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가장 가까운 바다 동물로 불리는 돌고래. 귀여운 외모와 친근한 이미지로 익숙하지만, 과학계에서 돌고래는 오랜 시간 동안 지능과 사회성 면에서 인간에 가장 근접한 해양 생물로 주목받아 왔다.
최근 해양 생태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돌고래는 단순한 해양 포유류를 넘어 복잡한 사회 구조와 고차원적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고등 생명체로 평가되고 있다.
돌고래는 해양 포유류 중에서도 특히 이빨고래류(Odontoceti)에 속하는 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90여 종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국 연안에서 자주 발견되는 대표적인 종은 남방큰돌고래(Tursiops aduncus)와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다. 제주도 연안에는 남방큰돌고래 약 12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들은 고유한 무리를 이루고 장기간 한 지역에 머무는 정주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돌고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탁월한 지능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돌고래의 뇌 무게 대비 지능지수(encephalization quotient)는 인간, 침팬지 다음으로 높다”며 “문제 해결 능력과 추론, 모방, 자의식 측면에서도 고등 인지능력을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인식하는 능력도 입증돼, 자가 인식(Self-recognition)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동물로 분류된다.
돌고래는 의사소통 능력에서도 독보적인 특성을 보인다. 단순한 소리 신호를 넘어서, 개체마다 고유한 휘파람 소리(시그니처 휘슬, Signature whistle)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서로를 식별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이미 국제 학술지 PNAS를 통해 발표된 바 있다. 이는 사람의 이름처럼 고유 식별 정보를 담은 언어 체계의 초기 형태로, 동물계에서는 드문 사례다.
또한 이들은 무리 지어 살아가며, 철저한 모계 중심의 사회 구조를 형성한다. 어미 돌고래는 새끼를 3~6년 이상 길러내며, 암컷들은 서로 협력해 육아를 분담하기도 한다.
일부 종에서는 고래판 ‘유치원’이라 불릴 만큼, 새끼들을 공동 돌보는 행동도 관찰된다. 사회적 유대가 매우 강하며, 동료가 죽으면 주변을 떠돌거나 시신을 밀어 올리는 애도 행동(grieving behavior)도 보고된 바 있다.
사냥 방식 역시 주목할 만하다. 돌고래는 협동 사냥을 통해 어류 떼를 몰아가며 포획하는 전략을 쓰며, 때때로 물속에서 기포를 이용해 ‘거품 그물(Bubble net)’을 만들어 먹이를 가둬 사냥하기도 한다.
일부 지역의 무리에서는 특정 도구(예: 바다 해면)를 입에 물고 해저를 뒤지며 먹이를 찾는 도구 사용 행위도 기록돼 있다.
돌고래의 청각 능력은 인간을 압도한다. 이들은 초음파를 이용해 에코로케이션(반향정위)을 수행하며, 대상 물체의 거리, 크기, 밀도 등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먹잇감 탐지뿐 아니라, 어두운 해역이나 탁한 물속에서도 방향을 찾고 의사소통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이다.
돌고래는 과학계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보호 가치가 높은 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980년대 이후 고래류 전면 포획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돌고래는 대부분 멸종위기종 또는 보호종으로 분류된다. 한국에서도 남방큰돌고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해양생물로 관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돌고래의 생존을 단순한 종 보전 차원을 넘어, 해양 생태계 건강성의 지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복잡한 사회성과 뛰어난 인지능력, 정교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이 해양 포유류는 바다 속 고등 생명체로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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