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잠시 쉬어가세요.책 속에서" 힙한 사람들의 취미 "묵독파티 어때요?"

이경영 2019-02-18 00:00:00

지난 9일 토요일 오후 9시, 대구 동구 신암동의 어느 한 카페엔 따로 앉은 20명이 말없이 책장만 넘겼다. 누군가는 비스듬히 소파에 기댄 채, 또 다른 누군가는 허리를 곧추세운 채 책에 푹 빠져 있었다. 잔잔한 음악과 달그락거리는 주방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카페에서 이들은 '묵독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내가 원하는 책을 질리도록 읽고, 만남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구 독서모임 브링크의 김동영 대표는 진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란한 '불토' 대신 조용히 책에 파묻혀 지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평소 생각만 하고 읽지 못했던 책을 마음껏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심야 밤샘 묵독파티'를 기획했다.

잠시 쉬어가세요.책 속에서 힙한 사람들의 취미 묵독파티 어때요?

책을 읽고 난 뒤 느낌을 애써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누가 무슨 책을 읽는지도 상관이 없다. 그저 같은 공간에서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의 책에 집중해 정독 혹은 숙독(focused reading)을 하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책을 읽지만 개인적인 독서를 할 수 있으니 개인적이면서도 함께 하기를 원하는 SNS세대와 궁합이 잘 맞을 수도 있다. '묵독 파티'는 미국, 뉴질랜드 등지에서 '사일런트 리딩(silent reading)', '슬로 리딩(slow reading)'이라는 이름으로 번져온 '침묵 속에서 책을 읽는 파티'를 말한다. 묵독 파티는 집중해서 책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휴대전화나 소음 없이 편안하게 독서에 빠질 시간을 준다.

국내에서도 이런 수요에 맞춰 책 관련 스타트업, 서점 등에서 정기적으로 카페나 바를 빌려 '묵독 파티'를 열고 있다. "집에서 책을 읽을 땐 휴대 전화나 다른 것들 때문에 온전히 집중이 잘 안 되는데, 한 달에 한 번 책을 읽을 수 있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는 게 좋아 앞으로 꾸준히 참여하려고 합니다"

직장인 김정민(29) 씨는 묵독 파티의 장점으로 단연 '다른 방해 없이 온전히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꼽았다.

잠시 쉬어가세요.책 속에서 힙한 사람들의 취미 묵독파티 어때요?

바쁜 일상과 챙겨야 할 많은 관계 속에 지친 내 모습이 보인다면, 그런 나에게 나만의 묵독 파티를 선물해 보는 것도 좋다.

다음 심야 묵독파티는 이너피스 카페 신암점에서 3월 9일 토요일 오후 8시부터 이튿날인 일요일 아침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대구 독서모임 브링크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 공식계정에서 참가 예약을 할 수 있다.

[팸타임스=이경영 기자]

ADVERTISEMENT
Copyright ⓒ 팸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