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하루 수십 킬로그램씩 먹으며 살아가는 동물이 있다. 중국 남서부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자이언트판다는 특이한 식습관과 비교적 짧은 야생 수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이언트판다는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을 먹이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량은 하루 12kg에서 많게는 38kg까지 이르며, 주식은 대나무 잎과 줄기, 새순 등으로 구성된다. 전체 식단의 약 99%가 대나무에 의존하고 있다.
판다는 분류학적으로는 육식동물에 속하지만, 소화기관은 대나무 섬유소 분해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낮아 오랜 시간에 걸쳐 대량을 섭취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판다는 섬유소의 일부만을 미생물의 도움으로 소화하며, 낮은 효율을 보완하기 위해 긴 식사 시간을 유지한다.
먹이활동은 주로 새벽과 저녁 무렵에 활발하며, 낮 시간대는 주로 나무 위나 바위 그늘 등에서 휴식을 취한다. 계절에 따라 선호하는 대나무 부위가 달라지며, 특히 봄철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새순을 집중적으로 먹는다.
수명에 있어서는 사육 환경과 야생 환경 간에 큰 차이를 보인다. 같은 연구센터 발표에 따르면, 자이언트판다는 야생에서 평균 15~20년을 살며, 사육 상태에서는 30년 안팎까지 생존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2020년 중국에서 사망한 판다 ‘바시(芭喜)’는 37세까지 생존해 세계 최고령 판다 중 하나로 기록됐다.
판다의 특징적인 신체 구조 중 하나는 '가짜 엄지손가락(pseudo-thumb)'이다. 이는 손목뼈가 변형된 구조로, 대나무를 움켜쥐기에 적합하게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판다는 대나무를 잡고 돌리며 효율적으로 먹이를 처리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2016년 발표한 자료에는 자이언트판다는 이전까지 ‘멸종위기종(Endangered)’으로 분류돼 있었으나, 당시 보전성과를 반영해 ‘취약종(Vulnerable)’으로 등급이 조정됐다. 현재는 중국 정부의 1급 보호동물로 지정돼 있으며, 다양한 국제 협력 하에 보전 및 번식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판다는 독특한 식습관과 생리적 특성, 환경에 따른 수명 차이 등으로 인해 세계적인 보호 대상이 되고 있으며, 여러 기관의 지속적인 자료 수집과 발표를 통해 그 생태적 실체가 보다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