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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성범죄 확산..성범죄로부터 아이들 보호하기

심현영 2018-07-09 00:00:00

온라인 성범죄 확산..성범죄로부터 아이들 보호하기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성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자녀가 성적 학대를 당한다면? 부모로서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다. 특히 성범죄 피해는 후유증이 오래가기 때문에 성인이 돼 가정을 꾸린 후에도 트라우마가 지속된다.

자녀가 성범죄의 표적이 돼 수년간 공격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큼 부모에게 가슴 아프고 충격적인 일도 없다. 특히 소아성애자의 경우 처음에는 친구처럼 다가가서 아이의 신뢰를 얻고 조종하며, 성적으로 착취한 뒤 이를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하곤 한다.

그 어떤 부모도 이런 끔찍한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편집증을 겪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성범죄자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

온라인 그루밍(Online grooming)

오늘날 우리는 거의 모든 것들이 모바일, 소셜 미디어 등과 연동된 삶을 살고 있다. 이제 인터넷은 단순한 여가 생활이기보다 생필품에 가깝다. 우리 아이들 역시 걷고 뛰는 법을 배우기도 전부터 손에 스마트폰을 잡고 생활한다.

인터넷은 우리 삶을 여러 가치 측면에서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학습, 집안일, 심지어 불 끄기까지 말이다. 이처럼 테크놀로지가 주는 장점을 십분 누리는 것은 좋지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여기에도 명암이 함께 존재한다. 온라인 그루밍은 테크놀로지로 인해 발생하는 암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다.

터치 사이버 웰니스 솀 야오 코치는 "그루밍이란 성적 착취나 만족, 학대를 목적으로 미성년자와 신뢰 및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행위"라며 "온라인 상 성적 그루밍은 소셜 미디어나 메시징 플랫폼과 같은 수단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싱카폴에서는 온라인 그루밍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한 스무 살짜리 청년이 소셜 미디어에서 어린 소녀들을 그루밍 하고 그중 10여 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며 "피해자 중에는 열두 살짜리 아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육아정보 웹사이트 스마트패런츠에 따르면, 성범죄자들의 주 활동 무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트위터, 그리고 인터넷 게임 등이다. 이런 곳에서 어린아이들을 표적으로 삼아 그루밍을 한다.

사회복지활동가인 압둘 라만 카마루딘은 성범죄자들에 대해 "일단 타깃 아동을 정하면 이들은 우선 자신의 신원을 감추고 접근한다. 즉, 타깃 아동과 비슷한 연령대 어린이인 것처럼 위장한다"며 "또 타깃 아동과 유사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아이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사주거나 관심을 보여주는 등 환심을 사려 한다"고 설명했다.

성범죄자는 이러한 전략을 이용해 우선 아이의 신뢰를 얻는다. 이후 성적인 주제를 꺼내며 대화를 유도하고 본색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은밀한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을 교환하자고 하거나, 직접 만나자고 제안하는데 이러한 만남은 강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원래 호기심이 많고, 또 성관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성범죄자는 이러한 호기심을 이용해 아이들과 성적 대화를 끌어낸다.

'간직해서는 안 될 비밀'의 저자인 제이닌 샌더는 '도메스틱 셸더' 웹사이트를 통해 "많은 부모들이 설마 내 아이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까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연구 결과는 그 '설마'가 사람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여아는 다섯 명 중 한명 꼴로, 남아는 스무 명 중 한명 꼴로 아동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모나 양육자, 선생님 등 성인들은 아이들에게 성범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할 뿐만 아니라 아이가 그루밍 등 성적 학대를 받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며 "단순히 이 주제가 두렵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피해를 입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에게는 성기를 지칭하는 제대로 된 명칭을 알려주고, 아이의 신체적 경계선과 거리를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길러줄 수 있다.

한편, 야오 코치는 "자녀가 아주 어린 나이일 때부터 나이에 맞는 콘텐츠를 이용해 성에 대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어린 아이들에게 '좋은' 스킨십과 '나쁜' 스킨십을 가르쳐 주고, 다른 사람이 은밀한 신체 부위를 보자고 하거나 성관계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려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그루밍의 경고 지표들

야오와 라만에 따르면 온라인 그루밍을 나타내는 초기 징후들은 알아채기가 무척 어렵다. 아이들이 이 주제에 대해 숨기려 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징후들은 아래와 같다.

1. 밤 늦게까지 안 자고, 온라인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2. 휴대전화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지나치게 빠져 살거나 이를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3. 부모가 온라인 채팅 내용을 보자고 했을 때 망설이거나 화를 낸다

4. 부모가 모르는 친구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옷이나 기타 아이의 용돈으로는 살 수 없는 새 물건들이 생긴다.

5. 온라인에서 만났다며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말한다.

6. 아이가 알 리 없는 저속한 단어나 성적 단어들을 사용한다.

7. "친구와 만나러 간다"며 평소에 가지 않던 곳을 가거나, 혹은 어디 가는지 말하지 않고 외출하려 한다.

8. 소셜 미디어 계정을 이용하며 지나치게 슬퍼하거나, 소극적이 되거나, 어딘가에 마음이 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불안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트레버 미마노 안전 전문가는 "아이를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첫 걸음은 아이에게 무엇이든 말해도 좋은 사람이 돼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성범죄는 바쁜 부모를 둔 아이들이 표적이 되기 쉽다. 이 아이들은 더 애정을 갈구하고, 부모에게 발각되지 않은 채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압둘 라만에 따르면, 미투유 사이버 케어에서는 부모에게 세 가지 역할을 당부한다. 보호자, 교육자, 그리고 친구 역할이다. 각 역할은 나름의 목적이 있다.

1. 보호자 역할 : 자녀의 인터넷 사용을 지도하라. 아이가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는지, 온라인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나 대화 내용을 봐도 괜찮은지 물어보자.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이런 것들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자녀에게는 그러한 모습이 부모의 권위를 이용해 자신을 제압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서로 간에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설명하는 것이 낫다. 또한 아이가 어떤 SNS 계정을 주로 이용하는지 알아보고 거기에 가입해 어떤 사이트인지, 아이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등도 알고 있어야 한다.

2. 교육자 역할 : 적절한 방식으로 아이에게 성이라는 주제를 알려줘야 한다. 영국 인터넷 안전 프로그램 웹사이트 '키드스마트(Kidsmart)가 개발한 '스마트(SMART)' 모델을 사용해도 좋다.

스마트 모델

S - 세이프티(Safety). 온라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개인 정보(이름, 이메일, 집 주소, 전화 번호, 학교 이름 등)를 주는 것은 안전하지 않음을 가르쳐야 한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정체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 좋다.

M - 미팅(Meeting). 온라인에서만 알고 지내던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먼저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눠 보고, 부모가 감독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만나도록 지도한다.

A - 수락(Accepting). 모르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이나 메시지, 파일 등을 열어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바이러스나 외설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

R - 신뢰가능성(Reliable).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은 자신의 신원을 감출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찾은 정보는 신뢰하기 어렵다.

T - 이야기(Tell). 혹시라도 걱정이 되거나 마음이 불편해질 때는 부모님이나 양육자, 혹은 신뢰할 수 있는 어른에게 이야기해도 된다고 가르쳐야 한다.

3. 친구 역할 : 자녀와 함께 즐거운 활동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낸다면, 관심사를 공유하기도 쉽다. 둘 사이가 더 가까워질 뿐만 아니라 아이가 어떤 문제나 고민을 겪고 있을 때도 망설이지 않고 부모에게 마음을 열고 조언을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가 성범죄 대상이 됐다면?

아이가 성범죄 대상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놀라서 호들갑을 떨면 아이는 괜히 말했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야오 코치는 "자녀와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과 나눈 대화를 보여달라고 요청해 보자. 둘 사이에 정확히 어떤 대화가 오갔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우선 알아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아이를 탓하거나 아이의 잘못이라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된다. 부모가 나를 꾸짖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내 편이 돼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전히 아이가 대화를 회피하거나 감추려는 태도를 취한다면, 당신이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이야기 해주고 믿어도 좋다고 말해 줘야 한다.

또, 아이가 성범죄 피해자가 된 경우, 낙담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아이에게 성범죄 사건에 대해 경찰이나 다른 어른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준비가 됐는지를 묻고, 아이가 입을 연 뒤에는 말 한 것에 대해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과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지역 사회 또는 국제사회 아동 권리 보호 단체에 도움을 구하고 성범죄 근절 단체 등을 찾아 조언을 얻도록 하자.

성범죄 예방을 위해

포텐타쉬에 따르면 자녀가 성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것을 아이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1. 인식 : 가정에서부터 아이에게 상황 인식을 명확하게 시켜, 아이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하자. 또한 사랑에 기반한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아이가 부모를 믿고 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보호 : 그 무엇보다도 아이의 안전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 부모가 바쁠 경우 아이가 성범죄자들의 타깃이 되기 더 쉽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항상 아이를 위해서는 없는 시간도 내도록 해야 한다.

3. 경계 : 자녀에게 무엇이 '좋은' 스킨쉽이고, 무엇이 '나쁜' 스킨쉽인지 알려줘야 한다. 또 언제 "안돼"라고 말해야 하는지도 가르쳐주자. 다른 사람이 내 동의 없이 내 몸을 만지려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범죄임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4. 저항 : 이러한 상황에서는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말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위기에 처한 아이가 소리를 질러 도움을 구하거나, 몇 가지 호신술 등을 이용해 재빨리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미리 교육할 필요가 있다.

5. 도주 : 성범죄자가 쫓아올 경우 도망쳐야 하며, 어디로 도망쳐야 하는지도 알려주자. 성범죄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여성을 찾아 도망가야 한다고 이야기 해주자. 여성 성범죄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범죄자가 남성일 경우 확률적으로 여성에게 도망치는 편이 더 안전하다.

[팸타임스=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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