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심성철 셰프 콜라보, 뉴욕식 스테이크와 중식의 만남
흰색 조리복을 입은 두 명의 셰프가 주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지선 셰프와 뉴욕에서 활동하는 심성철 셰프가 만나 중식과 양식의 경계를 허무는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정지선 셰프의 유튜브 채널 '정지선의 칼있스마' 영상에 따르면, 이번 협업은 뉴욕의 스타일과 한국 중식의 성향을 하나의 접시에 담아내기 위해 약 1년 전부터 논의되어 온 결과물입니다.
뉴욕과 한국, 서로 다른 주방 스타일이 만든 변수와 비하인드
두 셰프의 만남은 화려한 결과물 뒤에 치열한 주방의 현실을 담고 있었습니다. 심성철 셰프는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에서 '구이', '92', '마리네' 등 여러 업장을 운영하는 셰프로, 이번 행사에서 정지선 셰프와 함께 메뉴를 구성했습니다. 영상에서는 두 셰프가 서로 다른 주방 환경 때문에 겪었던 고충이 가감 없이 드러납니다.
심성철 셰프는 뉴욕에서 근무할 당시 한국에서 사용하던 특정 브랜드의 소스를 구할 수 없어 한국에서 직접 가져오기도 했으며, 미국 현지에서 처음 접한 '두반장'의 색다른 매력에 짜장면 소스를 조합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은 주방 기구의 차이가 큰 변수였습니다. 심성철 셰프가 주로 사용하는 오븐이나 믹서 대신, 웍(Wok)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정지선 셰프의 주방 환경에 맞춰 메뉴를 조율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지선 셰프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새벽 3~4시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작업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조식 서비스가 끝나는 오전 10시에 바로 다음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긴박한 일정 속에서, 두 셰프의 팀은 메뉴 준비(프렙)를 위해 밤샘 작업을 이어가며 긴장감 넘치는 주방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영상 속에서는 뉴욕 현지 행사 당시, 딤섬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돌발 상황도 언급되었습니다. 홀 매니저가 열정적으로 디저트(바스)를 준비하던 중, 설탕이 담긴 팬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전 직원이 소금을 이용해 진화하며 위기를 넘겼던 긴박한 순간이 전해졌습니다.
중식과 양식의 조화, 콜라보레이션 메뉴 구성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핵심은 각자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코스로 어우지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정지선 셰프는 "한 접시에 두 셰프의 생각을 담는 것이기에 의견을 끊임없이 주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공개된 주요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 김말이와 프렌치 딥 응용 메뉴: 한식과 중식의 바이트(Bite)를 결합한 시작 메뉴입니다.
- 탕바오 삼계탕 컨셉: 기존 돼지고기 속재료 대신 닭간살을 사용하고 삼계탕의 풍미를 더한 메뉴입니다.
- 라조장 오이 무침: 딤섬의 라조장을 활용해 궁채, 복숭아, 참외, 셀러리와 함께 신선한 회를 곁들였습니다.
- 전복 새우 요리: 묵은지와 토르티야를 더해 한식의 색채를 입혔으며, 잎으로 감싸 통으로 쪄서 튀겨낸 형태입니다.
- 가지 완자: 가지를 튀겨 떡갈비 같은 완자 형태로 만들고 두반장, 고추장, 토마토 쿨리를 졸인 소스를 곁들였습니다.
마지막 디저트는 심성철 셰프의 시그니처인 흑임자 아이스크림과 정지선 셰프 팀의 카다이프 바나나를 조합하여 구성되었습니다. 여기에 고량주를 활용한 페어링이 더해져 손님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72시간의 정성, 시그니처 '체크 등심 스테이크' 조리법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심성철 셰프의 스타일을 담은 '체크 등심 스테이크'였습니다. 이 메뉴는 완성되기까지 총 72시간의 공정이 소요되는 정밀한 요리입니다. 먼저 누룩과 흑마늘을 사용해 고기를 염장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저온에서 정교하게 쿠킹(Cooking)을 진행하며, 고기 작업 과정에서 나온 부위를 활용해 소스를 만듭니다. 소스는 고기 육수에 카라멜라이징한 재료, 레드 와인, 포트 와인을 넣고 묵션(Reduction)시킨 뒤, 비프 스톡 베이스와 블랙페퍼로 마무리하여 깊은 맛을 냈습니다.
스테이크를 구울 때는 강한 온도에서 표면을 노릇한 갈색으로 만드는 '시어링(Searing)' 과정이 핵심입니다. 영상에서는 적당한 스테이크 두께로 손가락 한 마디 정도를 권장하며, 강한 온도에서 시어링을 통해 풍미를 끌어올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스테이크와 함께 제공된 가니쉬는 다섯 가지 버섯(송이, 새송이, 양송이, 느타리, 포치니)을 활용한 머쉬룸 퓨레와 직접 만든 파이 도(Pie dough) 치즈 구이로 구성되어, 두 셰프의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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