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가려움증 약 '아포퀠' 13정 삼킨 고양이 이틀 입원…美서 반려동물 과다 섭취 상담 늘어
미국의 24시간 반려동물 독성 상담기관 펫 포이즌 헬프라인(Pet Poison Helpline)이 현지시간 9월 30일 반려견 피부 가려움증 치료제 '아포퀠'(성분명 오클라시티닙)을 개나 고양이가 실수로 삼키는 사고 상담이 늘고 있다며 보호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 기관은 인디애나주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같은 집 반려견에게 처방된 알약 13정을 먹고 이틀 동안 집중 치료를 받은 사례를 함께 공개했다.

빈 약통, 그리고 눈을 찡그린 고양이
펫 포이즌 헬프라인에 따르면 고양이 다섯 마리와 개 한 마리를 키우는 보호자 그레이스(Grace)는 퇴근 후 바닥에 떨어진 빈 아포퀠 약통을 발견했다. 그는 "막 반려견 처방을 다시 받아서 약통에 13정이 남아 있던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섯 마리 가운데 '탠저린(Tangerine)'만 셋째 눈꺼풀(순막)이 올라오고 눈을 찡그리는 증상을 보였고, 보호자는 곧바로 상담 전화를 걸었다.
헬프라인은 고양이 한 마리당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양이 적다고 보고 다섯 마리 모두 동물병원에 데려가라고 권했다. 탠저린은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응급 동물병원에서 수액, 간·신장 보호 약물, 독소 제거 치료와 심혈관 감시를 받으며 이틀간 입원했다. 혈액검사에서는 이미 간과 신장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의 수석 수의독성학자 르네 슈미드(Renee Schmid) 수의사는 "다른 종을 위해 만들어진 약을 먹었다"며 "치료하지 않았다면 치명적이었을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탠저린은 후유증 없이 회복했고, 나머지 고양이들에게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기관은 밝혔다.
왜 위험한가…'맛있게 만든' 약의 역설
아포퀠은 조에티스(Zoetis)가 만든 개 전용 알레르기·아토피 피부염 가려움증 치료제로, 가려움 신호를 전달하는 JAK(야누스 키나아제) 경로를 억제한다. 슈미드 수의사는 "지난 몇 년 동안 아포퀠 관련 상담이 늘어 왔다"며 이 약이 대량으로 먹었을 때, 그리고 처방받지 않은 동물이 먹었을 때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프라인은 정해진 용량으로 개에게 쓸 때는 안전하고 유익한 약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문제는 2023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씹어 먹는 츄어블정이다. FDA는 2026년 7월 2일 낸 소비자 안내에서 이 제품에 돼지 간 향이 들어 있어 일부 개와 고양이가 매우 좋아해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FDA에 따르면 승인 이후 2026년 4월 2일까지 접수된 과다 섭취 보고는 개 259건, 고양이 64건이다.
FDA는 과다 섭취 시 구토·설사, 무기력, 눈 충혈과 눈 주위 부기가 나타날 수 있고 심장·뇌·신장·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증상은 대개 24시간 안에 나타난다고 안내했다. 특히 고양이가 개보다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의 전문매체 dvm360은 츄어블정이 생후 12개월 이상 개에게만 승인된 제품이라고 전했다.
| 자료 | 기간 | 개 | 고양이 | 합계 |
|---|---|---|---|---|
| 미국 FDA 접수 과다 섭취 보고 | 2023년 6월 츄어블 승인~2026년 4월 2일 | 259건 | 64건 | 323건 |
| 펫 포이즌 헬프라인 증상 발현 사례(논문) | 2022년 1월~2024년 11월 | 354건 | 63건 | 417건 |
츄어블 출시 1년 만에 상담 299% 증가
상담 증가세는 학술 자료로도 확인된다. 펫 포이즌 헬프라인과 세이프티콜 인터내셔널 소속 연구진은 2025년 4월 의학독성학회지(Journal of Medical Toxicology)에 2022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이 기관에 접수된 오클라시티닙 과다 섭취 사례를 분석한 논문을 실었다. 증상이 나타난 사례는 417건으로 개 354건, 고양이 63건이었다.
연구진은 2023년 10월 츄어블 제형이 시장에 나온 뒤 1년 동안 의도치 않은 노출 관련 상담이 299% 늘었다고 밝혔다. 사례에서는 신경계·소화기·심혈관·신장·간·눈 이상과 혈구 수치 변화가 함께 나타났고, 치료는 대부분 증상에 맞춘 보존적 치료였다. 연구진은 동물에 쓰는 JAK 억제제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수치는 독성 상담기관에 걸려 온 전화와 FDA에 자발적으로 들어온 보고를 모은 것이어서 실제 발생 건수나 발생률을 뜻하지는 않는다. 상담하지 않은 사례는 빠지고, 제품 사용량이 늘면 보고도 함께 늘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동물병원에서도 처방되는 약
아포퀠은 국내 동물병원에서도 개 가려움증 치료에 처방되는 약이다. 수의 전문지 데일리개원은 2025년 3월 한국조에티스의 '아포퀠 츄어블 정'을 소개하며 회사가 기존 정제와 같은 효과에 기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기호성이 높다는 장점이 집 안의 다른 동물에게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2024년 10~12월 3000가구 방문조사)에서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로 집계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80.5%가 개를, 14.4%가 고양이를 키운다고 답했다. 개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집이라면 개 약이 고양이 손에 닿지 않게 하는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보관과 대처, 이렇게
FDA와 펫 포이즌 헬프라인이 내놓은 권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증상이 없어 보여도 많은 양을 먹었을 가능성이 있으면 바로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 약은 원래 포장 그대로 높은 찬장이나 잠금장치가 있는 수납장 등 동물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선반 위 약통도 고양이가 떨어뜨릴 수 있다.
- 약을 많이 먹은 것이 의심되면 즉시 동물병원에 연락한다. 남은 알약 수를 세어 두면 섭취량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여러 마리를 키우면 누가 먹었는지 단정하지 말고, 다른 동물도 구토·설사·무기력·식욕 부진·눈 변화가 없는지 살핀다.
- 집 안에 약을 노리는 동물이 있다면 향이 없는 일반 정제로 바꾸는 방안을 담당 수의사와 상의한다.
-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처방된 약을 임의로 먹이지 않는다.
참고 자료
- Toxin Calls Regarding Apoquel Increase — Pet Poison Helpline, PR Newswire(2026-09-30)
- Toxin Calls Regarding Apoquel Increase — Pet Poison Helpline(2026-09-30)
- Preventing Accidental Apoquel Chewable Overdoses — 미국 식품의약국(FDA)(2026-07-02)
- Multisystemic Consequences Following Oclacitinib Maleate (Apoquel®) Overdose Ingestion in Cats and Dogs — Journal of Medical Toxicology(2025-04-21)
- Pet Poison Helpline reports rise in Apoquel calls — dvm360(2026-09-30)
- 조에티스, '아포퀠 츄어블 정' 4시간내 소양증 완화 — 데일리개원(2025-03-20)
- 2025년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 29.2%..역대 최대 — 데일리벳(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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