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차를 판매한 브랜드는 역시나 메르세데스 벤츠였다. 벤츠는 총 5,839대를 팔아, BMW의 5,222대를 600여대 차이로 따돌리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베스트셀링 모델은 1,239대를 판매한 BMW의 준대형 디젤세단인 BMW 520D의 몫이었고, 최근 3개월 간의 동향을 살펴보면 벤츠와 BMW의 월 판매량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수입차 판매량에서는 900대 가까이 벌어졌던 차이가 4월 수입차 판매량에서는 800여대, 그리고 지난 달에는 600여대까지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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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수입차 판매량 중 모델 별 판매량 1위를 차지한 BMW 520D(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이에 BMW 측은 BMW 6월 프로모션에서 BMW 3시리즈와 BMW 3GT 시리즈의 프로모션은 대폭 축소하는 대신 BMW 5시리즈의 프로모션은 대부분 유지하거나 일부 모델에 한해 소폭 할인율을 높이면서 이번 달에도 5시리즈를 주력으로 판촉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벤츠 6월 프로모션은 E클래스 거의 전 모델에 걸쳐 할인율을 인상했다. E클래스 외에도 C클래스 GLA, GLC, GLE 등 벤츠 SUV 모델들에 대해서도 할인율을 인상했는데, 벤츠 E클래스가 4월에는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아우디 A6 35TDI에게 빼앗겼고 5월에는 베스트셀링 모델 탑3에서도 밀려난 굴욕을 갚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또한 BMW와의 판매량 격차를 다시 벌리기 위한 의도로 추측된다.
하지만 지난 5월 자동차 판매량 순위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던 모델은 정작 5시리즈도 E클래스도 아니었다. 심지어 지난 달 복귀와 함께 깜짝 1위를 차지했던 아우디 A6도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은 바로 1,200대를 판매하며 모델별 판매 2위를 차지한 폭스바겐 티구안2.0 TDI였다. 이미 1세대가 판매 중이었던 2015년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던 모델이었고, 이번에 선보인 신형 티구안의 경우 사전계약 3주만에 3,000여대의 사전계약을 달성했던 만큼 어느 정도의 인기는 예상했으나, 지난 달 16일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되어 약 2주간의 영업기간 동안 티구안 전 라인업을 합쳐 1,561대가 판매되었다. 이는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지 불과 보름만에, 기존 티구안의 월 최대 실적인 1,228대를 뛰어넘는 판매고를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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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개시와 함께 기존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 2018 티구안(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여기에 파사트GT까지 선전하면서, 폭스바겐은 지난 5월 한달 동안 총 2,194대를 팔아 점유율 3위에 랭크되었다. 809대를 판매하여 9위로 복귀했던 4월 수입차 판매량에서 단숨에 2배를 훌쩍 상회하는 판매율 상승을 보이며, 디젤게이트 이전의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독일차 4강 구도를 재현하고 있다.
여기에 폭스바겐은 이르면 올 하반기, 티구안의 확장형 버전인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이전 폭스바겐 CC의 포지션을 이어받을 4도어 쿠페형 세단 '아테온'을 출시할 예정이며, 특히 내년에는 오늘날의 폭스바겐을 있게 한 1등 공신과도 같은 준중형 해치백 '골프'의 국내 재판매도 준비하고 있어, 이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티구안의 깜짝 컴백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지난 5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총 23,470대로 4월의 25,293대보다 약 9.5%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일부 브랜드가 물량 부족으로 제때 차량을 출고하지 못 하면서 전월 대비 감소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년 5월의 19,380대와 대비했을 때는 2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여전히 수입차 시장이 성장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계 브랜드들이 상위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계 브랜드들은 늘 그랬듯 묵묵히 수입차 시장의 허리를 지키고 있다. 도요타는 4월의 1,709대보다 250여대 감소한 1,455대를 판매하면서도 4월과 동일하게 4위를 지켰고, 렉서스 또한 7위를 지킨 것은 동일하나 4월 대비해서는 오히려 150여대 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C 출시와 향후 아발론 하이브리드 도입으로 소형부터 준대형까지 하이브리드 풀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이전 세대 아발론의 판매량과 현재 프리우스C의 판매량을 미루어 볼 때 실질적인 판매량 향상보다는 라인업 완성에 더 큰 의미를 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올 10월 출시를 예고한 렉서스의 베스트셀링 모델, 신형 렉서스ES에 더 큰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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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히든카드인 신형 ES. 올해 10월경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혼다는 전월 대비 200여대 이상 판매량이 늘어난 618대를 판매하며 닛산을 200대 차이로 제쳤다. 여기에는 혼다 어코드 10세대의 출시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시 직후 가격이나 옵션 책정에 대한 아쉬움을 성토하는 여론이 많았던 만큼, 장기적인 흥행 여부가 관심사다.
닛산은 4월보다 30여대 줄어든 418대를 판매했다. 최근 MBC 새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도 닛산 알티마와 무라노, 패스파인더, 닛산 맥시마 등을 협찬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주력 모델인 알티마의 노후화로 판매량 반등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닛산은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중형 SUV인 '엑스트레일'의 국내 출시를 발표하며 활로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엑스트레일은 현재 미국에서 매월 3만대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는 닛산 '로그'와 플랫폼을 공유한 형제차로, 현재 대한민국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인 중형 SUV 카드를 꺼낸 닛산의 행보에 주목해볼 만하다.
[팸타임스=선우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