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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경고택 김동희 개인전, 6톤의 흙 파내고 다락 밖으로 꺼낸 파격적 전시

2년에 한 번 문을 여는 종로 운경고택에서 김동희 작가의 개인전 《다시 도착한 집》이 열립니다. 6톤의 흙을 파내고 다락을 밖으로 꺼내는 등 고택의 지형과 시선을 활용한 파격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운경고택 김동희 개인전, 6톤의 흙 파내고 다락 밖으로 꺼낸 파격적 전시
▲ 한옥 내부에서 마이크를 든 여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 종로의 고즈넉한 한옥, 평소에는 일반인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운경고택'이 2년에 한 번뿐인 특별한 문을 열었습니다. 제12대 국회의장을 지낸 운경 이재형 선생이 1953년 매입해 머물렀던 이곳은 조선 시대 덕흥대원군과 그 후손들이 대대로 살았던 '도정궁'의 터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동희 작가가 2년 동안 이곳을 드나들며 준비한 개인전 《다시 도착한 집》이 진행 중입니다.

6톤의 흙을 파내고 다락을 밖으로 꺼낸 파격적 시도

이번 전시는 공간과 작가의 작업이 밀접하게 맞물린 '이인전(二人展)'의 성격을 띱니다. 김동희 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상상한 공간을 실제 지형에 구현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마당의 지형을 활용한 파격적인 작업입니다. 작가는 안채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시각화하기 위해 땅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나온 흙의 양만 무려 6톤에 달합니다. 파낸 흙은 현재 창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엄격히 제한되어 아무나 올라갈 수 없었던 '다락' 공간을 작품의 형태로 밖으로 끄집어냈습니다. '뒤집힌 다락'이라는 이름의 이 구조물은 다락의 데이터를 활용해 좌우를 바꿔 제작되었습니다. 이는 과거에 다락에 올라가지 못했던 경험을 예술적 상상력으로 구현한 것으로, 관람객이 고택의 외부와 내부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형과 시선을 따라가는 조형물과 지도 작업

전시된 작품들은 운경고택의 지형적 특징과 역사적 맥락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육분원. 분원을 위한 굴토'라는 제목의 구조물은 안채에서 대문을 바라보는 시선을 반영해 제작되었습니다. 지형이 낮은 곳에서는 기둥을 길게 세우고, 높은 곳에서는 짧게 만들어 땅의 높낮이를 시각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담을 넘어서는 시선의 흐름을 경험하게 됩니다.

고택의 역사를 담은 지도 작업도 눈에 띕니다. 작가는 시대별 지도 자료를 한 화면에 합쳐 운경고택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나무의 색깔을 통해 각 시대에 공존했던 건물들을 구분했으며, 경복궁 근정전의 위치와 지도의 오차까지 그대로 표현해 시대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1953년 건립 이후 모습이 유지된 운경고택과 달리, 급격히 변해온 주변 환경의 대비를 보여주는 장치가 됩니다.

연못의 형태를 데이터로 변환해 만든 가구 형태의 작업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수면의 높이 차이를 이용해 만든 이 작품은 관람객이 연못에 기대어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설계되었습니다. 작가는 안팎의 경계가 오묘한 한옥의 특성을 살려, 신발을 벗은 실내의 마음으로 바깥 연못의 형상을 마주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운경고택의 특별한 관람 경험

미미상인 mimisangin 영상에 따르면, 이번 전시 기간 동안 운경고택은 일반 관람객에게 예약제로 공개됩니다. 하루에 다섯 번, 회차당 20명씩 제한하여 운영되며, 한 회차당 관람 시간은 약 1시간 20분입니다. 하루 총 100명만이 이 특별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랑채에 설치된 작품들은 작가가 과거 다른 공간에서 선보였던 작업들을 고택의 환경에 맞춰 변형해 가져온 것들입니다. 창틀의 사이즈가 일치하는 작업을 배치하거나, 안채에서 사랑채로 이어지는 시선을 곡선으로 표현한 '흰 선' 작업 등을 통해 고택의 구석구석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2026년 10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고택의 풍경과 작가의 조형물이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시간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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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서
FAM타임스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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