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문 장인의 60년 양봉 노하우, 60일 숙성으로 완성한 고밀도 꿀
흰색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매달려 있는 꿀 주머니 옆에 앉아 있다.
전남의 한 산속, 수백 개의 벌통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날갯짓 소리가 가득한 곳에 60년 동안 꿀을 지켜온 임형문 장인이 있습니다.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영상에 따르면, 임 장인은 1956년 단 3통의 벌통으로 양봉을 시작해 현재는 아들과 함께 약 1,000여 통의 벌통을 관리하며 한 통당 최대 3만 마리에 달하는 벌을 키우고 있습니다. 86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들과 함께 2대째 양봉업을 이어가며 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60일간의 기다림, 밀봉된 꿀이 완성되는 숙성 과정
꿀벌이 모은 꿀이 완벽한 품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공정보다 자연스러운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에 벌들이 꿀을 채우고 나면, 벌들은 밀랍으로 꿀의 입구를 단단히 봉인합니다. 아카시아 꽃이 시고 3~4개월이 지난 요즘은 벌들이 꿀을 모으는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임형문 장인은 벌들이 밀랍으로 입구를 닫아 완숙시킨 상태를 확인한 뒤, 이 밀봉된 상태로 약 60일을 꼬박 기다리는 '숙성' 과정을 거칩니다. 벌이 꿀을 채워 밀봉한 후 약 두 달에서 석 달 정도가 지나야 비로소 완숙된 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60일 동안 벌집 안에서 숙성된 꿀은 수분 함량이 매우 낮고 밀도가 높아, 일반적인 꿀보다 훨씬 진득한 질감을 갖게 됩니다. 실제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꿀과 임 장인의 숙성꿀을 비교했을 때 그 차이가 명확히 나타납니다. 영상 속 실험에서 이쑤시개를 꽂았을 때 일반 꿀은 쉽게 쓰러지지만, 60일간 숙성되어 농축된 임 장인의 꿀은 이쑤시개가 아주 천천히 쓰러질 정도로 밀도가 높고 끈끈한 것이 특징입니다.
콩가루와 소나무 추출물 배합한 특별한 '벌밥'
임 장인이 고품질의 꿀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 비결 중 하나는 벌들의 먹이인 '벌밥'에 있습니다. 과거 홍수로 인해 키우던 벌을 모두 잃었던 시행착오를 겪은 후, 벌들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방식입니다. 영상에서는 벌들이 먹는 밥이 마치 된장처럼 보여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임 장인은 "벌들이 먹으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밥"이라며 벌밥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이 벌밥은 콩가루와 꽃가루를 3:1의 비율로 배합하여 만듭니다. 여기에 특별한 재료가 하나 더 추가되는데, 바로 소나무에서 추출한 항산화 물질인 '퀘르세틴' 성분입니다. 소나무의 팔, 줄기, 껍질 등에서 추출한 이 성분을 벌밥에 첨가함으로써 벌들의 면역력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더욱 건강하고 질 좋은 꿀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임 장인은 벌들에게 이 밥을 먹이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전통 방식의 채밀과 2대째 이어지는 양봉 정신
꿀을 수확하는 '채밀'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벌집 표면의 흰 밀랍을 칼로 걷어내고 벌집틀을 분리하는 작업은 많은 시간을 요합니다. 특히 수분 함량이 낮아 매우 진득한 숙성꿀의 경우, 기계로 채밀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때 임 장인은 삼베에 벌집을 넣고 대들보에 매달아 꿀을 걸러내는 전통 방식을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어른들이 직접 집채를 깨물어 먹기도 했으나, 아이들이나 치아가 약한 노인들이 먹기 편하도록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삼베를 이용합니다. 삼베를 통해 천천히 걸러진 꿀은 더욱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현재 이 60년의 노하우는 식품공학을 전공한 아들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풍부한 양봉 경험에 자신의 전공 지식을 더해 완벽한 꿀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 장인은 "돈을 벌기보다 좋은 꿀을 생산해 손님들에게 주는 것이 목표"라며, 밤늦게까지 벌통을 순찰하는 부지런한 양봉 인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채밀하는 날은 온 가족이 모여 소고기를 먹으며 축제처럼 즐기는 명절과도 같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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