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모와 하늘다람쥐가 숲속 둥지를 재활용해 새끼를 키우는 방법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울창한 산림의 전경
KBS '환경스페셜'의 [숲, 야생의 이웃] 영상에 따르면, 숲속의 야생 동물들은 생존과 종족 보전을 위해 주변 환경을 활용한 독특한 주거 전략을 사용합니다. 청설모와 하늘다람쥐, 동고비 등은 각자의 방식대로 집을 짓거나 기존의 구조물을 개조해 새끼를 키우는 보금자리를 마련하며, 곤충들 또한 식물의 잎을 이용해 정교한 요람을 만들어 생명 유지를 이어갑니다.
청설모와 하늘다람쥐의 서로 다른 둥지 건축 방식
숲의 나무 위에는 다양한 형태의 집이 존재합니다. 청설모는 나뭇가지를 모아 둥글게 쌓아 올려 둥지를 만드는데, 이는 까치집이나 럭비공 모양을 띠기도 합니다. 특히 입구 부분에는 이끼를 가져다 붙여 보금자리를 완성합니다. 둥지 내부에는 마른 풀과 짐승의 털을 깔아 안락함을 더합니다. 영상에서는 생후 5일 된 청설모 새끼들이 털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몸을 부대끼며 체온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이 새끼들은 부모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발톱이 길고 뚜렷해 나무 타기에 유리한 특징을 보입니다. 어미 청설모는 포식자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새끼를 입으로 물어 안전한 새 보금자리로 옮기는 이사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때 어미는 이동 중 잠시 멈춰 새끼를 핥으며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세심함을 보입니다.
반면 하늘다람쥐는 은사시나무의 구멍을 주거지로 활용합니다. 하늘다람쥐 부부는 지난해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에 일찌감치 입주하여 거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하늘다람쥐의 둥지 꾸미기는 매우 독특합니다. 나무 속을 한 가닥씩 긁어내어 부드러운 나무 섬유(시로라기)를 만든 뒤, 이를 바닥에 깔아 마치 이불처럼 사용합니다. 이 구멍 둥지는 손바닥만 한 크기지만 새끼를 키우기에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며, 숲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주택 역할을 합니다.
기존 구조물을 재활용하는 숲속 동물들의 주거 전략
숲의 생태계에서는 한 동물이 만든 집을 다른 동물이 재활용하거나 개조하는 '재건축'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동고비는 딱따구리가 파놓은 나무 구멍을 발견하면, 그 안에 진흙을 발라 입구를 좁히는 방식으로 집을 개조합니다. 이러한 황토 공사는 몸집이 큰 새나 천적의 침입을 막는 방어 기제로 작용합니다. 동고비는 보통 한 배에 일곱 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으며, 암수가 함께 먹이를 나르며 새끼를 양육합니다. 주로 수컷이 먹이를 잡아오면 암컷은 둥지 안에서 새끼를 먹이는 역할을 분담합니다.
이러한 둥지 활용 과정에서는 치열한 쟁탈전도 발생합니다. 영상에서는 박새가 동고비의 튼튼한 구멍 둥지를 노리고 접근하는 장면이 나타나며, 동고비 부부와 박새 사이의 둥지 쟁탈전이 포착되었습니다. 또한, 나무 구멍을 구하기 어려운 하늘다람쥐가 청설모가 만들어 놓은 나뭇가지 둥지를 재활용해 새끼를 키우는 모습도 확인되었습니다. 구멍 둥지를 빼앗긴 하늘다람쥐 어미와 새끼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다 결국 청설모의 둥지로 이사하는 과정은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선택임을 보여줍니다.
곤충들이 잎을 이용해 만드는 정교한 요람
동물뿐만 아니라 곤충들도 식물의 잎을 이용해 정교한 알의 요람을 만듭니다. 길이가 6mm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곤충인 거위벌레 암컷은 잎을 겹겹이 말아 올린 뒤, 말아놓은 잎 가장자리에 구멍을 뚫어 그 안에 알을 낳습니다. 짝짓기 후 수컷이 떠나면 홀로 남은 암컷은 잎을 자르고 구멍을 내어 알을 위한 은신처를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안락한 요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어미가 만든 잎을 먹으며 성장하게 됩니다.
큰 멋쟁이 나비 애벌레는 숲속의 건축가라 불릴 만큼 능숙한 집 짓기 실력을 보여줍니다. 이 애벌레는 거북꼬리 잎에 실을 뿜어 고정한 뒤, 입을 당겨 잎을 둥글게 만드는 방식으로 집을 짓습니다. 이 과정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완성된 집은 바람이 잘 통하고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숲의 생태계는 각 생명체가 가진 기발한 생존 전략과 재활용, 그리고 공존의 신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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