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음식 한입이 응급상황으로…강아지·고양이에게 위험한 음식은

추석 연휴에는 갈비찜과 잡채, 전, 송편, 과일 등 평소보다 다양한 음식이 식탁에 오른다. 하지만 가족이 무심코 건넨 한입이나 바닥에 떨어진 음식이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중독, 질식 또는 소화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초콜릿, 양파·마늘, 포도·건포도, 자일리톨, 술과 지방이 많은 음식 등을 반려동물이 피해야 할 식품으로 안내한다. 명절 음식은 여러 재료와 양념이 섞여 있어 겉으로 보이는 주재료만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갈비찜·불고기·잡채 속 양파와 마늘
갈비찜과 불고기, 잡채, 동그랑땡에는 양파나 마늘이 흔히 들어간다. 양파·마늘·파 등 알리움속 식물은 개와 고양이의 적혈구를 손상시켜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에 따르면 생것뿐 아니라 익히거나 말리고 농축한 양파와 마늘도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양파와 마늘을 건져낸 뒤 고기만 주는 방식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구토와 설사, 식욕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적혈구 손상이 진행되면 무기력, 잇몸 창백, 빠른 호흡, 붉거나 짙은 소변 등이 관찰될 수 있다. 일부 증상은 섭취 직후가 아니라 며칠 뒤 나타날 수 있으므로 먹은 사실을 확인했다면 증상을 기다리지 말고 동물병원에 문의해야 한다.

전·산적·비계는 소화기와 췌장에 부담
육전과 동그랑땡, 산적, 튀김처럼 지방이 많은 음식은 구토와 설사를 일으킬 수 있고 일부 동물에서는 췌장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갈비와 수육의 비계, 기름진 국물도 피하는 것이 좋다.
반복적인 구토와 식욕 부진, 심한 복통, 무기력 등이 나타나면 진료가 필요하다. 간이 강한 음식은 염분도 많아 심장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동물에게 특히 부담이 될 수 있다.
갈비뼈·닭뼈는 질식과 장폐색 위험
갈비뼈나 닭뼈를 간식처럼 건네는 것도 금물이다. 미국수의사회(AVMA)는 뼈가 질식이나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익힌 뼈는 부서지면서 날카로운 조각이 생겨 식도와 위장관을 다치게 할 가능성도 있다.
반려동물이 침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헛구역질을 반복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면 즉시 응급 동물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입안 깊숙이 걸린 뼈를 손으로 무리하게 빼내려 하면 더 깊이 밀어 넣거나 보호자가 물릴 수 있다.
포도·건포도는 양을 예측하기 어렵다
추석 과일상에 자주 오르는 포도와 건포도는 일부 개에서 급성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어떤 개가 어느 정도를 먹었을 때 중독되는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두 알이니 괜찮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구토, 설사, 식욕 저하, 복통과 무기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상태가 악화하면 소변량이 줄어들 수 있다. 껍질과 씨를 제거해도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며 건포도가 든 빵이나 샐러드도 주의해야 한다.
초콜릿·커피·차, 카카오 함량 높을수록 주의
초콜릿에 들어 있는 테오브로민과 카페인 같은 메틸잔틴 성분은 반려동물의 신경계와 심혈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과 제과용 초콜릿일수록 위험성이 크다.
구토, 설사, 불안, 헐떡임, 갈증과 배뇨 증가, 빠른 심장박동, 떨림과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위험도는 반려동물의 체중과 초콜릿 종류, 섭취량에 따라 달라지므로 제품 포장지를 버리지 말고 수의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무설탕’ 제품은 자일리톨 확인해야
자일리톨은 무설탕 껌과 사탕뿐 아니라 일부 저당 디저트, 구강관리 제품과 영양제에도 사용된다. 개가 자일리톨을 섭취하면 인슐린이 급격히 분비돼 심각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용량에서는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토, 축 늘어짐, 비틀거림, 떨림, 의식 저하와 발작은 대표적인 위험 신호다. 제품 원재료명에서 자일리톨 또는 xylitol을 확인하고, 섭취가 의심되면 증상이 없어도 즉시 동물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송편과 떡은 독성보다 질식에 유의
송편과 절편은 양파나 초콜릿처럼 특정 성분에 의한 대표적인 독성 식품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다만 찰기가 강하고 덩어리가 커 소형견이나 노령동물이 그대로 삼키면 목에 걸리거나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송편 속 견과류와 당류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자일리톨을 사용한 저당 제품이라면 개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명절 음식을 나눠주지 않고 평소 먹던 사료와 반려동물 전용 간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먹었다면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말아야
위험 음식을 먹었다면 남은 음식을 치워 추가 섭취를 막고, 음식이나 제품의 정확한 이름과 원재료, 먹은 양, 섭취 시각, 반려동물의 체중과 현재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 포장지나 남은 음식도 함께 가져가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소금물이나 과산화수소를 임의로 먹여 토하게 해서는 안 된다. 독성 물질의 종류와 섭취 시각, 동물의 상태에 따라 구토 유도가 흡인성 폐렴이나 식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AVMA도 수의사나 동물 중독 전문가의 지시 없이 구토를 유도하거나 약을 투여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우유나 기름을 먹이는 민간요법도 피해야 한다. 호흡 곤란, 의식 저하, 경련, 반복적인 구토, 심한 떨림, 잇몸 창백 또는 보행 이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응급 동물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가족 모두에게 ‘사람 음식 금지’ 알려야
명절 음식은 반려동물의 눈높이나 식탁 가장자리에 두지 말고, 사용한 접시와 음식물 쓰레기는 바로 치우는 것이 좋다. 손님과 어린이에게도 사람 음식을 주지 말아 달라고 미리 알려야 한다.
여러 사람이 조금씩 나눠주면 보호자가 전체 섭취량을 파악하기 어렵다. 식사 시간에는 반려동물이 별도의 안전한 공간에서 쉬도록 하고, 평소 먹던 사료나 전용 간식만 정해진 양으로 제공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료: 미국 식품의약국(FDA) 'Potentially Dangerous Items for Your Pet', 미국수의사회(AVMA) 'Holiday Pet Safety' 및 'Pet First Aid', 머크 수의학 매뉴얼의 양파·마늘, 포도·건포도, 초콜릿, 자일리톨 중독 자료.
이 기사는 일반적인 반려동물 안전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동물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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