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외모로 관심을 끄는 이구아나가 최근 반려동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파충류 특유의 생태와 습성으로 인해 충분한 사전 정보 없이 입양할 경우 동물과 보호자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적인 환경 관리가 핵심
이구아나는 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파충류로,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다. 주간에는 28~32도, 야간에도 24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며, 습도는 70% 이상으로 조절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용 UVB 조명, 히팅 램프, 가습기 등 장비가 필수적이다.
또한, 이구아나는 하루 10~12시간 이상의 자외선 B(UVB) 광선을 쬐어야 비타민 D3를 합성하고 칼슘 대사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부족할 경우 구루병 등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채식주의 파충류…잘못된 먹이로 건강 위협
이구아나는 100% 초식성 동물이다. 하지만 일부 보호자가 고기나 과일을 지나치게 급여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요 식단은 어두운 잎채소(겨자잎, 민들레잎, 고들빼기 등)와 일부 채소(호박, 오이 등) 위주로 구성해야 하며, 단백질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칼슘과 인의 비율도 중요하다. 칼슘이 부족하거나 인이 과도하면 뼈가 약해지는 대사성 질환이 생길 수 있어, 전문 수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보충제를 급여하는 것이 좋다.
예민한 성격, 장난감 아냐
이구아나는 생각보다 예민하고 영역 본능이 강한 동물로, 손쉬운 ‘입양 장난감’처럼 여겨선 안 된다. 발정기에는 공격성이 강해질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식욕 저하나 자해 행동도 보일 수 있다.
게다가 평균 수명이 15~20년으로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하며, 크기도 최대 1.5m까지 자라기 때문에 적절한 사육공간 확보 역시 필수다.
질병·인수공통감염증 위험도 고려해야
이구아나는 사람에게 살모넬라균을 옮길 수 있는 대표적인 파충류 중 하나다. 특히 어린이,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감염 위험이 크므로 손 씻기 등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동물병원에서도 파충류 진료가 가능한 곳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입양 전 반드시 인근의 전문 수의사나 병원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권장된다.
반려 전 ‘숙고’ 필요…유기 문제도 심각
이구아나는 특수동물로 분류돼, 일반 반려동물보다 키우는 데 더 많은 지식과 책임이 요구된다. 일부 사례에서는 단순 호기심이나 외모만 보고 입양했다가 감당이 어려워 유기되는 일이 발생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이구아나는 키우기 쉽지 않은 동물로, 입양 전 반드시 생태와 돌봄 방식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며 “생명을 책임지는 일인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구아나 입양을 고려 중이라면, 사전에 관련 서적이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