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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삼다수 사고가 발생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지난 20일 오후 6시40분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기계를 정비하던 직원 김모씨(35)의 몸이 끼여버린 것을 알고 동료가 기계를 멈추고 119에 후송했지만 결국 1시간 뒤 사망했다. 경찰 부검 결과 김 씨는 목 부위에 강한 압박을 받아 호흡을 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개발공사는 이 사고 직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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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나흘만인 23일 수사당국이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사고 발생 나흘만인 23일 수사당국이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했다. 지난 24일 설비 작동 이력 등을 파악해 당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가 진행됐다. 확보된 자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져 앞으로 2주 이상 분석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어제 오후 8시부터는 일본 설비 제작사, 유족 등이 함께 현장 점검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작업 매뉴얼 준수, 기계 결함 등의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어린 딸을 둔 가장인 김모씨는 CCTV도 없는 공장에서 3조 2교대로 12시간씩 근무를 했다고 전해진다. 수리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몸이 끼여 숨진 삼다수 사고에 관해 위탁판매처인 광동제약과 약속한 물량을 무리하게 맞추다가 변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사고가 난 해당 기기는 지난 2003년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지난해 8월 안전 점검을 마쳤다. 유족들은 "업무 강도가 좀 있다. 힘들었다, 힘들다라는 얘기는 좀 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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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1위 브랜드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브랜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41.5%였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덕에 지난해 매출 3241억원을 달성했다.
2012년부터 삼다수의 위탁판매를 맡아 온 광동제약도 삼다수로 수혜를 입었다. 위탁판매란 상품의 제조 및 소유자가 대행업체에 판매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판매 대행사는 보통 매출 대비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데 광동제약은 삼다수 위탁판매로 지난 2017년 19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7년간 삼다수를 위탁판매해 막대한 매출을 올린 광동제약은 이번 사고에 대해 유감 표명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유는 광동제약이 생산이 아닌 위탁판매만 맡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라인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자신들은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24일 광동제약 관계자는 "현재 제주삼다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측에서 별도로 공식 위로나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삼다수 공장에서 직원이 작업 중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오 사장은 지난 2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에 대해 사장인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제주삼다수를 사랑하는 도민과 고객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삼다수공장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과 함께 설비교체 및 개선, 공장 운영 프로세스 개선 등 안전대책을 바로 세우기로 했다. 또한 생산현장은 4조3교대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으며 생산현장에 안전감독관을 상시 배치하고 직원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선 및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필요한 장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 운영하겠다는 내용을 전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나도 안타깝다" "CCTV가 없다는 게 말이되냐" 등의 반응으로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9일에는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故이민호(19) 군이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 내 음료 제조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기계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제품 적재기에 눌려목과 가슴 등에 큰 부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열흘 뒤인 19일 끝내 숨졌다.
[팸타임스=김유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