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갤러리 시몬 '비커밍 위드' 전시,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 작가 요이의 작품 세계
미미상인이 직접 기획한 서촌 갤러리 시몬의 전시 '비커밍 위드(Becoming With)'에서는 위상수학을 다루는 김주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 작가 요이, 색채의 박미나 작가가 참여해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울 서촌의 인왕산 풍광을 담은 '갤러리 시몬'에서 세 명의 여성 작가가 참여한 기획 전시 '비커밍 위드(Becoming With)'가 열린다. 유튜브 채널 '미미상인 mimisangin' 영상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며, 함께 존재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연대와 공존의 메시지를 담아 미미상인이 직접 큐레이터와 도슨트 역할을 맡아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김주현(조각), 요이(영상), 박미나(회화) 작가가 참여하여 각기 다른 매체로 '함께됨'의 의미를 풀어낸다.
위상수학의 원리로 우주와 생명을 그리는 김주현 작가
전시에 참여한 김주현 작가는 위상수학의 원리와 자연법칙을 바탕으로 공간과 조각을 확장해 나가는 작업을 선보인다. 영상 속 설명에 따르면, 작가의 작품은 수많은 선과 빛의 모듈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확장된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은 안쪽 면이 바깥 면이 되고, 다시 새로운 차원의 바깥 면이 되는 식의 우주 생성 원리를 시각화한다. 이는 블랙홀 내부로 빨려 들어간 공간이 새로운 공간의 바깥이 되는 원리와도 맞닿아 있다.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연필을 꾹꾹 눌러 그리는 방식을 사용하며, 이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작가는 작품의 형태를 보고 누군가의 호흡을 불어넣는 '풍선'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풍선은 생명의 시작인 씨앗이자 결과물인 열매를 상징하며, 작가는 이러한 생명력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전시 공간 내 계단 밑 비밀스러운 공간에도 김주현 작가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공간감을 선사한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주목한 요이 작가의 '하이드로페미니즘'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 중 하나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인 작가 요이(Yo-E Ryou)다. 요이 작가는 제주 해녀 커뮤니티에서 생활하며 몸으로 직접 경험한 것들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영상에서는 작가가 물속에서 느낀 평형 감각, 즉 귀 내부의 '반달림프기관(달팽이관)'을 소재로 한 작업들을 소개한다. 작가는 물속에 들어가 귀가 먹먹해지는 순간 비로소 인지하게 된 이 보이지 않는 기관을 상상과 사진의 조합을 통해 그려낸다.
요이 작가의 작업은 종이 위에 연필로 그린 드로잉 위에 투명한 유리판을 겹쳐 놓은 형태를 띤다. 이 유리판은 마치 물처럼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주며, 작가가 물을 통해 배운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미학적으로는 물의 유동성과 연결성을 강조하는 '하이드로페미니즘(Hydro-feminism)'의 관점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물이 사람 사이를 파고들고 연결하는 속성을 이용해 여성적 가치를 확장하는 개념이다. 작가는 해녀를 단순히 소비적인 대상으로 그리는 것을 대신해, 해녀들이 일상에서 서로에게 기대어 쉬는 모습 등을 통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관계성을 보여준다.
색채의 마법사 박미나가 깨뜨린 미술계의 금기
회화 작가 박미나는 유쾌한 색채 감각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영상에서는 작가가 과거 한국 미술계로부터 "얼굴을 너무 크게 그리면 작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라는 조언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과정을 전한다. 박미나 작가의 '스크림' 연작은 뭉크의 작품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작가만의 치밀한 규칙이 숨겨져 있다.
박미나 작가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줄 때 색을 직접 섞지 않고, 제조사마다 미세하게 다른 물감의 색상 차이를 이용하는 독특한 방법론을 사용한다. 이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잘 보여준다. 코, 귀, 입 등 신체 부위를 단순화하면서도 하트 모양의 목젖을 그려 넣는 등 사랑스럽고 위트 있는 표현력이 특징이다. 작가는 미국 헌터 칼리지에서 공부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치밀한 규칙 속에서 색채의 변주를 시도한다.
이번 '비커밍 위드' 전시는 오는 10월 15일(목)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갤러리 시몬에서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일요일과 월요일, 그리고 9월 25일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