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물 수의사 민정 씨가 일주일 된 송아지 수정란을 품에 안고 다니는 이유
흰색 작업복을 입은 여성이 축사에서 소 옆에 서서 미소 짓고 있다.
대동물 수의사로 근무하는 민정 씨는 가운 대신 방역복을 입고 축사를 누비며 소를 진료한다. 덩치가 큰 소를 다루는 일은 체력 소모가 크고 위험 요소도 많지만, 민정 씨는 6년 전 용감하게 대동물 수의사에 도전해 현재는 숙련된 기술을 갖춘 '선수'로 불린다. 최근 KBS 인간극장(2022년 9월 12일 방송) 영상에서는 민정 씨가 일주일 된 송아지 수정란을 이식하기 위해 이를 몸에 품고 이동하는 섬세한 과정과 수의사 부부의 일상이 담겼다.
영하 273도 액체 질소부터 일주일 된 수정란까지
대동물 수의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인공 수정이다. 발정이 온 암소에게 수소의 정액을 주입해 임신을 돕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영하 273도의 극저온을 유지하는 액체 질소를 사용한다. 영상 속 민정 씨는 액체 질소에 보관된 정액 빨대를 꺼내 물의 온도를 맞춰 녹이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렇게 얼려둔 정액은 반영구적으로 보관이 가능하다.
또한, 민정 씨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좋은 품종의 소를 위해 수정란을 직접 만들고 길러내기도 한다. 수정란 안에는 일주일 된 송아지가 들어있는데, 이 작은 생명을 이식할 때는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민정 씨는 여름철 차 안의 온도 상승이나 겨울철의 급격한 온도 저하를 막기 위해 수정란을 보온병에 담거나, 옷 속에 넣어 체온으로 온도를 유지하며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수정란을 품에 안고 이동하는 모습은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하지만, 생명을 지키기 위한 수의사의 필사적인 노력이다.
어린 소의 돌발 행동 대비한 보호대와 긴장감 넘치는 이식 작업
수정란 이식 작업은 매우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진료 대상인 어린 소들은 성체 소들에 비해 싫은 기색을 강하게 표현하거나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민정 씨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소의 발을 고정할 보호대를 준비한다. 시술 중 소가 갑연히 주저앉거나 발길질을 할 경우 수의사가 팔이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을 입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민정 씨는 차분한 모습으로 수정란 이식을 진행하지만, 작업이 끝난 뒤에는 땀이 흥건할 정도로 집중력을 쏟아붓는다. 민정 씨는 "잘 된 것 같다"며 덤덤하게 말하지만, 현장의 긴장감은 결코 낮지 않았다. 이식 작업 이후에도 아산과 강진 등 여러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 이어진다.
수의사 부부의 달콤한 일상과 새로운 시작
민정 씨의 곁에는 남편 건학 씨가 있다. 건학 씨 역시 수의사로, 다음 주부터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에 인턴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이른 새벽부터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아내의 출근길에 화분을 챙기고 위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챙겨주는 남편의 모습과, 바쁜 진료 일정 중에도 점심 식사를 위해 만나는 부부의 모습이 그려진다. 영상 속에서 건학 씨는 아내의 이름을 '500원'이라는 별명으로 저장해 부르는 장난을 치기도 하며 다정한 면모를 보인다.
건학 씨는 아내의 직업적 전문성을 존중하며, 아내의 말을 잘 듣겠다며 인턴 생활에 대한 각오를 다진다. 아내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밥을 준비하는 건학 씨의 모습은 고된 노동을 이어가는 대동물 수의사 부부의 따뜻한 일상을 보여준다. 민정 씨는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진료 일정 속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인 소들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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