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주요 주주 "스위스를 떠나라"…해외 자회사 자본규제 강화에 160억 달러 부담 주장
스위스 최대 은행 UBS의 주요 주주인 미국 자산운용사 아르티산 파트너스가 9월 30일(현지시간) UBS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스위스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스위스 의회가 추진하는 자본규제 강화안이 시행되면 UBS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본 160억 달러를 더 쌓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르티산은 UBS 주식 6000만 주 이상을 운용하고 있다.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해 몸집이 커진 UBS를 두고 스위스 정부와 의회는 '다시는 납세자가 은행을 구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규제를 조여 왔다. 은행은 경쟁력 훼손을 이유로 반발해 왔는데, 이번에는 주주가 공개적으로 '본사 이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스위스는 더 이상 UBS에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미국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글로브뉴스와이어로 공개된 서한에는 아르티산의 글로벌 가치팀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니얼 오키프·마이클 매키넌과 인터내셔널 가치그룹의 이언 맥고니글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서한에서 "The simple fact is that Switzerland is no longer an attractive or desirable location for UBS(분명한 사실은 스위스가 더 이상 UBS에 매력적이거나 바람직한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라고 썼다.
이어 "We urge the Board to act in light of the grim reality in which UBS now finds itself and part ways with a country and a regulatory structure that leave it no real choice(이사회가 UBS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 사실상 다른 선택지를 남겨 두지 않는 국가 및 규제 구조와 결별하기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서한은 옮겨 갈 구체적인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다.
투자사 계산 "추가 자본 160억 달러, 시가총액 360억 달러 손실"
서한에 따르면 현행 규정에서 UBS가 보유해야 하는 보통주자본(CET1)은 560억 달러인데, 입법이 유력한 현재 안이 시행되면 720억 달러로 늘어난다. 아르티산은 늘어나는 160억 달러를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주주 자본"이라고 표현했다.
아르티산은 이 자본을 다른 곳에 쓰면 연 15%, 약 24억 달러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주가수익비율 15배를 적용해 시가총액 약 360억 달러, UBS 현재 시가총액의 약 23%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계산했다. 이 수치는 투자사 자체 추산이다.
| 항목 | 금액 | 비고 |
|---|---|---|
| 현행 CET1 요구액 | 560억 | 서한 기준 |
| 강화안 시행 시 CET1 요구액 | 720억 | 입법 유력안 기준 |
| 추가 CET1 | 160억 | 720억-560억 |
| 추가 자본의 연 기대 순이익 | 24억 | 수익률 15% 가정 |
| 시가총액 손실 추산 | 360억 | 주가수익비율 15배 가정, 시가총액의 약 23% |
상원, 해외 자회사 지분에 '보통주자본 90%' 요구
쟁점은 UBS 본사(스위스 모회사)가 보유한 해외 자회사 지분을 얼마나 '튼튼한 자본'으로 받쳐야 하느냐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2026년 4월 22일 의회에 낸 은행법 개정안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이 해외 자회사 지분 장부가를 전액 보통주자본으로 받치도록 했다. 연방정부는 당시 조건에서 UBS가 약 200억 달러의 보통주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상원(전체회의)은 9월 23일 이를 일부 완화해 해외 자회사 지분을 보통주자본으로 90% 받치게 하는 안을 찬성 33표, 반대 10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현재는 보통주자본 45%와 AT1(신종자본증권) 17%로 받치게 돼 있다. 보통주자본 50%와 AT1 50%를 섞는 절충안도 거론됐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AT1은 은행이 위기에 빠지면 상각될 수 있는 채권형 자본이다.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 구제 과정에서 이 증권이 전액 상각돼 큰 논란이 일었다. 상원 토론에서 피르민 비쇼프 의원은 AT1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Wenn es kracht, ist nicht klar, was passiert(위기가 터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스위스 매체 왓슨이 전했다.
UBS "스위스에서 글로벌 은행으로 계속 운영하는 것이 목표"
UBS는 상원 결정 직후 90% 요구가 경쟁력에 지속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며 보통주자본 50% 안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르티산 서한에 대해서는 스위스에서 글로벌 은행으로 성공적으로 계속 운영하는 것이 목표이며, 규제가 '목표에 맞고 비례적이며 국제 기준에 맞아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법안은 하원(국민의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하원에서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 스위스인포는 최종 결정이 2027년 이전에는 나오기 어렵다고 전했다. 연방정부는 국회 통과가 제때 이뤄지면 7년의 경과 기간을 두고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아르티산의 요구가 실제 본사 이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한 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거대해진 은행을 어떻게 규제할지를 놓고, 금융 안정을 앞세운 정부와 수익성을 앞세운 주주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맞붙었다는 점에서 국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참고 자료
- Artisan Partners Global Value Team and International Value Group Send Letter to Board of UBS — 아르티산 파트너스·글로브뉴스와이어(2026년 9월 30일)
- Too-Big-To-Fail-Regulierung: Bundesrat verabschiedet Botschaft und Eigenmittelverordnung — 스위스 연방정부(2026년 4월 22일)
- Too Big To Fail — 스위스 연방재무부
- UBS: Ständerat fordert 90 Prozent Eigenkapital für Auslandbeteiligungen — 왓슨(2026년 9월 23일)
- Ständerat sagt Ja zu schärferen Eigenmittel-Regelungen für Banken — 라디오 센트럴(2026년 9월 23일)
- UBS Should Quit Switzerland Over Capital Rules, Investor Says — 스위스인포(2026년 9월 30일)
- US investor Artisan urges UBS to quit Switzerland over capital rules — 로이터·AOL(2026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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