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TV 오래 보면 인지기능 낮고 컴퓨터는 반대…8996명 분석 "화면 시간보다 '무엇을' 보느냐"
노년기에 화면을 얼마나 오래 보느냐보다 '무엇을' 보느냐가 인지기능과 더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난징 둥난대(Southeast University) 부속 중다병원 신경과 연구진은 미국·영국·유럽의 4개 노화 코호트 참여자 8996명을 분석한 결과,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하루 1시간 늘 때마다 전반적 인지기능이 낮았고 컴퓨터 이용 시간은 반대로 높은 인지기능과 연관돼 있었다고 2026년 9월 28일 국제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관찰 분석에 더해 유전 변이를 이용하는 '멘델 무작위 분석'으로 뇌 구조와의 관계도 살폈다. 유전적으로 예측된 TV 시청 시간은 좌측 뇌섬엽(insula) 부피 감소와 연관됐고, TV 시청과 낮은 인지 수행 사이 연관의 약 14.8%를 이 부피 차이가 설명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는 연관성 분석이며 TV가 인지 저하를 일으킨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TV는 '마이너스', 컴퓨터는 '플러스'…하루 2~3시간에서 가장 뚜렷
분석에 쓰인 자료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미국 건강·은퇴연구(HRS)와 영국 노화종단연구(ELSA)의 인지평가 하위조사(HCAP), 유럽 건강·노화·은퇴조사(SHARE)다. 논문을 소개한 의학전문매체 뉴스메디컬(News-Medical)에 따르면 참여자 평균 나이는 코호트별로 69.2~76.2세였고, 40~49%가 하루 4시간 이상 TV를 봤으며 30~40%는 컴퓨터를 전혀 쓰지 않았다.
논문 초록에 따르면 TV 시청이 하루 1시간 늘 때 전반적 인지기능의 회귀계수(β)는 코호트별로 −0.047~−0.034였고, 주로 기억 관련 영역에서 차이가 나타났으며 시청 시간이 길수록 대체로 직선적으로 낮아지는 양상이었다. 컴퓨터 이용은 β 0.047~0.076으로 높은 인지기능과 연관됐고, 특히 처리 속도와 지연 회상(시간이 지난 뒤 기억해 내기)에서 두드러졌다.

| 구분 | β 범위 | 두드러진 영역 |
|---|---|---|
| TV 시청 | −0.047 ~ −0.034 | 기억 관련 영역 |
| 컴퓨터 이용 | +0.047 ~ +0.076 | 처리 속도·지연 회상 |
컴퓨터 이용의 이점은 '많을수록 좋다'는 식이 아니었다. 뉴스메디컬에 따르면 양(+)의 연관은 ELSA-HCAP·HRS-HCAP·NHANES에서 하루 2~3시간, SHARE에서 하루 1시간 이하일 때 가장 컸고, 하루 4시간 이상에서는 약해졌다. 연구진은 초록에서 "낮음~중간 수준의 이용에서 가장 뚜렷한 양의 연관"을 보였다고 적었다.
뇌섬엽 부피와 연결…치매 위험과는 연관 확인 안 돼
멘델 무작위 분석은 개인의 생활습관 대신 그 습관과 관련된 유전 변이를 이용해 역인과(인지 저하가 먼저 와서 TV를 더 보게 되는 경우) 같은 왜곡을 줄이려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예측된 TV 시청 시간이 낮은 인지 수행, 좌측 뇌섬엽 부피 감소와 연관됐다고 보고했다. 뇌섬엽은 주의 전환과 감각·감정 정보 통합에 관여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반면 컴퓨터 이용과 뇌 구조의 연관은 다중검정 보정 뒤 유의하게 남지 않았고, 두정엽-전두엽 연결성과의 양의 연관은 탐색적 수준에 그쳤다. 뉴스메디컬에 따르면 유전적으로 예측된 TV·컴퓨터 이용 시간은 알츠하이머병·전두측두엽 치매·루이소체 치매·혈관성 치매 등 치매 아형의 위험과는 설득력 있는 연관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의 한계…'무엇을 하며' 썼는지는 몰라
연구진이 스스로 밝힌 한계도 적지 않다. 설문은 컴퓨터를 쓴 '시간'만 물었을 뿐 이메일·검색·게임·업무 등 목적과 인지적 부담은 기록하지 않았다. 코호트마다 스마트폰 이용을 같은 기준으로 측정하지 않아 분석에서 빠졌고, 유전 자료는 대부분 유럽계 혈통이어서 한국인 등 다른 인구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관찰 분석에서 보인 '적당히 쓸 때 가장 좋은' 비선형 양상을 멘델 무작위 모형은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또 TV를 많이 보는 사람이 원래 신체활동이나 사회적 교류가 적을 가능성 같은 다른 요인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결과가 "활동 기반의 화면 시간 평가"를 인지 위험 분류와 디지털 건강 개입에 활용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 고령층, TV 의존도 높고 치매 환자는 늘어
국내 고령층의 TV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025년 12월 30일 발표한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13세 이상 8320명 방문면접)에 따르면 50대 이상 연령층의 80% 이상이 주 5일 이상 TV를 이용했고, 전체 국민의 TV 일평균 이용 시간은 2시간 28분으로 스마트폰(2시간 5분)보다 길었다.
치매 환자 수도 고령화와 함께 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정민선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보건복지부 시군구 치매 현황을 분석해 올해 7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결과를 치매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2016년 60만2633명에서 2025년 95만5585명으로 58.6% 늘었다. 같은 기간 유병률은 8.89%에서 9.09%로 큰 변화가 없어, 환자 증가는 주로 노인 인구 증가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도 않았다. 다만 노년기 화면 이용을 '총시간'으로만 따지기보다 수동적 시청과 능동적 이용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억력 저하가 걱정된다면 생활습관을 바꾸기에 앞서 전국 치매안심센터의 무료 선별검사나 의료진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 자료
- Screen time modalities and neurocognition in older adults: multi-cohort and Mendelian randomization evidence — npj Digital Medicine(2026년 9월 28일)
- What older adults do on screens may matter more than total screen time — News-Medical(2026년 9월 29일)
- 방미통위,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 발표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2025년 12월 30일)
- 국내 치매 환자 10년 새 58% 급증...유병률 9% 안팎 유지 — 치매신문(2026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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