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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에서는 한원주 의사의 일상이 공개됐다 (출처=KBS 홈페이지 캡쳐) |
KBS '인간극장' 93세 한원주 의사의 활기 넘치는 일상이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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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주 의사는 40년 전 남편을 잃었다 (출처=KBS 홈페이지 캡쳐) |
24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93세 닥터 한과 인생 병동' 3부를 방영했다. 남양주에 위치한 요양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원주 의사는 9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70여 년을 활발하게 의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근검절약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일제시대 태어난 그는 1949년,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물리학자였던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내과 전문의를 땄다. 그는 "남편이 시카고 대학에서 조교를 하면서 월급으로 받은 돈을 아껴 써서 비행기 표를 샀다. 세 아이들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에게 맡기고 저는 독신으로 속여서 갔다"면서 "그 때는 그게 가능한 시절이었다"고 돌이켰다.
한원주 의사는 약 40년 전 뜻하지 않은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이후 잘 나가던 병원을 접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돌보는데 힘쓰다가 경기 남양주 소재 요양병원에서 죽음을 앞둔 동년배들을 치료하며 10년째 내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아픈 몸만큼 삶의 의욕도 줄어만 가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의사로서의 역할을 다할 뿐아니라 말동무가 되어주며 환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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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주 의사는 자신이 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출처=KBS 홈페이지 캡쳐) |
한원주 의사의 살림은 65세의 둘째 딸 김명화 씨(65)가 도맡아 한다. 이날 김명화 씨는 "이제 연세를 조금 더 드시지 않았냐. 1년이 더 돼서 환자를 보는 것도 힘드실 것 같다"고 병원 일에만 몰두한 엄마에 대해 걱정을 내비쳤다. 이에 한원주 선생님은 "나는 괜찮다는데 왜 자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하고 있냐"며 반박했다. 또한 "내가 93살까지 살며 일을 할 수 있는 건 내 몸을 관리해서다"라고 장수 철학을 밝혔다.
이어 김명화 씨의 속내도 공개됐다. 그는 "보고 배워야겠다기보다는 왜 저렇게 여자로서 아무 낙도 즐거움도 없이 생활하시나 싶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신다. 극장을 가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부르시는 것도 아니고, 연속극을 즐기지도 않으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명화 씨가 말하는 한원주 의사의 삶은 오로지 환자만 생각하는 것이었다. 김명화 씨는 "보통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조금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기억력이 좋고 매사 정확하고 바른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또한 한원주의 장수 비결로 '정신력'을 꼽았다. 한원주 의사가 새벽 일곱 시 반에 일어나고, 저녁에 열한 시 취침 자리에 드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원주 의사는 방송 초반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나이 많다는 것을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의식을 하는지 모르겠다. 제 자신은 의식을 안 한다"고 했다. 한원주 의사는 "그냥 살아오며, 매일매일 즐겁게 사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입원해 있는 사람들은 나이가 조금 들면 죽고 싶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그리고 수시로 죽으려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사는 것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해 준다"고 소신을 전했다.
방송에서는 한원주 의사에게 찾아온 4살 극성팬도 공개 됐다. 이 어린이는 셀 수 없을 만큼 한원주 선생이 출연했던 KBS1 '다큐 공감'을 어른들에게 틀어달라고 해서 돌려보고, 병원놀이를 매번 즐겨한다. 우상을 따라서 의사가 꿈이라는 4살 꼬마 아가씨가 엄마 손을 부여잡고 요양병원에 온 것이다. 한원주 선생이 아이에게 "무슨 의사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묻자, 아이는 "소아과요"라고 답했다. 아이의 엄마는 "저희 아이가 의사 선생님 될 때까지 20년 더 계셔 주세요"라며 한 선생의 장수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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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주 의사는 장수비결로 소식과 열심히 일하는 것을 꼽았다 (출처=KBS 홈페이지 캡쳐) |
한원주 의사는 장수 비결로 소식을 꼽았다. 그는 식사는 최소화하면서 부족한 영양소는 과일과 군것질로 채웠다. 또한 10분 운동이나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백세 장수의 필요 요건이라고 덧붙었다.
한편, 한원주 의사의 기부 사연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원주 의사는 "나는 돈이 하나도 없다. 다 나눠 주고 요새도 기부할 수 있으면 다 기부한다. 아이들은 다 커서 알아서 먹고사니까 나한테서 몇 푼 나오는 거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다. 여기 저기 주는 게 행복하다"라며 돈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팸타임스=김유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