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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음료 마셔도 2년 체중 감량 물과 비슷…英 493명 무작위 시험

영국 리버풀대 연구팀이 과체중·비만 성인 493명을 물 또는 무설탕 감미 음료 집단으로 나눠 104주간 추적한 SWITCH 시험에서, 2년 뒤 평균 체중 감소는 감미 음료 4.8kg, 물 3.7kg으로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체중 관리 중 물 대신 '제로' 음료를 마셔도 2년 뒤 감량 효과는 물을 마셨을 때와 비슷했다는 영국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대 조 해럴드(Jo Harrold) 교수 연구팀은 과체중·비만 성인 493명을 물 또는 무설탕 감미(NNS) 음료를 마시는 두 집단으로 나눠 104주간 추적한 'SWITCH' 시험의 장기 성적을 영국영양학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실었고, 리버풀대는 2026년 9월 29일 이를 보도자료로 알렸다. 논문의 온라인 게재일은 2026년 8월 4일이다.

물을 담은 유리잔과 탄산음료를 담은 유리잔을 나란히 그린 일러스트
물과 무설탕 감미 음료를 체중 관리 관점에서 비교한 연구를 표현한 일러스트 (AI 생성 이미지)

2년 시점 체중 감소는 감미 음료 집단이 평균 4.8kg, 물 집단이 3.7kg이었고 두 집단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두 음료가 체중 변화 면에서 '동등'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 시험은 미국음료협회(American Beverage Association)의 연구비로 수행됐고, 2년을 끝까지 채운 참여자는 절반에 못 미쳤다.

1년은 도움 받고, 1년은 혼자서…'2년 동등' 결론

논문 초록에 따르면 참여자는 체질량지수(BMI) 27~35kg/㎡이면서 평소 찬 음료를 즐겨 마시던 성인으로, 물 집단 246명과 감미 음료 집단 247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모두 집단 행동요법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해 처음 12주는 매주(감량기), 이후 40주는 매달(유지기) 모임을 가졌고, 마지막 52주는 지원 없이 스스로 관리한 뒤 104주째 최종 측정을 받았다.

감미 음료 집단이 마신 음료에는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가 쓰였다. 리버풀대는 이 감미료들이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안전 기준 이내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두 집단 모두 허리·엉덩이 둘레와 체성분이 개선됐고 당 섭취가 줄었으며, 당 섭취 감소 폭은 감미 음료 집단이 조금 더 컸다. 혈압·콜레스테롤 등 대사 지표에서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SWITCH 시험 104주 평균 체중 감소: 물 3.7kg, 감미 음료 4.8kg(차이 유의하지 않음). 자료: British Journal of Nutrition(2026년 8월)
SWITCH 시험 104주 평균 체중 감소: 물 3.7kg, 감미 음료 4.8kg(차이 유의하지 않음). 자료: British Journal of Nutrition(2026년 8월)
SWITCH 시험 주요 결과(104주)
구분물 집단감미 음료 집단
무작위 배정 인원246명247명
마지막 52주 완주 인원117명103명
104주 시점 평균 체중 감소3.7kg4.8kg
집단 간 차이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동등)

해럴드 교수는 리버풀대 보도자료에서 "이번 최신 결과는 감미료가 식욕을 교란하거나 체중 증가를 일으킨다는 우려가 엄격한 장기 무작위 시험으로 검증했을 때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1년 차엔 감미 음료가 앞섰지만…차이는 줄어

같은 시험의 1년(52주) 결과는 2023년 10월 국제비만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먼저 실렸다. 당시에는 감미 음료 집단이 7.5kg, 물 집단이 6.1kg을 감량해 감미 음료 쪽이 통계적으로 더 많이 뺀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구진은 그 차이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원이 끊긴 2년 차를 거친 104주 시점에는 두 집단 모두 평균 감량 폭이 1년 차 발표 때보다 작았고 집단 간 차이도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초록에서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감미 음료나 물 가운데 어느 것을 마셔도 2년간 체중을 줄이고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정리했다.

업계 연구비·높은 중도 탈락…WHO는 '체중 조절용 권장 안 해'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험은 미국음료협회가 연구비를 댔고 논문에는 여러 저자가 음료·감미료 업계로부터 연구비나 자문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리버풀대는 연구진이 분석과 보고에서 독립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493명 중 마지막 단계를 끝까지 마친 사람은 220명(44.6%)으로, 탈락자가 많으면 결과가 치우칠 수 있다. 참여자도 음료를 무엇을 마시는지 알고 있는 공개(open-label) 설계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5월 지침에서 체중 조절이나 비감염성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비당류 감미료를 사용하지 말 것을 조건부로 권고했다. 이 권고는 당뇨병 환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프란체스코 브랑카 WHO 영양·식품안전국장은 "비당류 감미료는 필수 식이 요소가 아니며 영양가가 없다"며 "어릴 때부터 식단의 단맛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감미 음료가 '물만큼은' 괜찮을 수 있다는 근거일 뿐, 물보다 낫다는 뜻은 아니다.

국내 '제로' 음료 소비자가 알아둘 점

국내에서도 제로 음료는 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제암연구소(IARC)의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2B군)' 분류 발표를 앞둔 2023년 7월, 체중 60kg 성인이 아스파탐 약 43mg이 든 250mL 콜라를 하루 55캔 정도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체중 1kg당 40mg)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우리 국민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이 허용량 대비 약 0.12% 수준이라고 밝혔다.

비만 관리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주간 건강과 질병'(2026년 3월 5일)에 실린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에 따르면 19세 이상 연령표준화 비만 유병률(BMI 25 이상)은 남성이 2015년 39.7%에서 2024년 48.8%로 9.1%포인트 올랐고, 여성은 25.9%에서 26.2%로 비슷했다.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연령표준화): 남성 39.7%→48.8%, 여성 25.9%→26.2%(2015→2024년). 자료: 질병관리청(2026년 3월)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연령표준화): 남성 39.7%→48.8%, 여성 25.9%→26.2%(2015→2024년). 자료: 질병관리청(2026년 3월)

이번 시험에서 두 집단 모두 체중을 줄일 수 있었던 바탕에는 1년간의 집단 행동요법 프로그램이 있었다. 결과를 제로 음료만 마시면 살이 빠진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되며, 설탕 음료를 줄이는 과정의 대안 정도로 보는 것이 연구 설계에 맞는 해석이다. 당뇨병이 있거나 비만 치료 중이라면 음료 선택을 포함한 식단을 의료진·영양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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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FAM타임스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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