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통해 시민의 대표자들을 뽑아 이들에게 통치와 행정, 정치 등을 맡기는 게 대의민주주의의 골간이다. 그런데 현대의 대의민주주의는 대표자만 있고 대표해야 할 시민은 없는, 그리하여 시민은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듯 대표를 뽑고 이들의 정치를 구경만 하는 수동적 위치로 전락하고 만 모습을 보여준다.
민주주의가 길을 잃었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방향을 잃고 헤매는지 수색해보려는 책이 나왔다. 도서출판 풀빛의 비행청소년 17번 《사라진 민주주의를 찾아라》가 출간되었다.
책은 먼저 민주주의의 진짜 뜻을 찾기 위한 역사 여행과 현재 민주주의가 처한 현주소를 찾기 위한 탐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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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익 글|방상호 그림, 232쪽(사진제공=도서출판 풀빛) |
대의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형태 또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라면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사상 또는 철학적 바탕과 연관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현대 민주주의를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다. 책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실체를 알기 위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주의 사상을 토대로 하는 민주주의로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 운영 및 사회 구성 원리, 또는 이런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정치체제나 형태를 뜻한다. 시민혁명 이후 자유민주주의는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발전, 다른 한편으로는 대의민주주의 발전과 한 몸을 이루게 된다.
저자는 자유민주주의의 본래 정신이 민주주의의 탄생과 발전에 눈부신 공을 세운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양극화와 불평등, 인간 소외와 공동체 붕괴, 삶의 고독과 같은 부산물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대의민주주의가 구경꾼 민주주의로 변질되었다면, 자유민주주의는 가진 자와 힘센 자의 민주주의로 전락했다는 것.
그리고 민주주의가 본래의 고귀한 이상과 가치에서 멀어지고 있는 지금, 본뜻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참여민주주의, 경제민주주의, 추첨민주주의, 생태민주주의, 전자민주주의, 청소년 민주주의 등을 제시한다.
[팸타임스=이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