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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굴속 겨울잠이 '감염 온상'…요세미티두꺼비 어린 개체 Bd 감염률 23%→90%

미국 UCLA 연구진이 10월 1일(현지시간) 멸종위기 요세미티두꺼비를 죽이는 항아리곰팡이(Bd)가 물이 아니라 겨울잠을 자는 땅속 굴에서 크게 불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변태 직후 어린 개체의 감염률은 겨울잠 전 23%에서 겨울잠 뒤 90%로 뛰었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이 결과를 반영해 사육 개체를 다 자란 뒤에만 방사하고 있다.

미국 시에라네바다산맥 고산 초원에 사는 멸종위기 요세미티두꺼비(Anaxyrus canorus)를 위협하는 항아리곰팡이가 물속이 아니라 두꺼비가 겨울잠을 자는 땅속 굴에서 크게 불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는 10월 1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연구가 국제학술지 '기능생태학(Functional Ecology)'에 실렸다고 발표했다.

풀과 흙 위에 앉아 있는 얼룩무늬 요세미티두꺼비
요세미티두꺼비. 자료사진으로, 이번 연구에 쓰인 개체는 아니다. 원 촬영자는 미국 국립공원청(NPS) 롭 그라소. 사진: Pacific Southwest Region USFWS from Sacramento, US / 위키미디어 공용(퍼블릭 도메인)

문제의 병원체는 '바트라코키트리움 덴드로바티디스(Batrachochytrium dendrobatidis)', 줄여서 Bd로 불리는 곰팡이다. 양서류 피부에 감염해 '항아리곰팡이병(카이트리디오미코시스)'을 일으키며, 물을 통해 퍼지는 병원체로 알려져 왔다.

3년간 피부 시료 1800개…"완전히 예상 밖"

UCLA와 요세미티 국립공원 연구진은 2021~2023년 요세미티·세쿼이아·킹스캐니언 국립공원 안 6곳에서 두꺼비 피부를 면봉으로 문질러 약 1,800개 시료를 모았다. 시료는 코로나19 검사와 같은 원리의 PCR로 분석해 곰팡이 양을 쟀다.

연구진은 변태를 막 마친 어린 두꺼비를 5월 겨울잠에서 깬 직후, 여름, 9월 겨울잠 직전에 나눠 검사했다. 그 결과 어린 두꺼비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 이미 심하게 감염돼 있었다.

논문 제1저자인 데이브 다버사 UCLA 생태학자는 학술지 블로그에서 변태 직후 개체의 Bd 양성 비율이 겨울잠 전 23%에서 겨울잠 뒤 90%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약 4배로 늘어난 셈이다.

요세미티두꺼비 변태 직후 개체의 항아리곰팡이(Bd) 양성 비율이 겨울잠 전 23%에서 겨울잠 후 90%로 높아진 것을 보여 준다. FAM타임스 자체 제작 모션 그래프. 자료: 데이브 다버사(UCLA), Functional Ecologists 블로그(2026년 9월 24일)
요세미티두꺼비 변태 직후 개체의 Bd 양성 비율
시점양성 비율
겨울잠 전23%
겨울잠 후90%

다버사는 UCLA 발표에서 "Bd 감시 연구 결과는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며 "Bd는 주로 물에 사는 병원체이지만, 우리는 큰 감염 확산이 땅 위의 겨울잠 동안 커지고 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발 3000m, 눈 3m 아래 굴에서 6개월

요세미티두꺼비는 몸길이 2.5~7.5㎝(1~3인치)의 작은 두꺼비로, 뛰기보다 걸어 다니고 대부분의 시간을 설치류가 버린 굴에서 보낸다. 다버사에 따르면 번식기 성체가 물에 머무는 기간은 한 해 1~2주에 그치지만, 어린 개체는 해발 약 1만 피트(약 3000m) 고지에서 약 10피트(약 3m) 깊이의 눈 아래 굴에서 6개월 넘게 겨울잠을 잔다.

눈과 언 흙 아래 굴속에서 몸을 맞대고 겨울잠을 자는 작은 두꺼비들을 그린 단면 일러스트
높은 산 초원의 눈 아래 설치류 굴에서 겨울잠을 자는 어린 두꺼비와 피부에 번지는 곰팡이를 표현한 일러스트 (AI 생성 이미지)

연구진이 놀란 대목은 온도다. 공동저자인 브래드 섀퍼 UCLA 보전생물학자는 "아주 낮은 온도의 땅 위에서 수가 늘어나는 능력은 정말 뜻밖"이라고 했고, 야생동물 질병생태학자 제이미 로이드-스미스는 "이 곰팡이는 그렇게 낮은 온도에서 잘 자라게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로이드-스미스는 겨울잠 동안 두꺼비의 면역 체계가 달라지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봤지만, 이는 아직 가설 단계다.

연구 결과 곧바로 보전 현장에…'다 자란 뒤 방사'

이번 결과는 이미 보전 현장에 반영됐다. UCLA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서 기른 요세미티두꺼비는 이제 겨울을 넘기기 취약한 어린 시기가 아니라 성체가 된 뒤에만 야생으로 돌려보낸다.

요세미티두꺼비는 2014년 미국 멸종위기종법(ESA)에 따라 '위협종'으로 지정됐다. 미국 국립공원청은 이 종의 개체수가 약 50% 줄었다고 밝히고 있으며, 가뭄과 기후변화, 대형 산불과 적설량 감소, 항아리곰팡이병, 오염을 위협 요인으로 꼽는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이 종 분포 범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요세미티두꺼비와 이번 연구 개요
항목내용출처
보호 지위미국 멸종위기종법 위협종(2014년 지정)미국 국립공원청·UCLA
개체수 감소약 50%미국 국립공원청
조사 기간·장소2021~2023년, 국립공원 내 6곳UCLA
시료 수약 1,800개(피부 면봉)UCLA
변태 직후 개체 감염률겨울잠 전 23% → 후 90%다버사(학술지 블로그)

500종 넘는 양서류 덮친 곰팡이, 기원은 한반도 일대

항아리곰팡이병은 전 세계 양서류 감소의 대표 원인으로 꼽힌다. 2019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호주국립대(ANU) 주도 연구는 이 병이 500종 넘는 양서류의 급격한 감소와 90종의 멸종에 관여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이 규모에는 반론도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미국 UC버클리의 맥스 램버트 등은 사이언스에 낸 기술 논평에서 자료에 빠진 값이 많아 결과를 재현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원 연구를 이끈 벤 쉴레는 Bd가 "유일한 원인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감소에 관여했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이 곰팡이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2018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등 국제 연구진은 전 세계 Bd 시료 234개의 유전체를 분석해 치명적인 계통의 기원을 동아시아로 지목했고, 한국에서 채집한 계통의 유전적 다양성이 특히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곰팡이가 최근 50~120년 사이 양서류 국제 거래를 타고 세계로 퍼졌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미국 서부 고산의 한 종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다른 양서류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도 '물가만 지키면 된다'는 기존 방역 관념을 넘어 겨울잠 터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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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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