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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이미지(사진=ⓒGetty Images Bank) |
故임세원 교수가 환자의 범행으로 사망했고 그의 생전 SNS글이 공개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 분야에서 많은 환자들을 위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1일 환자가 수십 번 찌른 흉기에 의해 안타깝게 사망한 임세원 교수는, 20여 년간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를 돌보며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이 분야의 전문가다.
임세원 교수는 이외에도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며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만드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임세원 교수에 대해 "고인은 본인에게는 한없이 엄격하면서 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이자 치유자"라며 "우리나라 자살 예방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 사회의 리더"라고 평했다.
임세원 교수의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를 추모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며 임세원 교수의 장례식장 장소 또한 궁금해하는 네티즌들이 넘쳐나고 있다. 애도의 물결 속에서 임세원 교수가 생전에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며 느꼈던 바를 진솔히 적은 SNS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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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임세원 교수가 근무한 강북삼성병원(사진=ⓒ강북삼성병원 홈페이지) |
다음은 임세원 교수가 SNS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얼마 전 응급실에서 본 환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신 선생님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긴박감과 피냄새의 생생함 그리고 참혹함이 주된 느낌이었으나 사실 참혹함이라면 정신과도 만만치 않다. 각자 다른 이유로 자신의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보다 객관적 상황에 처해있는관찰자 입장에서는 그중에서도 정말 너무 너무 어려운, 그 분의 삶의 경험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혹함이 느껴지는,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는 도대체 왜 이 분이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 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그 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 이렇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그 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또한 그 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들의 삶을 돕게 될 것이다. 모두 부디 잘 지내시길 기원한다.'
한편, 강북삼성병원은 故임세원 교수의 프로필을 비롯해 예약 치료를 받는 서비스 창을 그대로 보존해 둠으로 많은 이들의 추모에 잠시 함께 참여했다.
[팸타임스=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