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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변호사'의 카마로, '비행소녀'의 머스탱 등… 남다른 매력의 스포츠카 '머슬카'

선우정수 2018-06-15 00:00:00

tvN의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는 법은 물론 실질적인 무력행사까지 불사하면서 악과 싸우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한국지엠이 차량 협찬을 하면서 자사의 차량들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배우들이 준대형 세단 임팔라나 중형 세단 말리부, 그리고 전기차 볼트 EV를 타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 중, 주인공 봉상필(이준기 분)이 타고 다니는 차에 유독 눈길이 간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다. 트랜스포머 1편이 개봉한 이래로 어느덧 10여년 동안 수 차례 미디어에 노출된 바 있는 디자인이지만 볼 때마다 다시 눈길을 끌게 하는 매력이 있는 차, 바로 쉐보레의 스포츠카 '카마로'다.


또한 지난 달 말, MBN의 관찰 예능 프로그램인 '비행소녀'에서는 전 원더걸스의 멤버였던 예은이 아침부터 빨간색 오픈카를 타고 다니면서 하루 일과를 보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방송에서 예은이 탔던 거대한 크기에 우락부락한 인상의 차량은 바로 포드의 머스탱 컨버터블이었다.
이 두 차종에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스포츠카라는 것도 있지만, 이른바 '머슬카'라는 분류로 정의되는 차종이라는 것이다.

'무법변호사'의 카마로, '비행소녀'의 머스탱 등… 남다른 매력의 스포츠카 '머슬카'
▲드라마 '무법변호사'에서 이준기의 차로 등장하고 있는 쉐보레 카마로.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로도 익숙한 모델이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아메리칸 머슬카, 그 정의는 대체 무엇일까?

미국에서 그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영어사전 '메리엄 웹스터'에서는 머슬카를 '구매층이 넓고, 퍼포먼스형 드라이빙을 위해 강력한 엔진을 얹은 미제 2도어 스포츠 쿠페 종류'라고 정의한다. 이 말을 풀어서 정리하자면, '다양한 소비자층이 구매할 수 있을 만한 가격 대비 고성능을 지닌 미국식 2도어 스포츠카'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또한 muscle car라는 단어만을 놓고 본다면 '근육질의 힘 있는 자동차'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때문에 후자와 같은 해석으로 머슬카를 본다면, 크라이슬러 300C나 닷지 차저, 캐딜락 CTS-V와 같이 대배기량의 엔진을 얹은 고성능 세단도 머슬카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실제로 '머슬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강력한 힘을 내기 위해 대배기량 엔진을 얹어, 순간적으로 높은 가속력을 내고자 했던 차종들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특히 머슬카가 등장한 1950년대 이후는 미국이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었고, 여기에 전통적으로 유가가 저렴한 미국의 특성과 맞물리면서 기름은 얼마든지 써도 좋으니 최고의 성능을 내고자 하는 차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다.

'무법변호사'의 카마로, '비행소녀'의 머스탱 등… 남다른 매력의 스포츠카 '머슬카'
▲7리터 헤미(HEMI) 엔진을 탑재한 1969년형 닷지 차저(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실제로 머슬카의 효시로 알려진 대표적인 차종 중 하나인 올즈모빌의 '로켓88'은 6리터 8기통 엔진을 장착했으며, 1957년 당시에 이미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0.6초를 달성해 냈다. 또한 1960년대 등장한 폰티악 GTO는 최대 368마력을 내는 6.4리터 엔진을 달고 있었고, 1세대 닷지 차저에 이르러서는 최대 590마력을 내는 7리터 엔진까지 등장했다. 모닝이나 스파크 등 대한민국 경차 배기량이 1리터 수준이고, 쏘나타나 K5 등 중형 세단에 가장 보편적으로 들어가는 엔진이 2리터 수준이며, 심지어 시내버스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현대 그린시티의 엔진 배기량이 6.3~6.8리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메리칸 머슬카들의 배기량이 얼마나 큰지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

■머슬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포드 머스탱, 그리고 쉐보레 카마로와 닷지 챌린저 등 라이벌의 등장

오늘날 포드 머스탱은 '머슬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머슬카의 아이콘과 같은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머스탱의 시작은 기존 머슬카의 관행에 반기를 든 차종이었다.
올즈모빌, 폰티악, 뷰익, 쉐보레, 닷지 등 당시 자동차 브랜드들은 경쟁적으로 고성능 모델을 내놓기에 급급했고, 이는 필연적으로 자동차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정작 스피드에 가장 열광할 시기인 젊은이들이 살만한 머슬카는 찾기 힘들었다.

'무법변호사'의 카마로, '비행소녀'의 머스탱 등… 남다른 매력의 스포츠카 '머슬카'
▲1964년 첫 선을 보인 포드 머스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모델이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이에 1964년, 포드에서는 젊은이들부터 고성능을 원하는 기성세대까지 두루 만족시킬 만한 차종으로 머스탱을 내놓았다. 우선 1세대 머스탱은 전체 길이가 4.76미터, 휠베이스 약 2.7미터의 사이즈다. 쏘나타 뉴라이즈보다 조금 작고, 아반떼AD보다 조금 큰 정도의 크기로, 미국차 치고는 컴팩트한 차체여서 특히 운전경력이 짧은 젊은이들이 운전하기에 편리한 부분이 있었다.
또한 엔진은 직렬 6기통 2.8리터부터 8기통 7리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여, 소비자 개인의 취향이나 경제적 사정에 맞추어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포드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두어, 포드조차 머스탱을 출시하며 연간 10만대 정도의 판매량을 예상했지만 불과 출시 8개월만에 30만대가 넘게 팔리는 대기록을 세우며 미국 자동차 문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이는 자연스레 경쟁사들을 자극하게 되었고, 1967년 쉐보레 카마로에 이어 1970년 닷지 챌린저, 폰티악 파이어버드 등 동일한 컨셉의 경쟁작들이 출시되면서, '컴팩트한 차체에 고성능 엔진을 얹어 운전 재미를 추구한 차종'을 일컫는 '포니카'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게 된다. 이제는 오히려 머슬카라고 하면 유선형의 풍만한 디자인을 갖고 있는 머스탱 이전의 차들보다, 머스탱 이후에 등장한 직선 위주의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포니카의 디자인을 떠올리게 되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활개치는 시대… 머슬카의 미래는?

머슬카는 미국에서 시작하여 북미 전역, 호주 등에 그 문화를 전파하고, 전 세계적으로 적잖은 마니아를 양산해낸 미국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지만, 그와 동시에 '기름먹는 하마'라는 미국차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도 일조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내연기관 차량이 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를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머슬카 등 대배기량의 미국차들은 직접적인 타겟이 되어야만 했다.

'무법변호사'의 카마로, '비행소녀'의 머스탱 등… 남다른 매력의 스포츠카 '머슬카'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에 높은 RPM을 이용하여 순간적으로 가속력을 끌어내는 머슬카는, 필연적으로 연료 소모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출처=픽사베이)

때문에 머슬카는 단기적으로는 차종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장기적으로는 전동화라는 흐름을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 포드 머스탱은 6세대에 들어서면서 2.3리터 에코부스트 터보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다운사이징 엔진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고 있으며, 비록 국내에서는 시판되지 않고 있지만 쉐보레 카마로 또한 북미에서는 2.0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기본형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불편하고 기름 많이 먹는 차'라는 편견을 불식시키며, 동시에 '가성비 좋은 스포츠카'라는 것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쉐보레 카마로SS의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 BOSE의 사운드 시스템, 애플 카플레이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통풍시트, 차선변경 경고시스템, 후측방 경고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장비와 안전 관련 장비들을 탑재하고도 5천만원 초반대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러한 카마로 가격은 2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한 BMW의 소형 쿠페인 BMW 220D가 판매되던 당시의 가격보다도 오히려 저렴한 수준이었고, 편의장비에서 220D는 카마로의 상대가 되지 못 했다. 때문에 졸지에 8기통 머슬카가 '가성비 스포츠카'로 불리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했다.
또한, 다단화 변속기와 향상된 연료 효율 개선 기능을 통해 정속 주행 시에는 중형 세단과 엇비슷한 수준의 연비까지 보이면서 낮은 연비에 대한 편견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정속 주행 시 14km/L나 그 이상의 수준을 보이는 카마로 연비 인증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포드 머스탱 가격은(8기통 5리터 버전 기준) 6천만원 중반대로 카마로보다 다소 비싸지만, 대신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안전 및 편의장비 면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머스탱 역시 스펙이나 편의장비를 따지고 보면, 같은 가격대의 독일산 쿠페보다 훨씬 풍부한 옵션을 자랑하면서 가성비를 어필하고 있다.
또한 포드는 2022년까지 약 110억 달러를 투자하여 개발하는 전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의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하여 8기통 엔진 수준의 성능을 내는 하이브리드 버전을 만들 계획이며, 그 이후로는 머스탱 전기차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팸타임스=선우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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