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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과수원 속 노부부의 집, 프라이버시 지키는 '구멍 난 창문'의 설계

천안 과수원 언덕에 위치한 노부부의 집은 외부 시선을 차단하는 중정 구조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특수 창문 설계를 통해 자연 속 안식처를 구현했습니다.

천안 과수원 속 노부부의 집, 프라이버시 지키는 '구멍 난 창문'의 설계
▲ 마당이 있는 주택 앞에서 남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천안의 한 과수원 언덕, 부모님의 평생 터전을 위해 딸이 건축가에게 의뢰해 지은 특별한 주택이 공개되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이 집은 주변 과수원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거주자의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내부 지향적 중정' 구조를 채택한 것이 특징입니다.

경치를 누리되 시선은 차단하는 '내부 지향적' 설계

이 집의 가장 큰 설계적 특징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내부에서는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당초 건축가는 언덕 양쪽을 잇는 긴 파노라마 뷰를 계획했으나,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거주자의 성향을 반영해 설계를 변경했습니다. 그 결과, 집은 동그란 배 모양의 평면을 갖게 되었고, 중앙에는 네모난 마당이 파여 있는 중정 구조를 띠게 되었습니다.

집의 외곽은 곡선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쪽을 직선으로 잘라낸 형태의 발코니가 거실과 연결됩니다. 이 발코니는 긴 처마 역할을 하여 한여름 직사광선이 거실로 직접 들어오는 것을 막아줍니다. 거실에서는 멀리 보이는 저수지와 아파트 단지 같은 원경을 볼 수 있는 동시에, 고개를 돌리면 작은 한옥 같은 스케일의 중정 마당이 펼쳐지는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거실의 시선 높이는 원경을 조망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노부부의 생활 패턴을 반영한 공간 분리와 디테일

주택은 크게 1층의 사랑방과 2층의 메인 주택으로 나뉩니다. 1층 사랑방은 한옥의 전통을 살려 외부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텐마루 형태의 공간은 벽면에 앵커를 고정한 켄틸레버(Cantilever) 공법을 사용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가벼운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창틀 프레임을 최소화한 코너 창문은 과수원 풍경을 개방감 있게 담아내며, 손님들이 간단히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2층 메인 주택은 노부부의 생활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안방과 연결된 욕실은 아버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공간으로, 목조 욕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욕조 창문은 천정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통창이 아니라, 욕조에 앉은 사람의 눈높이에 맞춘 작은 '구멍 난 창문'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거주자는 외부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고 정원과 하늘을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어머니를 위한 다다미 방은 마당을 통해 안채를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주방 공간은 가족 간의 소통을 위해 아일랜드 키친을 중심으로 한 오픈형 LDK(Living, Dining, Kitchen)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요리를 하면서도 거실의 가족과 대화할 수 있으며, 냄새가 나는 요리를 위한 별도의 다용도실(두 번째 키친)을 분리해 쾌적함을 더했습니다. 다용도실은 김장을 하는 등 가사 활동이 용이하도록 바닥 단을 낮춰 배수가 잘 되게끔 설계되었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중정과 조경의 미학

중정은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무는 핵심 공간입니다. 거실부터 발코니, 그리고 중정의 데크까지 동일한 목재를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공간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건축가는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유리 난간 상단에 금속 캡을 씌우지 않는 디테일을 적용했습니다. 이는 앉았을 때 시선에 걸리는 장애물을 없애 경치를 온전히 누리기 위함입니다.

중정의 조경은 절제미를 강조합니다. 넓은 데크와 잔디밭이 만나는 지점에는 '백일홍' 나무 한 그루를 심어 공간의 단조로움을 피했습니다. 영상에서는 이를 까만색 바탕에 하얀색 점이 있는 중국식 태극 문양에 비유하며, 데크와 잔디밭이라는 두 영역이 서로를 휘감으며 조화를 이루는 구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일홍은 아름다운 수형과 100일 동안 피는 꽃 덕분에 정원수로 활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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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박준서
FAM타임스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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