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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생태

동강 51km 물길 따라 남은 다섯 가구, 줄배로 이어가는 오지 마을 삶

석회암 지형을 따라 흐르는 동강의 51km 물길 속에서, 줄배를 이용해 고립을 견디며 자연과 공존하는 주민들의 삶과 동강의 독특한 생태계를 담았습니다.
동강 51km 물길 따라 남은 다섯 가구, 줄배로 이어가는 오지 마을 삶
▲ 강가를 배경으로 안경을 쓴 남성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과 평창, 영월을 잇는 51km의 물줄기 동강은 4억 5000만 년 전 융기한 석회암층을 따라 굽이쳐 흐르는 전형적인 사행천입니다. 험준한 절벽과 가파른 협곡이 이어지는 이 길은 자연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지만, 강폭이 좁고 깊은 지형 특성상 비가 오면 강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마을이 고립되기도 합니다. KBS '환경스페셜-동강에 살어리랏다(2014년 11월 20일 방송)' 영상에 따르면, 동강의 굽이치는 물길 곁에는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삶의 흔적과 함께 여전히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줄배로 오가는 고립된 삶, 가정 마을과 거북이 마을의 풍경

동강 유역의 가정 마을은 한때 20여 가구가 거주했으나, 현재는 다섯 가구 7명만이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외부로 나가기 위해 반드시 '줄배'를 이용해야 합니다. 강물이 불어나 배줄이 끊기면 마을은 완전히 고립되지만, 주민들은 이를 거대한 자연 곁에 사는 대가로 받아들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태워다 주거나 데리러 가며 이웃 간의 정을 이어갑니다.

정상중 씨는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지난해 고향인 가정 마을로 귀향해 부모님이 남겨주신 땅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비탈진 땅이 대부분이라 여전히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등 일상의 모습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편, 정선 북부에 위치한 거북이 마을은 현재 단 한 가구만이 남아 동강의 흐름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의 정용화 씨 형제는 동강에서 피어난 야생화를 채취해 꽃차를 만듭니다. 영상 속 정용화 씨는 민들레 꽃의 색과 향을 지키기 위해 가마솥에 꽃을 살짝 쪄내는 과정을 거치며 자연과 공감하는 삶을 이어갑니다.

마을의 식생활 또한 자연과 밀접합니다. 시장에 가기 어려운 오지 마을 특성상 대부분의 음식은 손수 만들어 먹습니다. 거북이 마을 주민들은 수확한 서리태를 갈아 제사에 쓸 두부를 직접 만듭니다. 콩을 촘촘한 천에 받쳐 짠 뒤 간수를 넣어 응고시키는 과정을 통해 순두부와 두부를 완성하며, 50년 경력의 손맛이 담긴 순두부찌개로 일상을 채웁니다.

석회암이 만든 신비로운 지형과 지하 용출수의 생명력

동강의 독특한 경관은 석회암 지대의 지표운동과 지하수의 용식작용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약 2억 년 전 현재의 지형이 형성된 이후, 지금도 하천운동으로 인한 퇴적과 침식 작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석회암 지대를 지나며 형성된 71개의 동굴은 동강의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그중 천연기념물 제260호인 백룡동굴은 1976년 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후, 수억 년 동안 형성된 종유석과 석순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보존되어 있습니다. 2010년 일반인에게 개방된 이 동굴은 손때 묻지 않은 암흑 세계의 절경을 보여줍니다.

강바닥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지하 용출수는 동강의 물을 차고 맑게 유지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영월산 석회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이 물은 동강의 수생 생태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강에서 물이 솟아나는 이러한 현상은 동강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 현상으로,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어름치의 산란과 비오리의 월동, 생명이 머무는 동강

동강은 희귀 생물들의 중요한 서식지입니다. 천연기념물 제259호인 어름치는 산란기가 되면 알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5~8cm 높이의 돌탑을 쌓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습니다. 또한,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겨울철새 비오리는 동강의 석회암 절벽 구멍을 산란처로 삼아 이곳에서 겨울을 납니다. 비오리는 동강의 겨울을 지키는 터줏가리 역할을 하며 살아갑니다.

겨울철 동강은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아지며, 바위 틈에서는 쏘가리가 동면을 합니다. 여덟 줄의 검은 줄무늬를 가진 어름치는 차가운 물속에서 몸을 움츠리며 겨울을 납니다. 봄이 오면 오직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종인 동강 할미꽃이 절벽 바위 틈에서 피어나며 다시금 생명의 계절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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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박문선
FAM타임스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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