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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릴랜드, 개인 데이터로 식료품값 달리 매기는 '감시 가격' 금지법 10월 1일 시행

미국 메릴랜드주가 대형 식료품점과 배달 플랫폼이 소비자 개인 데이터로 가격을 달리 매기는 '감시 가격(surveillance pricing)'을 금지하는 법을 현지시간 10월 1일부터 시행했다. 같은 매장 같은 장바구니가 쇼핑객마다 평균 약 7% 다르게 표시된 소비자단체 실험이 입법 논의의 계기가 됐다.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대형 식료품점과 음식 배달 플랫폼이 소비자 개인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매기는 행위를 금지하는 '약탈적 가격 책정 방지법(Protection From Predatory Pricing Act)'이 현지시간 10월 1일 시행됐다.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는 이 법을 식료품점의 개인화 가격을 금지하려는 미국 첫 주(州) 차원의 시도라고 평가했다.

메릴랜드 주의회 기록에 따르면 이 법(하원 법안 HB 895)은 웨스 무어 주지사의 요청으로 하원의장이 대표 발의했고, 하원(96대 32)과 상원(41대 1)을 거쳐 4월 28일 주지사 서명으로 확정됐다(주법 제154장). 공식 명칭은 '식품 소매업자와 제3자 배달 서비스 제공자–다이내믹 프라이싱과 개인 데이터'다.

슈퍼마켓 선반에 진열된 향신료 포장 제품 아래 붙은 전자 가격표들
슈퍼마켓 선반에 설치된 전자 가격표(ESL). 원격으로 가격을 바꿀 수 있어 미국에서 감시 가격 논쟁과 함께 거론된다(자료사진, 아랍에미리트 매장으로 기사 속 메릴랜드 매장 아님). 사진: Maheshod98 / 위키미디어 공용(CC BY 4.0)

무엇이 금지되나…매장 1만5000제곱피트 이상·배달 앱 대상

로펌 스캐든의 법률 해설에 따르면 법은 면세 식품을 파는 매장 면적 1만5000제곱피트(약 1394㎡) 이상의 식품 소매업체와, 이런 식품을 배달하는 제3자 배달 서비스에 적용된다. 이들은 가격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 도구 등으로 특정 소비자에게 맞춘 가격을 정하거나 개인 데이터를 이용해 개별 소비자에게 더 높은 값을 매길 수 없다. 주의회 법안 요약에는 법이 보호하는 계층(protected class)에 관한 정보를 이용한 판매·광고 제한도 담겼다.

예외도 있다. 로열티(멤버십) 프로그램 혜택, 고객 유지를 위한 일시 할인, 배송비·세금처럼 객관적 비용 차이에 따른 가격 차이는 허용된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개인 데이터 제공에 동의한 경우도 예외다. 위반은 불공정·기만적 거래 행위로 간주되며 주 법무장관실 소비자보호국이 집행한다. 벌금은 위반 1건당 최대 1만 달러, 반복 위반은 최대 2만5000달러이고, 소비자가 직접 소송을 낼 권리는 없다.

메릴랜드 '약탈적 가격 책정 방지법' 주요 내용
항목내용
시행일2026년 10월 1일
적용 대상면세 식품 판매 매장 1만5000제곱피트(약 1394㎡) 이상 식품 소매업체, 제3자 배달 서비스
금지 행위개인 데이터·다이내믹 프라이싱으로 개별 소비자 가격 설정
주요 예외멤버십·로열티 혜택, 일시 할인, 배송비·세금 등 비용 차이, 소비자 동의
벌금건당 최대 1만 달러, 반복 위반 최대 2만5000달러
집행주 법무장관실 소비자보호국(시정 기간 45일, 개인 소송권 없음)

입법 불 지핀 '인스타카트 실험'…같은 장바구니가 최대 6달러 차이

논의에 불을 붙인 것은 컨슈머리포트와 연구단체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가 2025년 12월 공개한 조사다. 공개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두 단체는 2025년 9월 자원봉사자 437명이 같은 시간에 식료품 배달 앱 인스타카트로 같은 매장의 같은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게 하는 실험을 했다(분석에 쓴 유효 제출은 193건). 대상은 세이프웨이 3곳과 타깃 2곳이었다.

그 결과 실험 품목의 74%가 쇼핑객에 따라 여러 가격으로 표시됐고, 한 품목이 동시에 최대 5가지 가격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같은 품목의 최고·최저가 차이는 최대 23%, 가격이 달라진 품목의 평균 차이는 13%였다. 장바구니 합계는 평균 약 7% 차이가 났다.

오하이오주 타깃 매장에서는 같은 장바구니가 쇼핑객 5명에게 84.43달러, 84.81달러, 84.92달러, 87.91달러, 90.47달러로 표시됐다. 가장 싼 값과 비싼 값의 차이는 6.04달러로 약 7.2%다.

미국 오하이오주 타깃 매장의 같은 장바구니가 인스타카트에서 쇼핑객 5명에게 84.43~90.47달러로 표시된 결과. FAM타임스 자체 제작 모션 그래프. 자료: 컨슈머리포트·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 인스타카트 가격 조사(2025년 9월 실험, 2025년 12월 공개)
컨슈머리포트·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 인스타카트 가격 실험 주요 결과
항목결과
참여 자원봉사자437명(유효 제출 193건)
여러 가격으로 표시된 품목 비율74%
같은 품목 최대 가격 차이23%
가격이 달라진 품목 평균 차이13%
장바구니 합계 평균 차이약 7%

컨슈머리포트는 이런 차이가 가정에 따라 연간 1200달러 넘는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인스타카트는 이에 대해 "컨슈머리포트가 의도적으로 단 하나의 비전형적인 장바구니를 고른 뒤, 단기 무작위 실험 결과를 1년짜리 가상의 일관된 결과 추정치로 늘렸다"고 반박하면서도, 2025년 12월 22일 해당 가격 테스트를 끝낸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같은 매장 같은 상품에 다른 가격이 나온 테스트가 일부 고객에게는 기대에 어긋났다"고 밝혔다고 유통 전문지 그로서리다이브가 전했다.

뉴욕은 '표시 의무', 코네티컷·뉴저지도 금지…"허점 많다" 비판도

다른 주도 움직이고 있다. 뉴욕주는 2025년 11월 10일부터 알고리즘 가격 공개법을 시행해, 개인 데이터로 가격을 정하는 기업이 가격 근처에 "이 가격은 당신의 개인 데이터를 이용해 알고리즘이 정했습니다(THIS PRICE WAS SET BY AN ALGORITHM USING YOUR PERSONAL DATA)"라는 문구를 표시하도록 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올해 1월 인스타카트에 가격 실험과 공개 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미국 주정부 전문 매체 스테이트라인에 따르면 코네티컷주는 올해 6월 소매업체와 배달 서비스 전반의 감시 가격을 폭넓게 금지하는 법에 서명했고, 뉴저지주는 7월 식료품 가격에 개인 데이터를 쓰지 못하게 하면서 새 전자 가격표 설치를 1년간 유예하는 법을 만들었다. 올해 최소 11개 주가 비슷한 법안을 검토했다.

다만 소비자단체는 메릴랜드 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레이스 게디 컨슈머리포트 선임 정책분석가는 서명 당일 성명에서 "안타깝게도 이 법에는 업계에 유리한 허점이 너무 많고 집행 규정이 약하다"고 말했다. 컨슈머리포트는 멤버십·구독 기반 가격이 예외로 빠졌고, 혼자 사는 노인처럼 아주 좁게 나눈 소비자 집단을 겨냥한 가격은 막지 못하며, 법무장관만 소송할 수 있고 45일 사전 통지 기간이 있다는 점을 한계로 들었다.

스테이트라인은 소비자 옹호론자들의 말을 빌려, 감시 가격은 쇼핑객이 다른 사람에게 매겨진 값을 볼 수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법이 실제로 얼마나 지켜지는지는 메릴랜드 법무장관실의 첫 집행 사례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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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선
FAM타임스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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