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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영양제 글루코사민,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매 전환과 연관?…美 연구 "인과관계는 임상시험 필요"

관절 건강 보조제 글루코사민이 이미 인지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치매 진행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가 해외 매체를 통해 다시 확산되고 있다.

관절 건강 보조제로 널리 쓰이는 글루코사민이 이미 인지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치매 진행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미국 플로리다대(UF) 연구 결과가 이번 주 해외 과학 매체들을 통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연구진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가운데 글루코사민 복용자가 치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25% 높았다고 밝혔지만,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라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연구는 지난 6월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실린 논문 「과다 당화(hyperglycosylation)는 알츠하이머병의 대사적 동인이다」로, 미국 과학뉴스 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가 9월 27일 UF 헬스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소개하면서 관심이 커졌다.

상표 없는 흰 알약과 무릎 관절 그림이 점선으로 뇌 그림과 이어져 있는 일러스트
관절 건강 보조제와 뇌 건강의 연관성을 표현한 일러스트 (AI 생성 이미지)

환자 기록 6만6천여 건 분석…"복용자 약 8%"

연구진은 UF 헬스 통합 데이터 저장소의 2012~2024년 전자의무기록을 활용했다. 분석 대상은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ADRD) 환자 2만4481명과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4만1884명이며, 추적 기간 중앙값은 1835일(약 5년)이다.

의사 진료 기록에서 글루코사민 관련 단어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복용자를 분류한 결과, 치매 환자 1896명과 경도인지장애 환자 2750명이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집단 모두 복용자 비율은 약 8%였다.

UF 연구진의 전자의무기록 분석 결과(나이·성별·인구학적 요인 보정)
대상분석 인원글루코사민 복용자주요 결과
치매(ADRD) 환자2만4481명1896명사망 위험 25% 높음(P=0.0023)
경도인지장애(MCI) 환자4만1884명2750명치매로 전환되는 비율 25% 높음 / 사망 위험은 유의한 차이 없음(P=0.252)

연구진이 나이, 성별, 인구학적 요인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글루코사민 복용자가 치매로 전환되는 비율은 비복용자보다 25% 높았다. 이미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에서는 복용자의 사망 위험이 25% 높게 나타났다.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 집단에서는 복용 여부에 따른 사망 위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글루코사민의 영향이 신경 퇴행이 이미 진행된 뇌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뇌 속 단백질에 당이 과하게 붙는다"

연구진은 글루코사민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로 '당화(glycosylation)'를 지목했다. 단백질에 당 사슬이 붙는 정상적인 생체 과정인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이 과정이 지나치게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사후 기증된 사람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당 사슬이 정상 대조군보다 뚜렷하게 많았고, 병의 진행 단계(브라크 단계)가 높을수록 회백질의 당 사슬 양도 늘었다. 글루코사민은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뇌 속 당 사슬 합성 경로에 직접 쓰이는 물질이다.

알츠하이머 모델 쥐(생후 8개월 암컷) 실험에서는 글루코사민을 체중 1kg당 하루 457mg씩 2주간 먹이자 뇌 속 당 사슬이 늘고 사회적 인지 기억이 더 나빠졌다. 연구진은 이 용량이 사람 기준 하루 약 2500mg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당 사슬 합성 효소를 억제하자 기억 능력이 개선됐다.

다만 건강한 일반 쥐에게 같은 방식으로 글루코사민을 먹였을 때는 뇌 속 당 사슬 증가나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정상적인 뇌에는 이런 대사 변화를 버텨내는 완충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자의무기록 결과는 매우 도발적이다. 연관성일 뿐 인과관계의 증거는 아니지만, 훨씬 더 주목해야 할 임상적 질문을 던진다." — 매슈 젠트리 UF 생화학·분자생물학과 학과장(UF 헬스 자료)

국내선 '관절·연골 건강' 기능성 인정 원료

글루코사민은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건강기능식품 원료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현황」에 따르면 글루코사민의 기능성은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며, 일일 섭취량은 글루코사민 황산염 또는 염산염으로서 1.5~2g이다. 게나 새우를 원료로 쓴 제품은 해당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섭취 주의 문구가 붙는다.

이번 동물실험에 쓰인 용량은 사람 기준 하루 약 2500mg으로 국내 권장 섭취량 상한(2g)보다 많다. 또 연구의 사람 대상 분석은 이미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에 한정돼 있어, 인지 기능이 정상인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국내 경도인지장애 유병률 28%…"대상군 적지 않아"

그럼에도 연구가 주목받는 것은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고령층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3월 발표한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로 2016년(9.50%)보다 소폭 줄었지만,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로 2016년(22.25%)보다 6.17%p 늘었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경도인지장애 유병률 변화. 자료: 보건복지부 「2023년 치매역학조사」(2025년 3월 발표)

복지부는 2025년 치매 환자 수를 97만 명으로 추정했고, 2026년 100만 명, 2044년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는 2025년 298만 명에서 2033년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치매·경도인지장애 환자 추정(보건복지부, 2025년 3월 발표)
구분2025년 추정향후 전망
치매 환자97만 명(유병률 9.17%)2026년 100만 명, 2044년 200만 명 돌파
경도인지장애 진단자298만 명(유병률 28.12%)2033년 400만 명 진입

"복용 중단 권고 단계는 아냐"…전문가 상담이 우선

연구진은 이번 결과만으로 글루코사민 복용을 끊으라고 권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환자 기록 분석은 복용 여부와 결과 사이의 연관성만 보여줄 뿐이고, 글루코사민을 먹는 사람과 먹지 않는 사람 사이의 다른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이중맹검 임상시험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 관절 보조제를 먹고 있다면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담당 의사와 복용 여부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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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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