮아졌지만, 성숙 개체는 약 250마리로 추정되고 개체수는 여전히 줄고 있다. 2011년 조사에서는 야생 개체가 392마리로 집계됐다.
| 항목 | 내용 | 출처 |
|---|---|---|
| IUCN 적색목록 등급 | 위기(EN), 2021년 8월 14일 평가 | IUCN |
| 성숙 개체 수 | 약 250마리(감소 추세) | IUCN |
| 야생 개체 수(2011년 조사) | 392마리 | 코네상 플라네타 보도 |
| 분포 범위(출현 범위) | 358㎢ | IUCN |
| 실제 점유 면적 | 244㎢ | IUCN |
| 서식 고도 | 해발 0~40m | IUCN |
IUCN 평가서는 가장 큰 무리도 50마리를 넘지 않고, 1953년 건설된 바라도우루 운하가 섬과 내륙 집단을 갈라 유전자 교류를 끊었다고 지적한다. 서식지 단절과 감소가 주된 위협으로 꼽혔고, 2021년 평가서에는 황열이 위협 요인으로 따로 적혀 있지 않았다.
친척 황금사자타마린, 황열로 3분의 1 잃었다가 백신·숲 복원으로 회복
이번 접종의 바탕에는 같은 속(屬)의 친척인 황금사자타마린(Leontopithecus rosalia)의 경험이 있다. 2019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주 황금사자타마린은 2014년 약 3,706마리에서 황열 유행 뒤인 2018년 약 2,516마리로 줄었다. 약 32%가 사라진 것이다.
같은 논문은 2018년 5월 처음으로 황금사자타마린의 황열 폐사가 확인됐고, 숲 조각이 크고 가장자리가 적으며 다른 숲과 잘 이어진 곳일수록 오히려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연구지원재단 학술지 페스키자 파페스피(Pesquisa FAPESP)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1년 중반 포수 다스 안타스 생물보호구역에서 황금사자타마린 접종을 시작했다. 실험 단계에서 약 150마리 가운데 약 120마리가 백신을 맞았고, 북플루미넨시주립대 카를루스 루이스-미란다 교수는 "초기 평가에서 혈액을 채취한 50마리 중 47마리에서 항체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리우데자네이루 영장류센터 시험에서는 사람 용량의 5분의 1만 써도 항체 형성률이 90%를 넘었다.
미국 협력단체 '세이브 더 골든 라이언 타마린'은 2022년 1월까지 200마리 넘게 접종했다고 밝혔고, 호주 ABC뉴스는 2023년 8월 접종 개체가 370마리를 넘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개체수는 2023년 약 4,800마리로 회복했다.
| 시점 | 개체 수(추정) | 출처 |
|---|---|---|
| 2014년 | 약 3,706마리 | Scientific Reports(2019) |
| 2018년(황열 유행 후) | 약 2,516마리 | Scientific Reports(2019) |
| 2023년 | 약 4,800마리 | ABC뉴스(2023년 8월) |
다만 회복을 백신 하나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 루이스-미란다 교수는 ABC뉴스에 회복의 "정확한 단일 원인을 짚을 수 없다"고 말했고, 같은 보도는 2014~2022년 연결된 숲 면적이 16% 늘어난 점, 목장을 숲으로 되돌린 농민들의 참여 등을 함께 꼽았다.
브라질 영장류 덮친 황열…"재앙적"
브라질에서는 2016년 말 이후 황열이 그동안 발생이 없던 지역까지 번지며 사람과 원숭이 모두 큰 피해를 입었다. 페스키자 파페스피에 따르면 남동부·남부의 고함원숭이 집단은 약 80%가 사라졌고, 브라질 보건부는 2014~2019년 원숭이 폐사 의심 사례를 2만3000건으로 집계했다.
브라질 영장류학자 줄리우 세자르 비카-마르케스는 이 감소를 "재앙적"이라고 표현했다. 서식지 파괴와 밀렵에 시달리던 영장류에 감염병이 겹쳤다는 뜻이다.
검은얼굴사자타마린은 황금사자타마린보다 개체수가 훨씬 적고 분포도 좁아, 한 번의 유행이 종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이번 3마리 접종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몇백 마리 남은 종을 '감염병 한 번'의 위험에서 지키려는 첫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면역 효과는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Micos-leões-caiçaras são vacinados contra a febre amarela pela primeira vez no litoral do Paraná — Conexão Planeta(2026년 10월 1일)
- How Brazil Vaccinated an Endangered Tamarin Against Yellow Fever for the First Time — Impactful Ninja(2026년 10월 1일)
- The IUCN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 Leontopithecus caissara — IUCN(2021년 평가)
- Superagüi lion tamarin — 위키백과
- Yellow fever in Brazil threatens successful recovery of endangered golden lion tamarins — Scientific Reports(2019년 9월 10일)
- Vaccinating primates against yellow fever — Pesquisa FAPESP(게재일 표기 없음)
- How Global Partnerships Are Saving Golden Lion Tamarins From Yellow Fever — Save the Golden Lion Tamarin
- Once nearing extinction, golden lion tamarin monkeys rebound from yellow fever outbreak, habitat loss — ABC News(2023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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