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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K-뷰티 '글래스 스킨' 인기 영상 95%에 오해 소지 주장…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영상은 0개

틱톡에서 인기를 끈 한국식 스킨케어·'글래스 스킨' 영상 38개 가운데 약 95%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주장을 담았고, 피부 타입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영상이 84%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9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유럽피부과학회(EADV)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같은 학회에서는 소셜미디어 유행 제품을 쓴 뒤 피부 문제가 생긴 환자 94명 중 42%가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겪었다는 연구도 나왔다.

틱톡에서 조회수를 끈 한국식 스킨케어·'글래스 스킨(유리처럼 맑고 촉촉한 피부)' 영상 38개 가운데 약 95%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주장을 하나 이상 담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인스티투투 지 데르마톨로지아 프로페소르 후벵 다비드 아줄라이(Instituto de Dermatologia Prof Rubem David Azulay) 피부과 전공의 마리아 루시아 파이사노(Maria Lúcia Paysano) 박사 연구팀은 9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유럽피부과학회(EADV) 학술대회 2026에서 이 결과를 발표했다.

나무 선반에 크림과 세럼 등 여러 스킨케어 제품이 진열돼 있고 한 사람이 화장품 튜브를 집으려 손을 뻗는 모습
나무 선반에 진열된 크림·세럼 등 스킨케어 제품. 자료사진으로, 연구에 등장한 영상이나 제품과는 관계없다. 사진: Shixart1985 / 위키미디어 공용(CC BY 2.0)

EADV는 같은 학회에서 발표된 별도 연구도 함께 소개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한 피부 제품을 쓴 뒤 피부 질환이 새로 생기거나 나빠진 환자 94명을 살펴보니 자극성 접촉피부염이 42%로 가장 많았다. 한국 화장품이 지난해 수출 114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K-뷰티'라는 이름으로 퍼지는 온라인 루틴의 안전 정보 공백을 짚은 결과다.

영상 38개 중 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것은 없었다

EADV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2026년 5월, 이전 시청 기록이 없는 중립 계정으로 한국식 스킨케어 관련 검색어 5개를 틱톡에 입력해 상위 영상을 모았다. 알고리즘이 계정 취향에 맞춰 결과를 바꾸는 영향을 줄이려는 장치다. 최종 분석 대상은 38개였고, 의료 정보 품질 평가에 쓰는 '글로벌 품질 척도(Global Quality Scale)'와 수정 DISCERN 도구로 신뢰도를 매겼다.

결과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38개 모두 '신뢰할 수 없음' 또는 '신뢰도 낮음'으로 분류됐고, 외부 근거나 참고 문헌을 밝힌 영상은 하나도 없었다. 피부 타입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영상이 84%, 안전 안내 없이 여러 활성 성분을 과하게 겹쳐 쓰도록 권한 영상이 45%, '즉각적인 효과'를 약속한 영상이 32%였다.

틱톡 K-뷰티·글래스 스킨 인기 영상 38개 중 항목별 해당 비율(오해 소지 주장 95%, 피부 타입 미고려 84%, 비의사 인플루언서 제작 82%, 활성 성분 과다 조합 45%, 즉각 효과 약속 32%). 자료: EADV 학술대회 2026 발표(Paysano 외, 2026년 5월 수집 영상 기준)

만든 사람도 대부분 의료인이 아니었다. 82%는 의사가 아닌 인플루언서, 11%는 화장품 브랜드, 8%는 그 밖의 뷰티 크리에이터가 올렸고 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영상은 없었다. 안전 정보는 거의 빠져 있었다. 파이사노 박사는 "38개 영상 가운데 자극 위험을 언급한 것은 1개, 자외선 차단을 다룬 것은 2개뿐이었고, 접촉피부염 위험을 말하거나 피부과 상담을 권한 영상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틱톡 K-뷰티·글래스 스킨 인기 영상 38개 분석 결과
항목비율 또는 개수
오해 소지 주장 1개 이상 포함약 95%
피부 타입 차이 고려 안 함84%
안전 안내 없는 활성 성분 과다 조합 권유45%
즉각적 효과 약속32%
비의사 인플루언서 제작82%
피부과 전문의 제작0개
자극 위험 언급 / 자외선 차단 언급1개 / 2개

"여러 활성 성분 겹치면 피부 장벽에 과도한 부담"

실제 피해 사례를 보여 준 것은 모로코 우지다의 무함마드6세 대학병원 피부과 전공의 우이살 호르미(Ouissal Hormi) 박사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소셜미디어에서 홍보된 화장품·피부 제품을 쓴 뒤 피부 질환이 새로 생기거나 악화한 환자 94명을 분석했다. 원인 제품으로는 AHA·BHA 같은 화학적 각질 제거제가 34%로 가장 많았고,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레티노이드 27%, 비타민C 세럼 14%, 나이아신아마이드 제품 11% 순이었다.

환자의 48%는 소셜미디어에서 본 루틴을 통째로 따라 했고, 63%는 활성 성분을 세 가지 넘게 동시에 쓰고 있었다. 나타난 합병증은 자극성 접촉피부염 42%, 여드름 발생·악화 28%, 주사(딸기코) 악화나 주사 유사 피부염 12%, 염증 후 색소침착 11%, 표재성 화학 화상 7%였다.

소셜미디어 유행 제품을 쓴 뒤 피부 질환이 생기거나 악화한 환자 94명의 합병증 비율. 자료: EADV 학술대회 2026 발표(Hormi 외, 모로코 무함마드6세 대학병원)

호르미 박사는 "여러 활성 성분을 함께 쓰면 일부 성분의 자극 효과가 겹치기 때문에 피부 장벽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사노 박사도 "개인에 맞춘 안내 없이 이런 루틴을 따라 하면 자극, 과도한 각질 제거, 여드름 악화, 피부 장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한계와 연구진의 메시지

두 연구는 학술대회 초록 발표로,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 논문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영상 분석은 특정 시점(2026년 5월) 상위 38개만 본 것이어서 틱톡 전체 콘텐츠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환자 연구 역시 이미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은 94명을 모은 것이라, 특정 제품이나 루틴이 얼마나 자주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확률을 말해 주지는 않는다.

연구진은 한국식 스킨케어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ADV는 보도자료에서 근거 있는 스킨케어 원칙이 소셜미디어를 거치며 누구에게나 맞는 '만능 공식'처럼 단순화되고 안전 맥락이 빠지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파이사노 박사는 "소셜미디어 유행을 무시하기보다 대화에 참여해 근거 기반 스킨케어 정보를 정확하고, 쉽고, 흥미롭게 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 이상 사례 보고, 영유아용 비중 43%

국내에서도 화장품 이상 사례는 꾸준히 보고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월 1일 발표한 '2025년 화장품 안전성 정보 보고 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1만1882건 가운데 향·색상 등 단순 불만 1만597건을 뺀 1285건이 분석 대상이었다. 영유아용 제품이 556건(43.2%)으로 가장 많았고, 기초화장용 475건(37.0%), 인체 세정용 107건(8.3%), 염모용 74건(5.8%)이 뒤를 이었다.

화장품 안전성 정보 보고 분석 사례 중 영유아용 제품 비중 추이(2022년 27.5% → 2023년 21.5% → 2024년 32.1% → 2025년 43.2%).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25년 화장품 안전성 정보 보고 사례」(2026년 10월 1일 발표), 의학신문·푸드투데이 보도

의학신문·푸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영유아용 제품 비중은 2022년 27.5%, 2023년 21.5%에서 2024년 32.1%, 2025년 43.2%로 커졌다. 증상은 대부분 가려움, 피부염, 두드러기, 발진, 열감 같은 경미한 수준이었고 사망이나 중대한 장애 같은 중대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상처나 손상된 피부에는 사용을 자제하고, 화장품이 눈에 들어가면 즉시 물로 씻어 내며, 증상이 이어지면 전문가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2025년 화장품 안전성 정보 보고 분석 사례(1285건) 제품 유형별 건수
유형건수비중
영유아용556건43.2%
기초화장용475건37.0%
인체 세정용107건8.3%
염모용74건5.8%
색조화장용35건2.7%
두발용23건1.8%

'유행 루틴' 따라 하기 전 확인할 것

두 연구와 식약처 안내를 종합하면, 영상 속 루틴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피부 상태에 맞는지부터 따져 보는 것이 안전하다. 연구에서 문제로 지적된 지점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각질 제거제(AHA·BHA), 레티노이드, 비타민C,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활성 성분을 한꺼번에 여러 개 새로 시작하지 않는다.
  • '즉각적 효과'나 '누구에게나 맞는다'는 주장, 자극 위험·자외선 차단 언급이 없는 영상은 한 번 더 의심한다.
  • 새 제품은 좁은 부위에 먼저 써 보고, 붉어짐·따가움·가려움이 생기면 사용을 멈춘다.
  • 아토피피부염·주사·여드름 등 기존 피부 질환이 있거나 증상이 계속되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한다.
  • 이상 증상은 식약처나 판매업체에 보고할 수 있고, 피해 보상은 한국소비자원(국번 없이 1372)에 상담할 수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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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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