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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반려동물 건강 적신호…열사병·피부질환 급증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반려동물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열사병, 탈수, 피부 질환 등 온열 관련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수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수도권 내 동물병원을 찾은 반려동물 환자 중, 무더위로 인한 질환 증세를 보인 사례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5% 이상 증가했다. 

특히 실외활동 중 쓰러지거나 호흡 곤란을 일으켜 병원을 찾은 사례가 집중적으로 보고됐다.

서울의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최근 산책 도중 열사병 증세로 병원을 찾는 반려견이 부쩍 늘었다”며 “지면 온도가 50도에 육박할 정도로 뜨거워 반려동물이 화상을 입거나 호흡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스팔트나 인도는 낮 기온보다 최대 15도 이상 높은 온도로 올라가, 보호자 인식보다 훨씬 더 높은 위험 수준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열사병은 반려동물에게 있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호흡이 가빠지고, 구토나 설사를 동반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낮 야외활동은 피하고, 실내에서도 시원한 공기와 물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단두종(예: 불도그, 퍼그, 시추 등)은 기도 구조상 체온 조절이 어려워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며 “장시간 외출은 물론, 밀폐된 공간이나 차량에 단독으로 남겨두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실제로 일부 견주는 차량 안에서 짧은 시간 반려견을 남겨두었다가 열사병 증세를 초래해 응급 처치를 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피부 질환도 무더위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세균과 곰팡이가 쉽게 번식하면서, 피부염이나 진균성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짧은 털을 가진 견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며, 특히 배와 발가락 사이, 귀 뒤 등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부위는 자주 점검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위생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샴푸 후 털이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태로 방치될 경우 피부에 염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목욕 후 충분한 건조가 필요하며, 필요 시 드라이기 대신 타월과 선풍기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또한 수분 섭취가 부족할 경우 탈수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 특성이 있어, 사료에 물을 섞거나 물그릇을 여러 곳에 두는 방법으로 수분 섭취를 유도해야 한다.

물그릇은 하루 2회 이상 세척하고, 직사광선을 피해 시원한 곳에 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냉방병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급격한 온도차는 호흡기 질환이나 소화 불량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체구가 작고 근육량이 적은 반려동물일수록 냉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냉방 시 온도는 24~26도 내외로 설정하고, 바람이 직접 반려동물에 닿지 않도록 위치를 조절해야 한다.

반려동물 행동의 변화도 건강 이상을 감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평소보다 움직임이 줄거나, 먹이를 잘 먹지 않거나, 숨을 헐떡이는 시간이 길어졌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권고된다.

주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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