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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하면 새 주소로 재등장…불법 웹툰 사이트 ‘무한 추격전’ 끊으려면

정부가 불법 웹툰 사이트의 주소를 차단해도 운영자는 새 도메인으로 이용자를 다시 모은다. 수사·재판으로 확인된 실제 수익과 현행 단속 절차를 팩트체크하고, 반복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다층 차단 방안을 짚었다.
여러 불법 웹툰 사이트 화면이 접속 차단 표지 주변에서 주소를 바꿔 재등장하는 구조를 표현한 이미지
불법 웹툰 사이트는 주소가 차단되면 유사 도메인으로 재등장하는 양상을 반복한다. 실제 단속 현장이 아닌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불법 웹툰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면 운영자는 새 인터넷 주소를 만들어 이용자를 다시 불러 모은다. 새 주소가 알려지면 정부가 다시 차단하는 추격전이 반복된다. 이 구조를 끊으려면 주소 하나를 막는 방식에서 벗어나 검색 노출과 광고·결제, 호스팅, 운영자 신원과 범죄수익을 동시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5월 11일 개정 제도 시행 첫날 ‘뉴토끼’를 포함한 저작권 침해 사이트 34개에 최초의 긴급차단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뉴토끼를 “자진 폐쇄와 운영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사이트로 설명했다. 다만 34개 사이트의 차단 이후 방문자와 수익이 얼마나 감소했는지에 관한 종합적인 사후 성과는 당시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밤토끼·마루마루에서 뉴토끼까지…이름은 바뀌어도 구조는 비슷

국내에서 대규모 불법 만화·웹툰 유통 사례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알려진 이름에는 ‘밤토끼’와 ‘마루마루’가 있다. 최근에는 뉴토끼가 정부의 긴급차단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운영 중인 사이트와 최신 주소를 나열하는 방식은 해당 사이트의 홍보 통로가 될 수 있고 주소도 계속 바뀌므로, 단속은 개별 이름보다 동일한 운영망을 식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불법 유통망에는 작품을 직접 복제해 게시하는 사이트뿐 아니라 변경 주소를 안내하는 페이지, 불법복제물로 연결하는 링크 사이트, SNS·메신저 공지 채널, 해외 불법 번역 사이트가 함께 포함된다. 한 운영자가 웹툰·만화·웹소설 사이트를 분리해 운영하거나 같은 광고·서버 인프라를 공유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실린 2025년 칼럼은 보호원의 연차보고서를 인용해 2024년 기준 국내 웹툰 불법 이용 경험 비율을 20.0%로 제시했다. 또 보호원이 2022년 실시한 해외 불법 번역 실태조사에서는 10주 동안 불법 번역물 4만1,974건과 피해 웹툰 6,799종이 확인됐다. 두 수치는 조사 대상과 기준이 다르므로 단순 합산하거나 전체 산업 피해액으로 환산해서는 안 된다.

복제된 콘텐츠와 해외 서버, 불법 도박 광고, 결제수단이 운영자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표현한 이미지
불법 웹툰 사이트는 무료 콘텐츠로 방문자를 모은 뒤 광고와 제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로 운영될 수 있다. 실제 사건 관계도를 재현한 것이 아닌 AI 생성 이미지.

무료 웹툰이 아니라 ‘방문자’를 파는 사업

상업형 불법 사이트의 핵심 자산은 복제된 웹툰 자체보다 그 콘텐츠로 끌어모은 방문자다. 방문자에게 불법 도박·성인·사행성 광고를 노출하고 광고비나 제휴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일부 운영자는 콘텐츠 수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른 사이트나 정식 플랫폼에서 작품을 대량으로 가져온 것으로 수사됐다.

운영 기반을 해외에 분산하는 것도 특징이다. 도메인 등록업체와 서버, 콘텐츠 전송망, 광고주, 결제 계좌를 서로 다른 국가와 사업자에 나누면 국내 접속을 차단해도 원본 서버와 수익 구조가 남을 수 있다. 2024년 말 작성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집행자문위원회에 제출된 연구도 익명 도메인과 해외 서버, 여러 관할권의 결합이 운영자 추적을 어렵게 한다고 분석했다.

확인된 실제 수익은 얼마인가

콘텐츠업계가 추정한 산업 피해액과 운영자의 실제 수입은 다른 숫자다. 산업 피해액은 정상 판매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가정 등이 포함될 수 있지만, 실제 수입은 수사에서 확인된 광고비·입금액·가상자산 등을 뜻한다.

수사·재판 보도로 확인된 불법 웹툰 사이트 수익 사례
사례확인 내용
밤토끼웹툰 8만3,347건을 무단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배너 광고료 약 9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
밤토끼 항소심운영자에게 징역 2년6개월, 암호화폐 31만 개 몰수, 약 3억8,000만 원 추징 선고
불법 웹툰 사이트 등 8개 운영 조직도박사이트와 성매매업소 광고 등으로 약 12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19년 검거

밤토끼 사건의 항소심은 1심의 추징금 약 5억7,000만 원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약 3억8,000만 원으로 낮췄다. 따라서 1심 수치만을 최종 결과처럼 인용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뉴토끼의 정확한 매출과 순이익은 현재 공개된 확정 판결이나 정부 발표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정부의 현행 대응…신고·심의·차단·수사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온라인 모니터링과 국민·권리자의 신고를 받아 불법복제물을 검증하고,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경고, 삭제·전송 중단, 반복 게시자의 계정정지 등을 권고한다. 불이행 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시정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 서버 기반 사이트는 국내 게시물 삭제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접속 차단이 활용된다. 2026년 5월 시행된 긴급차단 제도는 불법의 명확성, 손해 예방의 긴급성, 다른 수단의 부존재 등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 문체부가 인터넷서비스 제공자에게 신속하게 차단을 명령하는 구조다.

그러나 접속 차단은 국내 이용자의 진입로를 막는 조치이지 해외 원본 서버를 폐쇄하거나 운영자를 검거하는 조치는 아니다. 차단된 도메인 수만 집계하면 동일한 서비스가 새 주소로 재등장한 경우에도 실적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반복을 끊을 현실적인 6중 차단

첫째, 도메인이 아니라 ‘동일 서비스’를 대상으로 동적 차단을 적용해야 한다. 기존 차단 사이트와 화면 구조, 콘텐츠 목록, 회원 체계, 광고 계정, 공지 채널, 서버 정보 등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확인되면 새 도메인을 기존 명령에 신속히 추가하는 방식이다. 자동 탐지 뒤 담당 기관의 검증과 사업자의 이의제기 절차를 둬 정상 사이트의 오차단을 막아야 한다.

둘째, 검색 결과와 주소 안내망을 함께 제거해야 한다. 본 사이트를 차단해도 포털 검색과 SNS에서 ‘최신 주소’가 노출되면 이용자는 바로 이동한다. 차단 대상으로 확인된 서비스와 그 주소 안내 페이지를 검색사업자에게 전달해 검색 제외와 광고 중단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EU 지식재산청이 정리한 조사에서는 불법복제 사이트 트래픽의 약 4분의 1이 검색엔진에서 유입된 사례가 제시됐다.

셋째, 광고주와 결제망을 먼저 끊어야 한다. 불법 도박·성인 광고주, 광고 모집책, 입금 계좌와 가상자산 지갑을 추적해 사이트 운영비와 수익을 차단해야 한다. WIPO 제출 연구 역시 광고사업자와 결제사업자가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하는 ‘팔로 더 머니’ 전략을 사이트 차단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넷째, 도메인 등록업체·호스팅·콘텐츠 전송망에 증거를 동시에 보내야 한다. 삭제가 바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계정 정보, 결제 기록, 접속 로그를 보존하도록 요청하면 운영자 특정과 후속 수사에 도움이 된다. 국가별 절차가 다른 만큼 반복 침해 사업자에 대한 국제 공조 창구도 상시화해야 한다.

다섯째, 운영자 검거 전부터 범죄수익을 보전해야 한다. 광고 계좌와 가상자산이 해외로 이전된 뒤에는 환수가 어려워진다. 초기 수사부터 차명계좌·가상자산·관련 재산을 함께 추적하고, 확인된 자산에 대해서는 법원의 몰수·추징 보전 절차를 신속히 밟아 재운영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여섯째, 플랫폼과 작가단체가 공동 증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작품별 원본 정보와 디지털 지문, 최초 발견 시각, 침해 화면과 도메인 변경 이력을 표준화하면 플랫폼마다 같은 자료를 반복 제출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민감한 원본 전체보다는 디지털 지문과 워터마크 정보를 중심으로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도메인과 검색, 광고, 결제, 호스팅, 범죄수익을 동시에 차단하는 다층 대응 체계를 표현한 이미지
접속 주소뿐 아니라 검색 노출, 광고·결제, 서버와 범죄수익을 함께 끊는 다층 대응이 필요하다. 실제 정부 시스템이 아닌 AI 생성 이미지.

성과 기준도 ‘차단 건수’에서 ‘사업 해체’로

정부의 성과지표는 차단한 주소의 수보다 차단 후 재등장까지 걸린 시간, 검색 노출과 방문자 감소율, 광고·결제망 중단 건수, 동결·환수한 범죄수익, 운영자와 광고 모집책 검거율을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같은 운영망의 주소 100개를 차단했더라도 핵심 서버와 수익망이 살아 있다면 불법 사업을 해체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합법 서비스의 접근성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 해외 정식 번역과 공개가 늦거나 합법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면 차단된 이용자가 다른 불법 경로로 이동할 수 있다. 동시 번역·공개, 합리적인 묶음 이용권과 광고형 상품 등은 단속 이후 이용자를 합법 시장으로 유도하는 수요 대책이다.

결국 불법 웹툰 사이트와의 싸움은 주소를 얼마나 많이 막았느냐가 아니라 운영자가 다시 사이트를 열 경제적·기술적 기반을 얼마나 제거했느냐에 달려 있다. 긴급차단을 출발점으로 검색, 광고, 결제, 호스팅,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를 한 사건 안에서 동시에 집행해야 차단과 재등장의 반복을 줄일 수 있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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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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