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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신 작가 첫 개인전 《Endless》, 반도체 기술로 빚어낸 사랑과 욕망의 도상

FAM타임스 | 박준서 | 입력 2026.09.19 19:47 | 댓글 0

전시회장에서 여성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곽신 작가 첫 개인전 《Endless》, 반도체 기술로 빚어낸 사랑과 욕망의 도상
▲ 전시회장에서 여성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의 수장인 곽신 작가가 산업 현장의 기술력을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킨 첫 개인전 《Endless》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곽신 작가가 29년간 몸담아온 반도체 산업의 정밀한 기술과 삶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결합해 선보이는 자리다.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금속 위에 영원히 이어지는 시간과 삶의 궤적을 담아내며 신진 작가로서의 강렬한 출발을 알렸다.

사랑, 욕망, 그리고 영원한 시간의 세 가지 도상

미미상인 mimisangin 영상에 따르면, 곽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삶을 관통하는 세 가지 핵심 도상을 다룬다. 누구나 갈망하는 '욕망(달러 사인)',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사랑(하트)', 그리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는 '시간(시계)'이 그 주인공이다. 영상 속 화자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도 마음은 있다"며 하트 도상이 주는 사랑의 의미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시침과 분침, 초침이 모두 사라진 시계 오브제다. 특정 시간을 가리키지 않는 이 시계는 시간의 보편성을 상징하며, 전시 제목인 '엔들리스(Endless)'처럼 영원성을 시각화한다. 또한, 입방체 형태의 주사위 작품은 인생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랑과 욕망, 그리고 단 하나뿐인 시간이 공존함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앤디 워홀을 연상시키는 정교한 달러 사인 작품 역시 군더더기 없는 마무리를 통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반도체 기술과 예술의 만남, CNC 밀링으로 구현한 정밀함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의 본업인 반도체 산업의 기술력이 작품의 제작 방법론으로 직접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곽신 작가는 29년 동안 반도체 현장에서 다뤄온 알루미늄과 CNC 밀링, 산업용 로봇 기술을 활용해 금속 표면을 정교하게 깎아냈다.

영상에서는 작품 표면이 마치 작은 픽셀처럼 수많은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점에 주목했다. 이는 한 덩어리를 통째로 깎아낸 것이 아니라, 정밀한 가공을 통해 구현된 결과물이다. 작가는 금속의 견고함 위에 기술과 삶이 이어지는 과정을 담아냈으며, 기계와 협력하는 현대 미술의 새로운 방법론을 보여준다. 영상 속 언급에 따르면,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기업의 기계를 사용하며 발생한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는 등 작업에 임하는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인류의 역사를 개척해 온 금속의 영원성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메시지를 아로새기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경영인 '곽동신'과 예술가 '곽신'의 이중생활

곽신 작가는 한미반도체의 경영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분리하여 활동한다. 이는 가수 다프트 펑크(Daft Punk)가 헬멧을 통해 캐릭터를 구분했던 방식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전시 공간 한쪽에는 작가의 아버지 때부터 사용해 온 오래된 기계들이 배치되어, 그가 어떤 배경에서 예술적 꿈을 키워왔는지 보여준다. 이 공간은 작가가 어떤 배경에서 예술가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실마리가 된다.

전시된 소품들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 미래를 꿈꾸며 수집했던 '백투더퓨처'의 스케이트보드, '철인 28호' 모티브의 베어브릭, 다프트 펑크의 헬멧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수집품들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한 인간이 꿈을 완성해 나가는 원동력을 상징한다. 작가는 스스로에게 "출동하라, 네 차례다"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의 작품을 컬렉션하는 등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예술로 확장하고 있다. 곽신 작가는 현재의 작업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며 끊임없이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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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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