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2일 환경부 대기환경과의 발표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신차 구매자들에게 지급되었던 50만원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 보조금이 내년부터 폐지된다고 한다. 기존 100만원에서 올해 들어 50만원으로 절반이 줄어들었고, 1년 만에 완전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이로써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자들은 신차 구매 시 소소하게 받던 할인 수단 하나를 잃게 된 셈이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굳이 보조금이 필요 없을 만큼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이제 다음 세대의 친환경차인 전기차나 수소차 보급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신차 구매 시 10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부터였다. 당시 정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차 등의 친환경 차량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지원 확대를 선언했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신규 등록 때 납부하게 되는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 등 최대 310만원의 세금 감경혜택은 물론, 여기에 덧붙여 차량 구매 후 '친환경차 종합정보 지원시스템' 사이트에 접속하여 보조금 지급을 신청하면, 100만원의 추가적인 구매보조금까지 지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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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 보조금 수혜를 봤던 모델 중 하나인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이와 같은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책의 이유는 당연히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을 독려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배터리와 모터 등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들이 추가되기 마련이고, 배터리와 모터로 주행 시와 내연기관 엔진으로 주행 시의 이질감을 줄여야 하는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높은 가격대 책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고, 이에 정부는 보조금 지급과 세제혜택 등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종들과의 가격 차이를 최대한 좁히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 덕분에, 지난 3년간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실제로 국산 하이브리드 차종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니로 하이브리드의 경우, 2016년 4월경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이후 8개월만에 18,706대를 판매했고, 2017년 한해 동안은 23,647대를 팔며 국산차 판매량 순위 중상위권을 꾸준히 마크하며, '연비 좋은 소형 SUV'라는 컨셉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뿐만 아니라 준대형 세단 현대 그랜저의 올해 5월까지의 누적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총 9758대로, 전체 판매량 49,523대 중 19.7%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년도 5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3,498대였던 것에 반해, 1년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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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중화에 일조한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이러한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수입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표주자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300H는 독일차들의 치열한 공세 속에서도 매월 판매량 10위 내에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도요타는 올 상반기 프리우스C 출시에 이어 하반기에도 준대형급 하이브리드 세단인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출시를 예정하여, 하이브리드 차종만으로 풀 라인업을 구축해가고 있다. BMW와 벤츠 또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친환경자동차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이토록 많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택하며 시장이 성숙해졌으니, 이제는 굳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을 인지하고 이를 선택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단, 아직도 판매량에 있어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 시 지급되는 500만원의 보조금은 내년에도 유지될 예정이다. 일부 전기차들이 중앙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까지 모두 지원 받았을 시 동급 내연기관 차량 수준까지 실구매가가 떨어지게 되고, 수소연료전지차는 이제야 갓 시장이 형성되는 중이라 논외로 친다면, 현재로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가장 떨어지는 실정이다. 때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보조금 존치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정일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아이오닉이나 니로, 프리우스 등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를 고려했던 이들에게, 이번 보조급 폐지 소식은 다소 아쉬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번 결정이 하이브리드차 구매 의사를 재고할 만큼의 심각한 타격까지는 되지 않을 전망이다. 비록 내년 부로 차량구매 보조금은 폐지되지만, 그보다 큰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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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 보조금은 내년에 폐지되지만, 구매 시 비용 절감이나 유지비에 도움되는 각종 세제 혜택은 내년에도 유지될 예정이다(출처=픽사베이) |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자동차로 인증을 받은 차량은 권장소비자가격에서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최대 130만원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되며, 차량 구매 후 등록 시 지불해야 하는 취등록세도 최대 140만원이 할인된다. 첫 차를 구매한 이들의 경우 별 생각 없이 차량등록소를 방문했다가 상상 이상의 취등록세를 접하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취등록세 할인은 차량 구매 비용 절감에서 결코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세제혜택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절감비용만 해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보조금을 가뿐히 상회하는 수준이며, 여기에 저공해자동차로써 누릴 수 있는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지하철 환승 주차장 할인,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등 차량을 운행하면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도 있기 때문에(단, 혜택 내용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상이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팸타임스=선우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