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려동물로 햄스터를 선택하는 가정이 늘면서, 관련 사고와 건강 문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햄스터가 작고 조용하다는 이유로 간단히 기를 수 있는 동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세심한 환경 관리와 주의가 필요한 생명체라고 경고하고 있다.
보호소 관계자는 “햄스터는 소음에 민감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동물인데, 많은 보호자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며 “특히 플라스틱 케이지나 잘못된 먹이 제공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햄스터는 야행성 동물로, 낮 시간 동안 자고 밤에 활동한다. 이 같은 생활 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낮에 억지로 깨우거나 반복적으로 건드리는 행위는 햄스터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햄스터를 키우는 A씨는 “아이 교육용으로 햄스터를 입양했는데, 아이가 자주 만지려고 하다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햄스터가 자주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자 결국 다시 보호소에 맡기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햄스터는 체온 조절 능력이 낮아, 사육 환경의 온도와 습도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적정 사육 온도는 20~26도 사이로 유지해야 하며, 직사광선이나 찬 바람이 직접 닿는 장소는 피해야 한다. 특히 에어컨 아래나 난방기구 가까이 케이지를 두는 행위는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인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먹이 관리도 중요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햄스터용 사료 외에도, 씨앗류와 일부 채소를 간식으로 제공할 수 있지만, 과일이나 기름기 많은 음식, 초콜릿, 양파, 마늘 등은 절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나눠주는 행동은 위험할 수 있다”며 “햄스터의 소화 구조는 사람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잘못된 음식 섭취는 설사나 내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케이지 구성과 위치 역시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철창형 케이지의 경우 발바닥 질환인 ‘버블풋(bumblefoot)’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케이지를 흔드는 아이들 손에 노출될 경우 햄스터가 불안장애를 겪는 사례도 보고됐다.
일부 반려동물 전문가는 “바닥이 매끄러운 아크릴 케이지와 적절한 은신처, 충분한 톱밥, 회전바퀴 등을 갖춘 환경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햄스터는 혼자 사는 습성을 가진 동물이다. 일부 보호자들이 두 마리를 함께 키우며 외로움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케이지를 합사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로 인해 공격하거나 싸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 수의사들은 햄스터도 정기적인 건강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햄스터는 크기가 작고 단명하는 동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병원 진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며 “눈곱이 많거나, 식욕이 떨어지거나,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작은 변화도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해마다 ‘소동물 반려지침’을 배포하고 있으며, 햄스터와 같은 소형 포유류의 사육 환경, 건강관리, 위생수칙 등에 대한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각 지자체 역시 교육 프로그램이나 반려동물 책임사육 캠페인을 통해 부주의한 사육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햄스터는 조용하고 귀여운 외모에 반해 사육 난이도는 결코 낮지 않다”며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시적인 흥미로 입양할 경우, 생명에게 고통을 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