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간접흡연 피해 입증, '냄새 수치화'한 피해일지가 결정적
정장을 입고 안경을 쓴 남성이 창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복도형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실내 흡연 문제는 이웃 간의 갈등을 넘어 건강권 침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최근 대한법률구조공단 목포출장소 이승윤 법무관은 옆집의 지속적인 실내 흡연으로 고통받던 임산부 부부를 대리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법구공TV 영상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흡연 피해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증명했는지가 승소의 관건이었습니다.
냄새의 강도를 숫자로 기록한 '피해일지'의 힘
간접흡연은 담배 연기나 냄새가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 법적 공방에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인 신혼부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피해일지'를 작성했습니다. 피해자는 언제, 어느 장소(베란다, 출입문 등)에서 냄새를 맡았는지 기록하는 것은 물론, 냄새의 정도를 1부터 10까지의 수치로 정량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에는 8이나 9로, 단순히 냄새가 느껴지는 정도라면 3이나 4로 표시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기록은 막연한 주장이 아닌, 피해의 지속성과 강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되었습니다. 이승윤 법무관은 영상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피해일지가 실제 소송에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리사무소 근무일지와 가해자의 비협조적 태도
피해일지 외에도 재판부의 판단에 도움을 준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관리사무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기에, 경비원들이 작성한 '근무일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근무일지에는 민원 접수 내용과 더불어, 관리 주체가 해당 호실을 방문했을 때 가해자가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상황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가해자는 "담배 연기는 본인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마귀가 보내는 것"이라는 식의 비상식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했으나, 이러한 발언 역시 근무일지에 상세히 적혀 있어 재판부의 판단에 반영되었습니다. 또한, 임산부인 피해자가 간접흡연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태아 건강 염려로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 역시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출되었습니다. 이승윤 법무관은 간접흡연 관련 등록된 판례를 찾기 어려워 초기에는 입증 문제로 고민이 많았으나, 의뢰인이 적극적으로 아파트 내부 및 복도 사진, 금연 포스터 등을 촬영해 제공해준 덕분에 소송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상 '흡연 중단 권고' 위반이 승소로 이어져
이번 소송에서 법리적으로 핵심이 된 부분은 '공동주택관리법'입니다. 해당 법 제20조(간접흡연의 방지 등)에 따르면 공동주택 입주자는 발코니나 화장실 등 실내 세대 내에서 흡연으로 인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간접흡연 피해를 입은 입주민이 관리주체에게 알리면 관리주체는 해당 입주자에게 흡연 중단을 권고할 수 있으며, 가해자는 이 권고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재판부는 가해자가 관리주체의 권고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을 멈추지 않은 점, 그리고 아파트 관리 규약과 엘리베이터·현관 등에 게시된 금연 포스터 등을 무시한 점을 근거로 이를 불법행위로 판단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의뢰인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의뢰인들은 소송 결과 이후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으며, 지속적인 이웃 갈등으로 인해 해당 집을 매물로 내놓고 이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승윤 법무관은 이번 사건을 통해 공단의 업무가 매우 보람차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주지부 근무 당시의 좋은 기억과 동료들의 배려 덕분에 다시 한번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위해 다양한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 상담은 국번 없이 132번을 통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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