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붉은 털과 길고 둥근 꼬리, 그리고 고양이 같은 체형. 흔히 팬더라고 하면 거대한 흑백 곰을 떠올리지만, 또 다른 판다가 있다. 바로 히말라야 산맥과 중국 남부의 고산림에 서식하는 소형 포유류, 래서판다다.
래서판다(Ailurus fulgens)는 판다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자이언트판다와는 전혀 다른 종이다. 생물학적으로 곰과도, 너구리과와도 거리를 두고 있으며, ‘레서판다과(Ailuridae)’라는 독립된 과에 속하는 유일한 현존 종으로 분류된다.
외형상 너구리, 족제비, 고양이 등의 특징이 혼합된 모습이지만,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따라 고유한 진화 경로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몸길이는 약 50~65cm, 꼬리 길이는 30~50cm이며, 체중은 3~6kg 정도다. 겉모습은 작고 귀여워 보이지만, 야생에서는 단독 생활을 선호하며, 매우 영역적인 성향을 보인다. 주로 해발 2,200~4,800m 고도의 한랭 습윤 지역에 서식한다.
래서판다의 주요 서식지는 네팔, 부탄, 인도 북부, 미얀마, 중국 남서부 지역 등이다. 대나무 숲과 활엽수림이 혼재된 고산 지대에서 생활하며, 나무 위에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나무를 잘 타는 발톱과 긴 꼬리는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성은 초식에 가까운 잡식성이다. 먹이의 대부분은 대나무 잎과 순이며, 이외에도 과일, 나무껍질, 곤충, 새알 등을 섭취한다. 대나무 소화 능력은 자이언트판다보다 낮지만, 특정한 효소 분해 과정을 통해 섬유질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
야행성이며, 낮 시간에는 주로 나뭇가지 위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한다. 겨울철에는 체온을 절약하기 위해 활동량을 줄이며, 꼬리로 몸을 감싸는 자세를 취해 체온 손실을 방지한다.
번식은 주로 겨울에 이루어지며, 임신 기간은 약 130일 내외다. 보통 1~4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새끼는 둥지에서 약 3개월가량 어미의 보호를 받는다. 생후 1년이 지나면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한다.
현재 래서판다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멸종위기종(Endangered)’으로 분류되어 있다. 개체 수 감소의 주요 원인은 서식지 파괴, 삼림 벌채, 불법 밀렵, 반려동물 산업을 위한 포획 등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 개설과 관광 개발로 인해 주요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으며, 유전적 다양성 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동물원과 보호구역에서는 래서판다 보전을 위한 번식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 청주동물원 등이 래서판다를 사육 중이며, 일부 기관은 국제 보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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