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미만 2형 당뇨병 환자 54%, 저열량 식단·운동 24주 만에 '관해'…대조군은 4%
45세 미만에 생긴 2형 당뇨병 환자가 하루 800~900kcal의 저열량 식단과 정기적인 근력·유산소 운동을 24주 동안 함께하자 절반 이상이 약 없이 정상에 가까운 혈당을 유지하는 '관해' 상태에 이르렀다는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와 캐나다 맥길대 공동 연구진은 9월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이 결과를 발표했고, 같은 날 국제학술지 'The Lancet Regional Health – Americas'에도 실렸다고 학회가 밝혔다.

이른바 '젊은 당뇨병(조기 발병 2형 당뇨병)'은 진단 뒤 살아갈 기간이 길어 합병증이 쌓일 위험이 크다. 국내에서도 19~39세 청년의 2.2%, 약 30만 명이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눈여겨볼 결과다. 다만 참가자가 96명으로 많지 않고, 추적 기간이 24주에 그쳐 효과가 얼마나 오래가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96명 무작위 배정…관해 54% 대 4%
유럽당뇨병학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RESET for Remission'으로 이름 붙은 이 임상에는 영국 레스터대, 캐나다 맥길대(몬트리올)·앨버타대(에드먼턴) 등 3곳에서 18~45세 2형 당뇨병 환자 96명(영국 40명, 캐나다 56명)이 참여했다. 평균 나이는 38세,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5.2로 대부분 비만이었다. 50명은 생활습관 치료군, 46명은 기존 진료만 받는 대조군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치료군은 처음 12주 동안 하루 800~900kcal의 저열량 식단(열량 비율 단백질 30%, 탄수화물 50%, 지방 20%)을 따르면서 주 2회 감독 아래 유산소·근력 운동을, 주 1회는 혼자 운동을 했다. 이후 13~24주에는 체중을 유지하는 식단으로 바꾸고 운동을 이어 갔다. 학술 매체 뉴스메디컬에 따르면 초기 2주는 식사를 모두 식사대용 제품으로 바꾸고, 이후에는 하루 한 끼만 일반 식사를 했다.
연구진이 정한 '관해'는 혈당 강하제를 끊은 상태로 12주 이상 지나고 당화혈색소(HbA1c)가 6.5% 미만인 경우다. 24주 뒤 치료군은 50명 중 27명(54%)이 관해에 도달했고, 대조군은 46명 중 2명(4%)에 그쳤다. 연구진은 치료군이 관해에 이를 가능성이 21배 높았다고 밝혔다.
체중 8.4kg 감소…근육량은 유지
치료군의 체중은 평균 100.7kg에서 24주 동안 8.4kg 줄어 92.3kg이 됐다. 대조군은 103.2kg에서 1.2kg 줄어 102.0kg이었다. 두 집단을 비교하면 치료군이 7.5kg 더 줄었고, 그중 6.6kg이 지방이었다.
| 항목 | 저열량 식단+운동군(50명) | 일반 진료 대조군(46명) |
|---|---|---|
| 관해 도달 | 27명(54%) | 2명(4%) |
| 시작 체중(평균) | 100.7kg | 103.2kg |
| 24주 체중 감소(평균) | 8.4kg | 1.2kg |
| 이상반응 경험 | 43명 | 6명 |
급격한 체중 감량은 근육 손실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연구진은 운동을 함께하면서 근육량을 지키고 근육의 질과 기능, 심혈관 건강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상반응은 치료군 50명 중 43명, 대조군 46명 중 6명에게서 나타났는데, 학회는 주로 저열량 식단 초기에 생기는 변비·두통·어지럼증·피로였고 곧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카베리 다스굽타 맥길대 교수와 토머스 예이츠 레스터대 교수는 "우리의 관해율은 비슷한 기간의 기존 임상시험들에서 보고된 수치 가운데 상위권"이라며 "조기 발병 2형 당뇨병에서 저열량 식단과 구조화된 운동을 결합한 방식이 실현 가능하고 효과적임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국내 청년 당뇨병 환자, 진단받은 사람 43%뿐
국내 상황을 보면 생활습관 치료의 필요성은 더 커 보인다. 대한당뇨병학회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4」(2019~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합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19~39세) 인구의 2.2%, 약 30만 명이 당뇨병 환자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당뇨병을 진단받은 사람은 43%에 그쳤고, 당뇨병약으로 치료 중인 사람은 35% 정도였다.
특히 청년 당뇨병 환자 10명 중 거의 9명(87%)이 비만이었고, 정상체중은 5% 수준에 불과했다. 당화혈색소 6.5% 기준으로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한 사람은 10명 중 3명뿐이었다. 같은 자료에서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는 533만 명으로, 30대 21만 명, 40대 66만 명이었다.
청년 당뇨병 환자의 대다수가 비만이라는 점은 이번 임상처럼 체중을 크게 줄이는 치료가 효과를 낼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이번 연구 참가자는 영국·캐나다의 다인종 환자였고, 평균 BMI가 35.2로 한국 청년 환자와 체형 분포가 다를 수 있어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 하기 전에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야
연구진 스스로도 한계를 밝혔다. 저열량 식단을 포함한 모든 체중 감량 프로그램 뒤에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부분적이거나 완전한 체중 재증가가 뒤따른다"며, 근육 보존 효과의 의미를 장기 연구로 확인해야 하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더 긴 기간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관해'는 완치가 아니어서 체중이 다시 늘면 혈당이 다시 오를 수 있다.
이번 임상의 하루 800~900kcal 식단은 의료진이 정한 프로그램 안에서 운동 감독과 함께 진행됐다. 당뇨병약, 특히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을 쓰는 환자가 갑자기 열량을 크게 줄이면 저혈당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식단을 바꾸거나 약을 줄이려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야 한다. 임의로 약을 끊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참고 자료
- Study shows low energy diet combined with structured exercise reverses early onset type 2 diabetes in half of participants —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 EurekAlert!(2026년 9월 30일)
- Early-onset type 2 diabetes trial demonstrates significant 24-week fat loss — News-Medical(2026년 10월 1일)
-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4 — 대한당뇨병학회(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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