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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1월부터 7월말까지 7개월간 이뤄진 암호화폐 거래 데이터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들을 자체 분석한 결과, 121종류의 코인에서 총 175건에 이르는 가격 조작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헐값에 코인을 매수한 뒤 가격을 끌어 올린 뒤 높은 값에 되파는 소위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 방식으로 조작이 이뤄졌다. 이는 전통적인 시장내 가격 조작 유형으로, 투자자들이 주로 허위 정보를 유통시키면서 다른 투자자들을 현혹시켜 시세를 끌어 올리는 식으로 이뤄진다.
벤 에이츠 영국 RPC 암호화폐 담당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대체로 감독당국 규제 내에 있지 않은 시장이라 이같은 종류의 불법적인 가격 조작이 처벌받지 않고 자행되곤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포렉스가 세계 유수의 거래소보다 2배 넘는 거래량을 보이며 세계 거래소 시장의 1위로 올라선 가운데 비트포렉스의 거래량에 거래대금을 조작하는 행위가 있었거나 거래소 측이 거래량 자체를 속인 게 아니냐는 불신이 빗발치고 있다.
20일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 순위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중국계 거래소 비트포렉스(BitForex)는 이날 24시간 거래량 49억7,255만5,905달러(한화 약 5조5,698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비트포렉스의 이같은 거래량은 2위 비트맥스(BITMAX)가 기록한 23억6,379만543달러의 두 배 이상, 3위 후오비 거래량 10억1,523만4,580달러의 약 5배 이상 많은 거래량이다.
같은 날 코인힐스에도 비트포렉스는 77만9,696.53 BTC(한화 약 5조7,100억5,100만원)의 거래기록을 보이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비트포렉스의 이용자 유입을 고려하면 5조원 이상의 거래량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CER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비트포렉스의 월 평균 특정 방문자는 2만9,000명으로 크라켄이 66만명, 쿠코인이 88만명과 비교해 각각 20분의 1, 3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비트포렉스의 사이트를 방문한 이용자수는 다른 2곳 거래소와 비교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거래액의 경우 크라켄의 2.3배, 쿠코인의 7.7배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정황을 바탕으로 CER은 당시 비트포렉스의 하루 평균 거래액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제공하는 수치에 의존해 거래량을 집계하고 있어 허수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소가 제공하는 볼륨량(거래량) 자체는 정확한 수치로 제공되기 때문에 중간에서 어떤 과정이 섞여 있는지는 끝단에서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팸타임스=함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