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 남부의 설원 지대에서 서식하는 아무르표범의 개체 수가 최근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과 러시아 자연자원환경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무르표범의 야생 개체 수는 약 120마리로 추정됐다. 이는 2010년대 초반 약 30마리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아무르표범은 ‘표범(Panthera pardus)’의 아종으로, 시베리아표범 또는 극동표범이라고도 불린다. 현재는 러시아 연해주 남부와 중국 동북부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고 있으며, 전 세계 표범 아종 가운데 가장 북쪽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세계자연기금(WWF)은 이 종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대형 고양잇과 동물”로 분류하고 있다.
연해주 지역의 야생동물 보호 구역 ‘표범의 땅 국립공원(Land of the Leopard National Park)’이 2012년 설립되면서 개체 수 회복의 전환점이 마련됐다.
해당 공원은 러시아와 중국 접경 지역 약 26만 헥타르 규모로, 표범의 주요 서식지를 포함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밀렵 방지와 산림 복원, 먹이 동물인 노루·멧돼지 개체 관리 등을 병행하며 보호 정책을 강화해왔다.
아무르표범은 평균 몸길이 110~140㎝, 몸무게 35~45㎏ 정도이며, 긴 다리와 두꺼운 겨울 털로 눈 덮인 지형에 적응해 있다. 낮보다 새벽과 해질녘에 주로 활동하며, 사슴·노루·토끼 등을 사냥해 먹는다.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IUCN은 아무르표범을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국제거래를 금지하는 CITES 부속서Ⅰ에도 포함돼 있다. 한국에서도 20세기 초까지 함경도 일대에 분포했으나, 196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것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중국은 러시아와의 공동 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지린성·헤이룽장성 일대에는 ‘동북표범국가공원(东北虎豹国家公园)’이 조성돼 있으며, 양국 연구진은 위성추적 장비와 자동카메라를 통해 표범의 이동 경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개체 수 증가가 보호구역 확대와 밀렵 단속 강화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의 생태학자 안드레이 아르테모프는 “서식지 파괴를 최소화하고 불법 사냥을 차단한 것이 회복의 핵심 요인”이라며 “장기적인 서식지 연결성 확보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공동으로 유전자 다양성 보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개체는 건강 상태 평가를 위해 포획 후 다시 방사되는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인공증식은 제한적으로 시행 중이며, 야생 복귀보다는 유전자 보존을 목표로 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아무르표범의 개체 수 증가는 국제사회가 협력한 보호정책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개체 수가 150마리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서식지 단절과 불법 사냥, 먹이 감소 등의 위협 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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