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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 스포츠의 독주 끝나나…?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등 경쟁자 속속 등장하는 픽업트럭 시장

선우정수 2018-06-18 00:00:00

국내시장에서 쌍용자동차는, 타 브랜드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틈새분야를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여 수익을 얻는 브랜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90년대 중반에는 체어맨을 통해 당시에는 흔치 않던 후륜구동 대형 세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며, 2000년대 이후로는 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로 이어지는 픽업트럭 차종으로 무주공산과도 같은 픽업트럭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렉스턴 스포츠의 독주 끝나나…?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등 경쟁자 속속 등장하는 픽업트럭 시장
▲경쟁자가 없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해온 쌍용차(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티볼리 또한 시장의 빈틈을 적절하게 노려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소형 SUV 시장의 막을 연 쉐보레의 트랙스는 차급 대비 다소 높은 가격이 단점으로 지적되었고, 르노삼성의 QM3는 해외 생산이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빠르게 반영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티볼리는 경쟁 차종 대비 저렴한 가격과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 구성으로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고, 덕분에 주행성능과 상품성 모두 앞서는 코나가 출시하여 소형 SUV 시장을 제패한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제는 엄연한 쌍용차의 주력 모델이 된 렉스턴 스포츠, 경쟁자 없이 독주 중

특히 올해 초 출시된 신형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5월 자동차 판매량 집계에서 3,944대를 팔아 11위에 랭크되었다. 현대기아를 제외한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3사의 차종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모델이기도 하며, 티볼리의 3,660대마저 뛰어넘으며 단숨에 쌍용차의 주력 모델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전 모델이었던 코란도스포츠 판매량이 매달 1천~2천대 선에서 머물던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판매량이 상승한 것이다. 쌍용차 측은 이에 고무되어, 내년 초 적재공간을 더욱 늘린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 비결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전작인 코란도 스포츠 대비 상품성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기존 코란도 브랜드에서 렉스턴 브랜드로 편입이 되면서 작년 출시된 G4렉스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이어 받은 것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내도 예외일 수 없는 전 세계적인 SUV 붐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아웃도어 레저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픽업트럭의 시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경쟁차종이 없는 덕에 렉스턴 스포츠가 이 수요 모두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독주 끝나나…?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등 경쟁자 속속 등장하는 픽업트럭 시장
▲G4 렉스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공유한 것 또한 렉스턴 스포츠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하지만 이러한 렉스턴 스포츠 천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기존 시장에서는 한계를 느낀 브랜드들이 점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눈을 돌리고 있는 브랜드들은 픽업트럭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계 브랜드들이다.

■한국지엠, 내년 중 쉐보레 콜로라도 도입으로 픽업시장 진입 선언

2018 부산모터쇼의 전야제로 각 브랜드들이 진행했던 행사 중, 한국지엠의 'chvevy rocks'에서는 향후 출시될 한국지엠의 신차 라인업이 소개되었다. 이 자리에서는 이번 달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시작하는 중형 SUV 이쿼녹스와, 한국지엠 정상화 후 홈페이지에서 진행되었던 '차기 도입 희망 모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준대형 SUV 트래버스와 중형급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전시되었다. 한국지엠 측은 내년 상반기에는 트래버스를,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콜로라도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렉스턴 스포츠의 독주 끝나나…?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등 경쟁자 속속 등장하는 픽업트럭 시장
▲쉐보레 콜로라도(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콜로라도는 쉐보레의 픽업트럭 모델 중에서는 가장 콤팩트한 모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장이 렉스턴 스포츠 대비 30센티미터 이상 길 만큼의 덩치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그 중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소개된 모델은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서스펜션과 타이어 등이 튜닝된 ZR2 모델로, 최대출력 181마력의 2.8리터 디젤엔진과 최대출력 308마력의 6기통 3.6리터 가솔린엔진 중 택일할 수 있는 모델이다. 만약 국내에 출시된다면 대배기량 엔진에 대한 거부감과 'RV차량=디젤'이라는 불문율로 인해 2.8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유력해 보인다.

■포드도 내년에 중형 픽업트럭 레인저 선보일 예정… 포드의 대표 픽업트럭 모델인 포드 F150이 아닌 이유는?

픽업트럭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은 한국지엠 뿐만이 아니다. 수입차 업체 중 한 곳인 포드코리아도 내년 중형급 픽업트럭인 포드 레인저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렉스턴 스포츠의 독주 끝나나…?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등 경쟁자 속속 등장하는 픽업트럭 시장
▲포드코리아가 내년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중형 픽업트럭 포드 레인저. '중형'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사이즈는 어지간한 대형 세단을 압도한다(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사실 포드 픽업트럭 하면 F150으로 대표되는 F시리즈가 제일 많이 알려져 있다. 실제로 F시리즈는 요즘 미국에서 매달 최소 5만대, 많게는 8만대까지 팔리며 매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에서 1위를 수정하고 있는 인기 모델이기도 하다. 또한 국내에서도 포드코리아의 정식 수입은 아니지만 병행업체를 통해서 판매되고 있으며, 그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포드코리아 측에서도 '연간 1천대 이상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정식 수입을 고려하겠다'라고 밝혔을 만큼 포드의 또 다른 아이콘과 같은 모델이다.
하지만 정작 포드코리아 측이 수입을 고려하고 있는 모델은 이보다도 작으며, 현재는 북미가 아닌 유럽 등지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중형 픽업트럭 모델인 레인저이다. 포드가 이와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차량의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픽업트럭들은 북미지역의 넓은 도로 폭과 여유로운 주차 공간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모델이다. 우리나라처럼 도로 폭도 좁은 편이고 주차 공간도 여의치 않은 지역에서 판매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한국지엠도 겪고 있을 법한 고민으로, 매달 4~5만대씩 팔리면서 쉐보레 픽업트럭을 대표하는 실버라도 또한 국내 주행여건에는 맞지 않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드 레인저가 작다는 뜻은 아니다. 전장은 렉스턴 스포츠 대비 17센티미터 이상 길고, 전폭은 렉스턴 스포츠보다 20센티미터 이상 넓은 2,163mm다. 플래그십 세단 중에서는 가장 전폭이 넓은 축에 속하는 제네시스 EQ900보다도 25센티미터 가까이 넓은 수준이어서, 국내의 어지간한 주차장에 주차하려면 진땀을 뺄만한 사이즈다. 엔진은 포드 익스플로러에도 탑재된 바 있는 가솔린 터보엔진인 2.3리터 에코부스트를 탑재하고 있으며, 10단 변속기로 연료 효율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차종들이 국내에서 좋은 판매량을 보이게 된다면, 이미 픽업트럭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메이커들의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포드 레인저와 비슷한 사이즈의 중형 픽업트럭인 '타코마'를 갖고 있으며, 혼다와 닛산도 이 체급의 중형 픽업트럭인 '릿지라인'과 '나바라'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르노는 닛산 나바라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및 부품 다수를 공유한 픽업트럭인 '알래스칸'을 갖고 있는데, 르노 클리오 출시 이후 르노삼성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르노 브랜드로서는 알래스칸 도입이 적절한 카드일 수 있다.


그 외에도 이와 같은 픽업트럭의 인기 상승은, 컨셉트카 공개 이후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는 현대의 픽업트럭 '싼타크루즈(가칭)'의 개발과 국내 도입에도 가속도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팸타임스=선우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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